[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전통적인 교복 체제가 학생들의 실제 착용률과 괴리되며, 교육 현장에서 실효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평균 40만~60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교복을 입학과 동시에 구입하지만, 정작 학교 생활에서 이를 입는 경우는 일부 행사나 사진 촬영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인터뷰에 응한 학생들 다수는 “딱딱한 교복보다 편하고 예쁜 간소복으로 바꾸는 게 좋겠다”고 응답했다. 실제 등하교 시간대 교정을 둘러보면, 교복 대신 체육복이나 사복에 가까운 생활복을 입는 학생들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교복은 더 이상 일상적인 학생복이 아닌 ‘행사용 의상’이 되어버린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학생 개인의 취향 변화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학교 현장에서도 교복의 실용성에 대한 회의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생활복 중심의 복장 문화가 확산되면서, 교복은 자연스럽게 교실 밖으로 밀려났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문제는 분명하다. 현재 중·고교생 1인당 교복 구매 비용은 평균 40~60만 원 수준이며, 체육복과 외투 등까지 포함하면 70만 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간소복형 교복으로 전환할 경우 이 비용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생활복 위주의 구성으로 전환하면 1인당 15만~30만 원 수준으로 전체 부담이 감소한다. 전국 중·고생 약 180만 명을 기준으로 하면, 약 7,000억 원 규모의 소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무상교복 정책을 시행 중인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 예산을 간소복 또는 체육복 지원으로 전환하면 실질적 지원 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다. 현재처럼 ‘사놓고 안 입는 옷’을 지급하는 것보다, 실사용률이 높은 생활복을 중심으로 정책을 설계하는 것이 예산 운용 효율성 면에서도 타당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간소복 체제는 중소 의류 업체의 진입을 유도해 공급 시장의 독점 구조를 개선하고,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힐 수 있다. 기존 교복은 특정 브랜드와의 계약을 통해 가격이 고정되는 구조였지만, 간소복은 디자인 표준만 설정하면 일반 의류업체도 납품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가격 인하와 품질 경쟁 유도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학생 인권과 다양성 측면에서도 간소복은 해법이 될 수 있다. 전통 교복은 체형, 성별, 활동성 등의 다양한 조건을 반영하지 못해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반면 간소복은 일반 의류와 유사한 착용감을 제공하며, 활동성과 편안함, 디자인 선호도 면에서도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물론 간소복 체제로 전환하려면 교복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어느 정도 유연하게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미 많은 학교 현장에서 체육복 착용을 허용하거나 자율복장을 도입하고 있는 만큼, 이는 제도의 문제라기보다 실행의지의 문제라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결국, 교복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은 ‘무엇을 입을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을 위한 학교문화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형식적인 제도에 수백만 원을 쓰는 현재의 구조를 넘어, 실질적으로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교육복지로의 전환이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