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1%대→23개국 1위 돌풍…역주행 흥행 미친 '한국 드라마'

2025-05-1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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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1%대로 출발해 84개국 TOP10, 23개국 1위 흥행 역주행
지상파-종편-케이블 다 꺾고 넷플릭스 2위 오른 한국 드라마

시청률 1%대 굴욕으로 출발했던 신작 드라마 한 편이, 단 몇 회 만에 글로벌 OTT 차트를 휩쓸며 이례적인 역주행 흥행을 일으키고 있다. 바로 ENA에서 방영 중인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당신의 맛’ 이야기다.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당신의 맛' 방송 장면 일부 / 유튜브 'ENA 이엔에이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당신의 맛' 방송 장면 일부 / 유튜브 'ENA 이엔에이

‘당신의 맛’(크리에이터 한준희, 극본 정수윤, 연출 박단희)은 지난 12일 첫 방송 당시 시청률 1.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다소 조용한 출발을 알렸다. 이는 전작 ‘신병3’의 마지막 회가 기록한 3.3%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낮은 수치로, 업계에서는 흥행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단 한 회 만에 기류는 완전히 바뀌었다.

15일 기준 글로벌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당신의 맛’은 총점 588점을 획득하며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첫 진입 순위는 6위였으나 순식간에 급상승해, 이른바 ‘대반전’을 써 내려갔다.

특히 ‘당신의 맛’은 이날 전 세계 84개국에서 TOP10 안에 진입, 그중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멕시코, 태국 등 23개국에서는 1위를 기록하며 ‘역주행 흥행’이라는 말 그대로의 성과를 보여줬다. 한국에서는 2위, 미국에서도 7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국내 넷플릭스 순위에서는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최고 시청률 10회 7.5%), JTBC ‘천국보다 아름다운’(최고 시청률 8회 6.9%), SBS ‘귀궁’(최고 시청률 7회 9.8%) 등 현재 방영 중인, 연일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쟁쟁한 화제작을 다 꺾고 이룬 값진 성과다.

새 월화드라마 '당신의 맛' 고민시 강하늘 스틸 컷 / ENA 제공
새 월화드라마 '당신의 맛' 고민시 강하늘 스틸 컷 / ENA 제공

시청자 반응도 뜨겁다. 현재 ‘당신의 맛’ 네이버 톡 댓글 창엔 “오랜만에 유쾌하고 재밌는 드라마 너무 좋아요”, “천의 얼굴이다 강하늘”, “해외에서 인기 폭발이네요”, “글로벌에서 완전 대박 났네”, “앞으로 시청률 더 오를 듯”, “너무 재밌어요. 고민시 예쁘고 다들 연기도 잘하고”, “강하늘 고민시 두 배우 케미가 좋네요. 다음 회차가 기다려집니다”, “역시 믿고 보는 강하늘”, “로코물 좋아해서 재밌게 보고 있음”, “넷플릭스로 다시 보는데도 웃기네요” 등 반응이 쏟아졌다.

이처럼 해외 OTT 플랫폼을 중심으로 ‘당신의 맛’은 강력한 입소문을 타고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지상파, 종편 드라마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고전하는 사이, 이 작품은 지니 TV와 넷플릭스라는 플랫폼 확장을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의 관심을 빠르게 흡수하며 흥행 반전을 만들어냈다.

작품의 설정은 다소 친숙하지만, 접근 방식은 신선하다. 전주의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간판 없는 원 테이블 식당과, 식품 대기업 후계자라는 정반대 배경의 두 인물이 펼치는 ‘키친 타카’ 성장 로맨스가 중심축이다. 작은 식당을 인수합병하려는 재벌 상속남 한범우(강하늘)와 고집 센 셰프 모연주(고민시)가 부딪히며,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변화해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낸다.

드라마 '당신의 맛' 고민시 강하늘 장면 / ENA 제공
드라마 '당신의 맛' 고민시 강하늘 장면 / ENA 제공

실제로 첫 회 시청률은 수도권 1.6%, 전국 1.6%였지만, 2회에서는 수도권 2.2%, 전국 2%로 상승하며 국내 시청률 역시 안정적인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OTT에서의 입소문이 방송 시청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배우들의 인터뷰 또한 이 작품의 정체성을 잘 드러낸다. 주연을 맡은 강하늘은 “‘당신의 맛’은 다양한 맛이 공존하는 드라마”라고 표현했다. 그는 “음식의 맛, 인물의 매력, 사랑과 성장의 맛까지 모두 담긴 작품”이라며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유튜브, 스튜디오지니

고민시는 “각자 미숙했던 인물들이 만나 서로를 채워가는 과정에서 따뜻한 위로와 온기를 주는 드라마”라고 소개하며, “네 명의 청춘들이 사랑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김신록은 ‘당신의 맛’을 ‘전주 물짜장’에 비유했다. 그는 “아는 줄 알았지만 몰랐던 맛, 친숙한 듯 새로운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며, 인물 간 케미스트리와 음식이 어우러진 이 작품만의 매력을 강조했다.

유수빈은 “친구나 가족과 둘러앉아 편하게 웃고 떠들며 볼 수 있는 드라마”라며, ‘로맨스 맛집, 케미스트리 맛집, 웃음 맛집’이라는 표현으로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정수윤 작가는 매회 등장하는 요리 퍼레이드를 “눈으로 먹는 미(味)장센”에 비유하며, “드라마를 보다 보면 야식이 당길 것”이라고 웃음을 더했다.

'당신의 맛' 출연진 / 지니TV 제공
'당신의 맛' 출연진 / 지니TV 제공

‘당신의 맛’은 정수윤 작가가 대본을 쓰고 박단희 PD가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차이나타운’, ‘D.P.’, ‘약한영웅’ 등 인상 깊은 작품을 만들어온 한준희 감독이 크리에이터로 참여하면서 작품의 서사 밀도와 감정선을 더욱 단단하게 끌어올렸다.

드라마의 배경은 전주. 한식과 중식,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이 도시의 미감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그 자체로 ‘맛’이라는 주제를 은유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당신의 맛’은 매주 월·화 밤 10시 ENA에서 방송되며, 본방송 직후 KT 지니 TV 및 지니 TV 모바일에서 무료로 스트리밍이 가능하다.

국내에선 조용히 시작했지만, 전 세계에서 먼저 반응한 이 드라마는 지금 가장 뜨거운 ‘맛’의 중심에 서 있다. 이제 관건은 이 뜨거운 입소문이 본방 시청률 상승으로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에 달렸다.

※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당신의 맛' 시청률 추이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

-1회(05.12) 1.6%

-2회(05.13) 2.0%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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