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보다가 순간 기겁…경이로워 소름 끼치는 '이 생물체' 흔적

2025-05-1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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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사람들, 매미 탈피 흔적 보고 화들짝 놀라…신기하다는 반응도

경기도의 한 아파트 나무에 매미의 탈피 흔적이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경기도의 한 아파트 나무에 매미의 탈피 흔적이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매미의 탈피는 자연에서 가장 놀라운 생물학적 변화 중 하나로, 곤충의 생애 주기에서 유충이 성충으로 변태하는 결정적인 순간이다.

매미는 곤충강 노린재목 매미아목에 속하는 곤충이다. 불완전변태를 통해 알, 유충, 성충의 단계를 거친다. 탈피는 이 과정의 마지막 단계로 유충이 단단한 외골격을 벗고 날개와 생식 기관을 갖춘 성충으로 거듭나는 과정이다.

특히 도시에서도 공원, 가로수, 정원 등 나무가 있는 곳이라면 매미의 탈피 장면을 쉽게 관찰할 수 있어 신비로운 광경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길 가다 우연히 나무에 붙은 매미의 탈피 장면을 보고 놀라거나 낯설어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는 매미의 탈피가 다소 기묘하고 생경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미의 탈피는 주로 여름철, 특히 7월에서 8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한국에서는 참매미, 말매미, 애매미 같은 종들이 도시에서도 흔히 발견되며 이들은 더운 밤이나 해질녘에 탈피를 시작한다. 탈피 과정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먼저 땅속에서 수년간 뿌리 수액을 먹으며 지내던 유충은 성충으로 변할 시기가 되면 땅을 뚫고 나온다. 도시에서는 가로수나 공원 나무로 기어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유충은 나무껍질, 기둥, 벽 등 수직 표면에 단단히 붙어 고정된 뒤 등쪽 외골격이 갈라지면서 성충이 서서히 빠져나온다.

이 과정에서 머리, 가슴, 날개가 차례로 드러나며 새로 나온 성충은 처음에는 연하고 창백한 색을 띤다. 날개는 축축하고 구겨져 있지만 몇 시간 안에 체액 순환을 통해 펴지고 외골격이 단단해지면서 종 특유의 선명한 색상과 무늬를 갖춘다.

예를 들어 참매미는 검은색과 황록색이 조화를 이루는 단단한 몸체로 변한다. 이 과정은 약 30분에서 1시간가량 소요되며 완전한 경화까지 포함하면 2~4시간이 걸린다.

매미의 탈피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매미의 탈피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도시 환경에서 매미 탈피는 자연과 인간의 삶이 공존하는 독특한 장면을 연출한다. 서울의 남산공원이나 올림픽공원, 부산의 해운대 근처 가로수 등에서 탈피 장면을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이 낯선 이들에게는 놀라운 광경으로 다가갈 수 있다.

나무에 붙어 등껍질이 갈라지고 하얀 매미가 기어 나오는 모습을 처음 본 사람들은 그 기묘한 모습에 깜짝 놀라거나 약간의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 특히 탈피 직후의 매미는 부드럽고 연약해 보이며 아직 굳지 않은 날개는 반투명한 모습이다. 탈피 후 남은 빈 껍질(탈피각)은 나무에 붙어 바람에 흔들리는데 이를 곤충의 사체로 착각해 놀라는 사람도 있다. 이런 반응은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자연의 생생한 변화를 직접 접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벌어지는 해프닝이다.

매미 탈피의 생물학적 중요성도 주목할 만하다. 탈피는 유충의 단단한 외골격이 성장에 제약을 주기 때문에 필수적이다. 탈피 호르몬이 이 과정을 조절한다. 탈피 중인 매미는 포식자에게 취약해 새나 개미 같은 천적에게 쉽게 먹힐 수 있다. 도시에서는 이런 천적뿐 아니라 사람이나 차량의 방해도 탈피 성공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매미는 적합한 탈피 장소를 찾는 등 도시 환경에 잘 적응한다. 탈피 후 성충은 짝짓기를 위해 소리를 내기 시작하며 수컷 매미의 울음소리는 여름철 도시의 대표적인 배경음이 된다. 도시에서 매미 탈피를 관찰하려면 저녁 시간대, 습도가 높은 날을 택해 나무가 많은 공원을 찾는 것이 좋다. 손전등을 사용하되 탈피 중인 매미를 방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탈피하는 매미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탈피하는 매미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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