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 해외에서 판매 중단…세계서 가장 맛없다는 '한국 음료'
2025-05-1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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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 때문에 오사카 엑스포서 퇴출
‘세계에서 가장 맛없는 콜라’라는 별명을 가진 한국의 보리 탄산음료가 일본에서 판매가 중단됐다.

바로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고 있는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에서 한국 보리 탄산음료 맥콜이 판매 중단됐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 계열사 제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 계기다.
산케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개막한 오사카 엑스포 박람회장 내 한국 식품과 K팝 굿즈, 한국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부스를 운영하던 업체가 최근 맥콜 판매를 중단했다. 이 부스는 도쿄에 본사를 둔 한국 식품 수입·유통 업체가 운영하고 있으며, 소셜미디어에 해당 부스에서 맥콜이 판매된다는 게시물이 올라온 뒤 논란이 일었다. 일본국제박람협회는 이를 확인하고 해당 업체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업체 측은 해당 제품이 통일교 계열사 제품인 줄 몰랐다며 자발적으로 판매를 중단했다. 협회 역시 이같은 입장을 전하며 판매 중단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맥콜은 1982년 한국 최초의 보리 탄산음료로 출시돼 꾸준한 인기를 얻어온 제품이다.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말 기준 64억 캔에 달하며, 미국, 일본, 러시아,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로 수출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1980년대 한때 인기를 끌었고, 가수 조용필이 출연한 광고가 방영됐던 적도 있다. 그러나 캔이 파열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독특한 보리 맛이 일본 소비자 사이에서 호불호를 타면서 현재는 일부 한국 슈퍼마켓 정도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이 독특한 맛은 맥콜에 ‘세계에서 가장 맛없는 콜라’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맥콜 제조사인 일화는 가정연합 계열 식음료 회사다. 1954년 한국에서 출범한 가정연합은 1964년부터 일본에서 종교법인으로 인가받아 활동했지만, 고액 헌금 요구와 영적 물품 강매 문제 등으로 사회적 논란이 커졌다. 특히 2022년 7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격 사건 이후 상황은 급격히 달라졌다. 범인이 어머니의 통일교 기부로 인해 가정이 붕괴했다고 진술하면서 일본 사회의 반감이 폭발했다.
결국 지난 3월 25일, 도쿄지방법원은 일본 문부과학성이 청구한 가정연합 해산 명령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헌금 피해자 수가 최소 1500명을 넘고 피해액이 204억 엔(약 2000억 원)에 이르는 점을 근거로, 종교법인법에 따라 해산을 명령했다.
맥콜 판매 중단과 관련해 가정연합 계열 단체를 대리하고 있는 도쿠나가 신이치 변호사는, 외국 제품까지 배제하는 것은 과도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혐오 표현으로 볼 수도 있으며, 일본인들이 사회적 편견의 위험성을 냉정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