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안 넣어도 가능…양반집에서 더운 날 즐겼다는 '이 만두'
2025-05-1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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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한 여름의 맛, 건강한 한 끼 요리
편수 만두로 떠나는 건강식 여행
맑고 담백한 맛을 가져 요즘 계절에 어울리는 전통 음식 중 하나로 ‘애호박 편수 만두’가 있다.
기름지지 않고 부드러우며, 속 재료의 은은한 향과 식감이 살아 있어 한식 고유의 섬세한 미학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다. 애호박 편수는 궁중 음식이나 양반가에서 즐기던 고급스러운 여름 별미로, 현재는 건강한 한 끼로 재조명되고 있다.
‘편수’라는 말은 얇게 편 만두피에 속을 넣어 만든 만두를 맑은 육수에 담가 먹는 조리법을 가리킨다. 일반적인 군만두나 찐만두와는 달리, 편수 만두는 삶아서 식힌 뒤 시원한 육수와 함께 냉국처럼 즐기는 것이 특징이다. 애호박 편수는 그중에서도 속 재료로 애호박을 중심으로 사용하는데, 애호박의 부드러운 단맛과 수분감이 더해져 깔끔하고 산뜻한 풍미를 자랑한다.

조리법은 생각보다 간단하지만,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다. 먼저 애호박을 곱게 채 썰어 소금에 절여 수분을 제거한 후, 팬에 살짝 볶아낸다. 여기에 다진 표고버섯, 숙주, 다진 두부 등을 함께 넣고 간장, 참기름, 마늘로 간을 맞춰 속을 만든다. 기호에 따라 고기나 당면을 첨가하기도 하지만, 전통 애호박 편수는 채소 위주의 소박한 속재료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두피는 시판 제품을 써도 되지만, 밀가루 반죽을 직접 얇게 밀어 사용하는 것이 고유의 맛을 살리는 데 좋다.
완성된 만두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익힌 후, 찬물에 헹궈 식힌다. 이후 차게 만든 육수를 부어 낸다. 위에는 오이채, 실고추, 김 가루 등을 올려 색감과 풍미를 더하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짜거나 맵지 않아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며, 특히 더운 여름철 입맛이 없을 때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음식으로 사랑받는다.

영양학적으로도 애호박 편수는 건강한 식단으로 손꼽힌다. 주재료인 애호박은 수분 함량이 높고,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피부 건강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또 식이섬유가 많아 장운동을 원활하게 하며, 포만감을 주면서도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 중에도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다. 여기에 단백질 공급원인 두부와 숙주, 표고버섯이 더해지면 영양의 균형이 한층 높아진다.
애호박 편수는 육류 위주의 식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대안이 된다. 특히 튀기거나 굽는 조리 과정 없이 삶아서 먹기 때문에 기름 섭취를 줄일 수 있고,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안전한 음식으로 추천된다. 요즘에는 비건 식단이나 저염식 식단을 따르는 이들을 위한 메뉴로도 각광받고 있다.

또한, 애호박 편수는 계절감이 뚜렷한 음식이다. 여름철 제철 재료인 애호박을 사용하고, 차가운 육수와 함께 먹어 더운 날씨에 잘 어울린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퍼지는 만두의 식감과 시원한 육수의 조화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