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가 너무 차이가 나서 완전히 다른 오징어인 줄 알았는데...

2025-05-1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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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일까지 ‘장항항 수산물 꼴갑 축제’
오징어-갑오징어-한치-꼴뚜기 이렇게 달라

꼴뚜기와 갑오징어. / 서천군 제공
꼴뚜기와 갑오징어. / 서천군 제공

충남 서천의 푸른 바다가 선사하는 신선한 해산물의 향연을 즐겨보자. ‘장항항 수산물 꼴갑 축제’가 16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장항항 물양장 일원에서 열린다. 16년째 이어져 온 이 축제는 지역의 대표 수산물인 꼴뚜기와 갑오징어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먹거리와 풍성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전국에서 모여든 관광객들의 오감을 사로잡는다.

꼴뚜기 회와 갑오징어 회. / 서천군 제공
꼴뚜기 회와 갑오징어 회. / 서천군 제공

작지만 큰 매력 지닌 꼴뚜기란

꼴뚜기와 갑오징어는 서천의 특산 해산물이다. 꼴뚜기는 ‘화살 오징엇과’에 속하는 작은 오징어다. 크기는 작지만 만만찮은 매력을 지녔다. 서천 앞바다에서 잡히는 꼴뚜기는 신선함과 쫄깃한 식감으로 유명하다. 꼴뚜기의 몸길이는 보통 10~15cm 정도로 작지만 단백질과 타우린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타우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현대인의 건강 관리에 필수적이다.

꼴뚜기는 오징어에 비해 소화가 잘돼 어린아이부터 노년층까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부드러운 살과 은은한 단맛이 특징. 생으로 먹거나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을 때 그 진가가 발휘된다.

꼴뚜기 회와 갑오징어 회. / 서천군 제공
꼴뚜기 회와 갑오징어 회. / 서천군 제공

꼴뚜기는 다양한 요리로 변신할 수 있다. 꼴뚜기 젓갈, 꼴뚜기 볶음, 심지어 꼴뚜기 튀김까지, 그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꼴뚜기의 생태적 특징도 흥미롭다. 이들은 주로 연안에서 서식하며, 밤이면 빛에 이끌려 수면 가까이 올라오는 습성을 지닌다. 어부들은 이를 이용해 야간에 집어등을 사용해 꼴뚜기를 잡는다.

맛도 식감도 갑이라는 갑오징어

갑오징어는 꼴뚜기와 함께 축제의 또 다른 주연이다. 갑오징어라는 이름은 몸통에 들어 있는 단단한 뼈, 즉 ‘갑’에서 유래했다. 이 뼈는 칼슘으로 이뤄져 있다. 과거에는 약재로 사용되거나 새장의 보조 도구로 활용되기도 했다. 5월이면 제철을 맞는 갑오징어는 서천 앞바다에서 가장 신선한 상태로 잡혀 축제의 메인 메뉴로 오른다.

갑오징어 / 서천군 제공
갑오징어 / 서천군 제공

갑오징어는 영양 면에서 탁월하다. 단백질 함량이 약 70%에 달하는 고단백 식품으로, 저칼로리 특성 덕분에 다이어트에 이상적이다. 또한 소화를 촉진하고 노화 방지, 피부 건강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미네랄과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갑오징어의 두툼한 살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이 식감은 회로 먹을 때 가장 돋보이며, 고소한 맛과 함께 입안에서 녹아드는 경험은 다른 해산물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독특하다.

갑오징어는 요리 다양성에서도 빛난다. 회뿐만 아니라 구이, 찜, 튀김, 숙회로도 즐길 수 있다. 회도 맛있지만 숙회도 별미다. 갑오징어를 살짝 데친 뒤 얇게 썰어 초장이나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요리다.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갑오징어는 뛰어난 위장술로 유명하다. 몸 색깔을 주변 환경에 맞춰 변화시켜 포식자로부터 몸을 숨기는 능력을 지녔다. 이러한 생태적 특징은 갑오징어가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자연의 신비를 품은 존재임을 보여준다. 축제에서는 갑오징어의 생태를 소개하는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특히 어린이들에게 교육적인 재미를 제공한다.

장항항 수산물 꼴갑 축제는 단순히 먹거리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방문객들에게 풍성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축제의 개막을 알리는 화려한 축하 공연은 지역 예술단과 초청 가수들의 무대로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는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한다.

‘수산물 맨손잡기 체험’은 매년 남녀노소 모두에게 큰 인기를 끈다. ‘깜짝 경매’는 신선한 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이벤트다. 현지 어민들과 관광객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장이다.

지역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향토 공연단의 무대도 빼놓을 수 없다. 서천의 전통 민요와 춤, 그리고 현대적인 공연이 조화를 이루며 지역의 정체성을 생생히 전달한다. 이외에도 서천 특산품 판매 부스에서는 꼴뚜기 젓갈, 갑오징어 건조물, 지역 농산물 등을 구매할 수 있어 관광객들의 쇼핑 욕구를 충족한다.

전두현 서천군어민회 회장은 “꼴갑 축제는 단순한 행사를 넘어 지역 어업과 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중요한 축제”라며 “봄바람이 부는 5월 신선한 꼴뚜기와 갑오징어를 맛보고 서천의 따뜻한 정을 느끼며 즐거운 추억을 쌓아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징어-갑오징어-한치-꼴뚜기 구별법

오늘날 우리가 오징어’라 부르는 해산물은 사실 살오징어다. 원래 오징어라는 이름은 앞에서 설명한 갑오징어를 지칭했다. 살오징어가 식탁에 더 자주 오르며 오징어라는 이름이 일반화됐다.

오징어라는 이름의 유래는 조선 시대 학자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오징어는 물 위에 떠 있다가 까마귀가 이를 죽은 고기로 착각해 쪼아먹으려 다가가면, 긴 다리로 까마귀를 휘감아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 잡아먹었다. 이로 인해 ‘까마귀를 잡는 도적’이라는 뜻의 ‘오적어(烏賊魚)’라고 불렀으며, 시간이 지나 오징어로 변했다.

꼴뚜기는 오징어와 다른 종이다. 화살오징엇과에 속한다. 꼴뚜기는 크기에 따라 소형과 대형으로 나뉘는데, 대형 꼴뚜기가 바로 우리가 한치라고 부르는 해산물이다. 한치와 꼴뚜기는 같은 종이다. 창꼴뚜기와 화살꼴뚜기 두 가지 아종이 주로 시장에 나온다.

한치 / 연합뉴스
한치 / 연합뉴스

한치라는 이름은 그 짧은 다리에서 비롯됐다. 한치의 다리 길이는 약 3cm 정도로, 몸길이에 비해 짧아 길이 단위인 ‘치(寸)’에서 이름을 따 한치로 불렸다. 한치는 부드럽고 단맛이 강한 살로 회나 초밥 재료로 인기 있다. 특히 제주도와 남해안에서 많이 잡힌다.

꼴뚜기 / YTN 영상 캡처
꼴뚜기 / YTN 영상 캡처

소형 꼴뚜기는 우리가 흔히 꼴뚜기라고 부르는 작은 개체다. 주로 젓갈이나 반찬으로 즐긴다. 시장에서는 한치 새끼, 갑오징어 새끼, 진짜 소형 꼴뚜기가 모두 꼴뚜기로 혼재돼 판매되는 경우가 있다. 꼴뚜기 젓갈을 만들 때는 원재료를 꼼꼼히 확인해야 품질 좋은 젓갈을 얻을 수 있다.

오징어와 한치는 외형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먼저 지느러미 길이가 다르다. 오징어의 지느러미는 외투막(몸통) 길이의 약 30% 정도로 짧지만, 한치의 지느러미는 외투막의 50% 이상으로 훨씬 크다. 다음으로 다리 길이도 다르다. 오징어의 다리는 길고 늘씬하지만 한치의 다리는 3cm 내외로 짧고 뭉툭하다.

꼴뚜기 / 'Seo jiwoo ASMR' 유튜브 영상 캡
꼴뚜기 / 'Seo jiwoo ASMR' 유튜브 영상 캡

계통학적으로도 이들은 구분된다. 오징어는 개안아목 살오징어과에 속하며, 눈에 각막이 없어 눈이 노출된 구조다. 반면 꼴뚜기와 한치는 내안아목 꼴뚜기과에 속하며, 눈에 각막(눈꺼풀)이 덮여 있다. 이 눈꺼풀 유무가 두 종을 명확히 나누는 생물학적 기준이다.

오징어, 한치, 꼴뚜기는 각각 독특한 매력을 지녔지만 시장에서는 이들의 이름이 혼용되며 소비자들의 혼란을 낳는다. 예를 들어 한치는 종종 오징어로 불리며, 소형 꼴뚜기는 한치 새끼로 오인되기도 한다. 이러한 혼동은 어업과 유통 과정에서 명확한 분류 기준이 부족한 탓도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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