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파는 곳 찾기도 어려운데, 일본에선 거의 삼겹살급으로 흔한 '식재료'

2025-05-1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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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부위에서 건강식으로, 규탄의 매력적인 비밀

한국에선 매우 드물지만, 일본에선 완전 대중음식인 식재료가 있다.

바로 '소 혀 구이'다. 일본어로는 '규탄'이라 한다.

한국에서는 특수부위로 취급받으며 일부 고깃집에서만 제한적으로 볼 수 있는 반면, 일본에서는 도심 번화가부터 기차역 식당, 백화점 식당가에 이르기까지 아주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 음식 중 하나다.

한국으로 치면 거의 삼겹살 수준으로 일본에선 매우 인기 있고 흔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이다.

특히 일본 동북부 지역인 미야기현의 센다이시는 ‘규탄의 본고장’이라 불릴 만큼 소 혀 구이로 유명하다.

소 혀 / SBS '백년손님'
소 혀 / SBS '백년손님'

소 혀는 일반적인 고기 부위와는 달리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독특한 식감을 자랑한다. 지방이 적고 단백질 함량이 높아, 기름진 고기를 꺼리는 이들에게도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이 소 혀를 약간 도톰하게 썰어 숯불이나 가스불에 직접 구워내는 방식으로 조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간단한 소금 간을 하거나 간장 베이스의 소스에 가볍게 재운 뒤 구워내는데, 이렇게 조리하면 겉은 고소하게 익고 속은 육즙이 살아 있어 특유의 고소하고 진한 풍미를 자랑한다.

센다이 지역은 규탄 요리를 정식 메뉴로 발전시켜 하나의 지역 대표 음식으로 만들었다. 일반적인 규탄 정식은 구운 소 혀와 함께 보리밥, 테일 스프(소꼬리탕), 야마이모(산마) 절임이 함께 나온다. 이 구성은 일본식 한상차림처럼 정갈하면서도 균형 잡힌 식사를 가능하게 한다. 특히 구운 소 혀와 찰진 보리밥, 그리고 뒷맛을 정리해주는 깔끔한 테일 스프의 조화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소 혀 구이가 일본에서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잡게 된 배경에는 역사적인 이유도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은 미국의 군수 물자를 받아들이면서 서양식 통조림 육류가 유입되었고, 이때 상대적으로 외면받던 부위였던 ‘혀’를 활용해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낸 것이 센다이 규탄의 시작이다. 그 후 이 음식은 점차 지역 특산물로 자리잡으며 전국적으로 확산되었고, 지금은 ‘규탄야’라는 전문 음식점들이 일본 전역에 존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소 혀 구이 / 유튜브 '쥬니's 라이프'
소 혀 구이 / 유튜브 '쥬니's 라이프'

한국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한국에서는 소 혀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부위는 아니다. 일부 고급 고깃집이나 특수부위 전문점에서 간혹 제공되지만, 일상적인 식당 메뉴로는 보기 어렵다. 반면 일본에서는 규탄이 점심 도시락부터 체인 레스토랑, 심지어 편의점 메뉴에까지 포함될 정도로 널리 퍼져 있다. 그만큼 일본 내에서 규탄은 ‘특별한 날’보다는 ‘일상적인 식사’로 자리 잡은 음식이다.

영양적인 면에서도 규탄은 주목할 만하다. 소 혀는 고단백 저지방 부위로, 특히 비타민 B군과 철분이 풍부해 피로 회복이나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다른 육류 부위보다 지방이 적고 소화도 잘되는 편이라 위에 부담이 적다는 평가도 있다. 일본에서는 운동을 즐기는 젊은 층이나 건강식을 선호하는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규탄의 인기가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일본식 규탄 요리를 전문으로 다루는 음식점들이 하나둘 생기고 있다. 두툼하게 썬 소 혀를 숯불에 구워내고, 일본식 정식 구성으로 제공하는 식당들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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