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눈만 ‘파르르’ 떨린다면?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
2025-05-1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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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수면 부족, 마그네슘 결핍까지.. 눈꺼풀 떨림의 원인과 위험성
하루에도 수십 번, 눈꺼풀이 저절로 떨리며 신경을 거슬리게 만드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개는 피곤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기 쉽지만, 이런 미세한 떨림이 반복된다면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특히 눈꺼풀 떨림이 며칠, 심지어 몇 주 이상 지속된다면 그 원인을 분명히 짚어봐야 한다.

눈꺼풀이 저절로 떨리는 현상을 의학적으로는 ‘안검미세진탕(myokymia)’이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눈꺼풀 근육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떨리는 증상이다. 대부분의 경우 특별한 질병 없이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지만, 간과하면 신경계 이상 질환의 초기 신호일 수도 있다.
이 증상의 가장 흔한 원인은 피로와 스트레스다. 밤새 잠을 설친 다음 날, 과중한 업무로 정신적 압박을 받은 날, 카페인을 과도하게 섭취한 날에 눈꺼풀 떨림이 심해졌다면 원인은 분명하다. 특히 카페인은 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해 이런 미세한 근육 떨림을 유발할 수 있다. 하루 커피 3잔 이상 마신다면 일단 줄여보는 것이 좋다.
마그네슘, 칼슘, 칼륨 같은 전해질이 부족해도 눈꺼풀이 떨릴 수 있다. 이런 미량 영양소는 근육 수축과 이완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마그네슘은 신경 안정과 관련이 깊어, 부족할 경우 눈뿐 아니라 다른 부위 근육도 경련이나 떨림을 유발할 수 있다. 균형 잡힌 식단이 중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눈꺼풀 떨림이 단순 증상이 아니라 심각한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을까? 실제로 안면경련(hemifacial spasm)이나 안검경련(blepharospasm)은 눈꺼풀 떨림과 비슷하게 시작될 수 있다. 안검경련은 눈 주위 근육이 점점 경직되고 자주 떨리는 질환으로, 결국에는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할 정도로 악화될 수 있다. 초기에 알아채지 못하고 방치할 경우 사회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또한 드물지만 눈꺼풀 떨림이 뇌신경 이상이나 뇌종양의 신호일 수도 있다. 특히 한쪽 눈꺼풀만 지속적으로 떨리고, 얼굴의 다른 부위까지 저림이나 마비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즉시 신경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대부분은 양성질환이지만, 이런 경우는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해야 예후가 좋다.

눈떨림이 단순 증상인지, 질환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는지를 판별하는 기준은 간단하다. 하루 이틀 안에 저절로 사라지는가? 양쪽 눈이 모두 떨리는가? 떨림이 심해지거나 얼굴 전체로 퍼지는가? 이 세 가지 질문 중 두 개 이상에 ‘예’라고 대답하게 된다면 병원 진료를 고려해야 한다.
다행히 대부분의 눈꺼풀 떨림은 충분한 수면과 휴식만으로도 나아진다. 불면증이나 만성 피로가 있다면 먼저 생활습관부터 점검해보자. 또한 스마트폰, PC, TV 등을 너무 오래 보는 ‘디지털 눈 피로’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화면을 장시간 보는 일을 한다면 20분마다 20초 정도 먼 곳을 바라보며 눈에 휴식을 주는 ‘20-20-20 법칙’을 실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영양 부족이 의심된다면 마그네슘이 풍부한 아몬드, 바나나, 시금치, 통곡물 등을 꾸준히 챙겨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무턱대고 영양제를 복용하기보다는 전문가와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여성, 특히 30~50대 여성은 눈꺼풀 떨림 증상이 더 잦게 나타나는 편이다. 신체적 피로도와 호르몬 변화가 겹치면서 발생 빈도가 높아질 수 있다. 갱년기와 관련된 신경계 이상이나 불면증이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눈꺼풀 떨림이 잦아지는 시기에는 신체 전반의 건강 신호에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눈꺼풀 떨림은 대부분 ‘사소한’ 증상으로 여겨지지만, 지속되거나 악화될 경우 분명한 건강 이상 신호일 수 있다. 일상 속 불편함을 넘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위험한 징후로 발전하지 않도록 조기에 체크하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간단한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증상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으니, 오늘 밤만큼은 푹 자는 것으로 눈의 건강을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