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들의 꿈의 물고기... "고성 앞바다에 난리가 났습니다" (영상)
2025-05-1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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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백작’으로 불릴 정도로 아름답고 맛이 좋은 물고기

강원 고성군 앞바다가 낚시꾼과 회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수산물 전문 유튜버 마초가 15일 자신의 채널 ‘마초TV’에 ‘현재! 강원도 고성 앞바다에 난리 난 생선! 도대체 얼마나 맛있기에... 기대 이상!! 깜짝 놀랐습니다!!’란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마초가 흥분하며 소개한 생선은 바로 감성돔이다. 영상은 15일 올라왔지만 촬영 시점은 지난달이다.
감성돔은 도미과에 속하는 생선이다. 한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연근해에 주로 분포한다. 한국에서는 남해, 동해, 서해 남부권에서 만날 수 있다. 이 물고기는 지역마다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한국에서는 감시, 감생이(전라도, 경상도), 가문돔(제주도), 남정바리(강원도) 등으로 불린다. 이름의 뿌리는 ‘검은 돔’이다. 흥미롭게도 일본도 ‘쿠로다이(黒鯛: 검은 도미)’라고 부른다. 지역과 크기에 따라 칭칭, 케이즈, 치누, 오오스케 등 다양한 별칭이 붙는다. 일본에서는 이렇게 성장에 따라 이름이 바뀌는 물고기를 ‘출세어’라 부른다. 감성돔은 대표적인 예다.
성체 감성돔은 몸길이 50cm, 무게 2kg까지 자라지만, 나이를 먹으며 이보다 더 커지는 경우도 많다. 겉모습은 은빛 바탕에 옅은 세로줄 무늬가 특징이다. 낚시꾼들이 종종 돌돔과 혼동한다. 돌돔 몸엔 짙은 줄무늬가 나 있는 것과 달리 감성돔의 무늬는 희미하다. 체형도 감성돔 쪽이 보다 날렵하다.
감성돔은 우아하게 생겼다. ‘바다의 백작’으로 불릴 정도로 아름답다. 또한 회 맛도 가히 독보적이다. 이래 저래 낚시꾼들에겐 꿈의 물고기다.
감성돔 생태는 이 생선의 매력을 더한다. 주로 기수역(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곳)이나 연근해 갯바위 근처에서 서식한다. 수온 7~30도에서 잘 산다. 지구 온난화로 제주도 인근에서는 개체 수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바닥에서 생활한다. 발달한 가슴지느러미로 복잡한 해저 지형을 자유롭게 누빈다. 심지어 후진도 가능하다. 경계심이 강해 야생에서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낚시꾼들에겐 도전적인 대상이다. 감성돔은 돌돔, 참돔, 벵에돔과 함께 ‘4대 돔’으로 불린다. 민물이 섞인 기수역에서도 살 수 있는 유일한 돔류다. 회유성 어종이지만 특정 장소에 정착해 사는 개체도 많다. 그래서 감성돔이 낚인 자리에서는 반복해서 잡힐 가능성이 높아 낚시꾼들이 몰려들곤 한다.
감성돔의 식성은 잡식성에 가깝다. 게, 새우, 조개, 홍합, 따개비, 삿갓조개 등 갑각류와 패류를 즐겨 먹으며, 지렁이류도 좋아한다. 낚시꾼들이 사용하는 집어제에는 압맥(눌러 가공한 보리알)이 들어가는데, 감성돔은 이를 특히 잘 먹는다.
감성돔의 제철은 보통 늦가을부터 초봄(11월~3월)으로 알려져 있지만, 강원 고성군의 경우 4월에도 낮은 수온 덕분에 기름진 감성돔을 잡을 수 있다. 마초가 고성 앞바다까지 달려간 이유다.
잡식성인 까닭에 감성돔의 턱 힘은 강력하고 이빨도 단단하다. 살아있는 감성돔의 입에 손가락을 넣는 건 금물이다. 껍질째 게나 소라를 씹어 먹는 이 생선은 사람 손가락 끝을 뼈째 부술 수 있다. 등지느러미 뼈도 날카로워 맨손으로 잡으면 손바닥이 찢어질 위험이 있다.
맛은 감성돔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참돔에 비해 식감이 부드럽고 감칠맛이 선명하다. 24시간 냉장 숙성하면 살이 입안에서 녹을 정도로 부드러워지며, 6시간 숙성하면 식감과 감칠맛의 균형을 이룬다. 낚시꾼들 사이에서는 남해, 동해, 서해 감성돔의 맛이 미묘하게 다르다는 의견도 있다.
쫀득하고 고소한 맛이 감성동 회 맛의 핵심이다. 특히 이맘때 고성 앞바다에서 잡은 감성돔은 살이 입안에서 부드럽게 씹히면서도 적당한 탄력이 있어 씹는 즐거움을 준다. 참돔보다 부드럽고 벵에돔보다 깊은 맛으로 감성돔 회 맛을 표현하는 이들도 있다. 여러 모로 다른 돔류와 차별화된 매력을 지녔다.
마초는 감성돔 회의 맛을 열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기름이 버글버글하다”라면서 감성돔에 기름이 가득 찼다고 전했다. 회를 맛본 그는 “4월 달에도 이렇게 기름이 찰 수가 있구나. 맛있다. 최고다”라며 감성돔 회의 풍미를 극찬했다.
마초는 강원도 감성돔의 맛이 지역적 특성에서 온다고 봤다. 그는 “남쪽에선 이미 끝났을 고기들이 여기서는 이제 시작”이라며 강원도의 낮은 수온이 감성돔의 품질을 높인다고 했다. 그는 “이해 못 할 것”이라며 강원도 감성돔의 독특한 맛은 직접 맛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낚시꾼들에게 감성돔은 꿈의 어종이다. 바다낚시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초보자부터 고수까지 모두를 매료한다. 찌낚시뿐 아니라 입문 난이도가 낮은 원투낚시로도 잡을 수 있다. 감성돔은 바닥어종이라 수심을 정확히 맞추는 게 중요하다. 반유동, 전유동, 원투 처박기 등 다양한 조법으로 낚는다. 미끼는 크릴, 갯지렁이, 개불, 조개, 심지어 통조림 옥수수까지 다양하다. 일본에서는 ‘치닝’이라는 루어 낚시도 점차 인기를 얻고 있다. 크랩 루어를 사용해 바닥을 공략하며 감성돔을 유인한다. 제철은 늦가을부터 초봄까지다. 이때 기름진 육질이 최고조에 달한다.
감성돔은 성전환 물고기다. 알에서 부화할 때는 모두 수컷이지만, 정소와 난소를 동시에 지닌 상태로 자란다. 생후 2~3년이 되면 자웅동체가 되고, 5년생 성어가 되면 암수로 완전히 분리된다. 이때 대부분 암컷이 된다. 이런 특성 덕분에 감성돔은 생태학적으로도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