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허경영은 누구?... "구치소에서 '염파' 쏠 수 있다" 주장도

2025-05-17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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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증거인멸 우려" 구속영장 발부

신도 성추행과 사기 등 혐의를 받는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가 16일 오후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신도 성추행과 사기 등 혐의를 받는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가 16일 오후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 대표가 사기, 정치자금법 위반, 준강제추행 혐의로 구속됐다. 의정부지방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16일 밤 발부하며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구속은 허 대표가 운영하는 종교 시설 ‘하늘궁’과 관련된 혐의들을 중심으로 약 1년간 진행된 경찰 수사의 결과다.

허 대표는 경기 양주시 소재 ‘하늘궁’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금을 모집하며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경찰은 허 대표가 하늘궁에서 영성 상품을 고가로 판매하고, 치유 행위를 명목으로 여신도들의 신체를 부적절하게 접촉한 혐의를 조사해왔다. 사기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준강제추행 혐의는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가 각각 담당했다.

허 대표의 본부이자 저택인 하늘궁은 강연, 상담, 축복 행사 등이 진행되는 장소다. 허 대표는 이곳에서 강연을 진행한다. 강연료는 토요일엔 2만 원, 일요일엔 10만 원이다. 현금만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대표와 상담하는 비용은 10만 원이고 축복을 받는 비용은 100만 원이다. ‘백궁’ 명패는 한 구좌에 300만 원이다. 백궁은 허 대표가 천국보다 높다고 주장하는 곳이다. 백궁 명패는 허 대표가 주장하는 천국보다 높은 곳으로의 입장권으로 홍보됐다. 대천사 칭호를 받는 비용은 1억 원으로 알려졌다. 대천사 칭호를 받으면 허 대표 최측근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영성 상품들은 원가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으로 판매한 것이 사기 혐의의 주요 조사 대상인 것으로 보인다.

준강제추행은 피해자가 심신 상실 또는 저항 불가능 상태에서 행해지는 추행을 의미한다. 허 대표는 이른바 치유 행위 중 여신도들의 신체를 접촉했다는 고소가 접수돼 조사를 받았다. 피해자들은 성적인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했으나, 허 대표는 “에너지를 주입하는 행위”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늘궁은 치유 행위 전 서명을 요구하는 각서를 작성하게 했으며, 이 각서에는 성추행 고소 시 무고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약 1년간 허 대표를 30여 차례 소환하고 하늘궁 및 서울 강연장을 압수수색했다. 허 대표는 수사 과정에서 수사관들에 대한 고소와 감찰 요청을 제기하며 수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경찰은 허 대표의 비협조적 태도를 이유로 사기와 준강제추행 사건을 병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이 이를 청구해 마침내 구속이 결정됐다.

허 대표의 법률대리인은 “경찰이 편파적 수사를 진행하며 허 대표 측의 증거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새로운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 기회를 주지 않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수사 과정의 불공정성을 비판했다. 허 대표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고소인들이 금전적 목적으로 고소했다고 반박했다.

허 대표는 2008년 “나는 구속되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다만 나를 수사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되는지 두고 봐라. 나는 구치소 안에서도 ‘염파’를 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 바 있다.

허 대표는 선거에 여러 번 출마하는 과정에서 황당한 주장을 내놔 유명해진 인물이다. 2022년 대선에선 자신이 모 대기업 창업주의 양자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선 정책보좌였다고 주장해 피선거권 박탈 형을 받았다.

시트콤 드라마 ‘순풍산부인과’로 잘 알려진 배우 오지명은 지금까지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해준 게 없다며 허 대표를 공개 지지한 바 있다.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 대표와 배우 오지명. /     국가혁명당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 대표와 배우 오지명. / 국가혁명당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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