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 일냈다…신유빈 4-0 ‘완승’ 이어 역대급 소식 전했다

2025-05-1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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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탁구 대표팀, 2025 국제탁구연맹 세계탁구선수권 첫날 6경기 전승
여자 단식 신유빈 4-0(11-5 11-7 11-3 11-3) 압도적 첫승

한국 탁구 대표팀이 2025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 첫날부터 역대급 성과를 냈다. 여자 단식 에이스 신유빈(대한항공)의 완승을 시작으로 베테랑 서효원의 극적인 역전승, 남자 단식 전원 승리, 그리고 유일한 복식 경기에서까지 값진 승리를 거두며 출전한 6경기 전부를 승리로 장식했다.

대한민국 탁구 대표팀 신유빈 선수가 2024년 8월 1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16강 미국의 릴리 장 선수와의 경기에서 기뻐하고 있다. 기사와 무관 / 뉴스1
대한민국 탁구 대표팀 신유빈 선수가 2024년 8월 1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16강 미국의 릴리 장 선수와의 경기에서 기뻐하고 있다. 기사와 무관 / 뉴스1

뉴스1에 따르면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루사일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첫날 경기에서 여자 단식, 남자 단식, 여자 복식을 포함한 6경기를 모두 제압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단체전이 아닌 개인전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첫날 전승은 매우 고무적인 성과다.

첫 승의 주인공은 단연 신유빈이었다. 그는 여자 단식 128강전에서 뉴질랜드의 리사 기어를 상대로 게임 스코어 4-0(11-5 11-7 11-3 11-3)의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경기 초반부터 흔들림 없는 플레이로 상대를 압도했고, 특히 서브에서만 무려 24점을 따내며 컨디션이 절정에 올랐음을 증명했다.

1게임에서 신유빈은 시작과 동시에 5-0으로 치고 나가며 기선을 제압했다. 리시브에서 두 차례 실수를 범해 고개를 갸웃하기도 했지만, 곧바로 경기를 정비하며 11-5로 첫 게임을 가져갔다. 2게임에선 잠시 흐름이 흔들리기도 했다. 4-0으로 앞서다 연속 실점으로 4-4 동점을 허용했지만, 이후 연속 서브 득점으로 다시 주도권을 잡고 11-7로 마무리했다.

사실상 승부는 이때 갈렸다. 3·4게임에서는 상대가 자멸성 실수를 반복했고, 신유빈은 큰 무리 없이 11-3, 11-3으로 두 게임을 연달아 따내며 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신유빈이 지난 17일 카타르 도하 루사일 스포츠아레나에서 열린 2025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인단식 128강 뉴질랜드 리사 기어(LISA GEAR)와 경기를 펼치고 있다 / 뉴스1
신유빈이 지난 17일 카타르 도하 루사일 스포츠아레나에서 열린 2025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인단식 128강 뉴질랜드 리사 기어(LISA GEAR)와 경기를 펼치고 있다 / 뉴스1

이날 가장 극적인 드라마는 서효원(한국마사회)의 경기였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예고한 그는 호주의 콘스탄티나 피오지오스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 초반 두 게임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그러나 노련한 경기 운영과 특유의 수비 탁구로 흐름을 되살리며 결국 4-2(9-11 5-11 11-9 11-5 12-10 11-4) 역전승을 일궈냈다.

1·2게임을 각각 9-11, 5-11로 내준 서효원은 21살 어린 상대의 파워에 밀리며 주도권을 넘겼지만, 3게임을 11-9로 따내며 반격의 불씨를 살렸다. 이후 4게임에서 안정된 수비력을 바탕으로 11-5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5게임 듀스 접전에서 12-10, 6게임은 11-4로 마무리하며 노장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남자 단식에서도 3명의 대표 선수가 모두 64강에 진출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그중 가장 치열한 승부를 펼친 선수는 안재현(한국거래소)이었다. 안재현은 포르투갈의 강자 주앙 몬테이루와 풀게임 접전을 벌인 끝에 4-3(10-12 11-7 11-9 11-1 3-11 8-11 11-9)로 승리했다.

1게임을 듀스 접전 끝에 10-12로 내준 안재현은 이후 2~4게임을 연달아 따내며 3-1로 앞서갔다. 그러나 5게임 3-11, 6게임 8-11로 다시 흐름을 빼앗기며 위기를 맞았지만, 마지막 7게임에서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11-9로 경기를 매조지었다.

다른 두 선수는 비교적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오준성은 에티오피아의 다라라 두페라를 상대로 4-0(11-9 11-4 11-5 11-4)으로 완승을 거뒀다. 안정된 수비와 날카로운 공격 전환이 돋보인 경기였다. 조대성(삼성생명)은 호주의 니콜라스 럼을 맞아 4-0(11-8 11-7 11-7 11-4)으로 가볍게 눌렀다. 경기 내내 상대의 반격 기회를 허용하지 않고 점수 차를 벌리며 한 수 위의 기량을 보여줬다.

세계탁구선수권에 출전한 탁구 대표팀 / 연합뉴스, 대한탁구협회 제공
세계탁구선수권에 출전한 탁구 대표팀 / 연합뉴스, 대한탁구협회 제공

이날 대표팀이 치른 유일한 복식 경기에서도 기분 좋은 승전보가 전해졌다. 여자 복식 김나영(포스코인터내셔널)-이은혜(대한항공) 조는 스웨덴의 린다 베리스톰-크리스티나 칼베리 조를 상대로 3-1(11-7 11-8 9-11 14-12)의 승리를 거두며 32강에 올랐다.

세계선수권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두 선수는 1·2게임을 무난히 따냈지만, 3게임에서 9-9까지 팽팽한 승부를 벌이다 연속 실점으로 9-11로 패했다. 4게임에서도 다시 9-9 상황까지 끌려갔지만, 이번엔 뒷심을 발휘해 긴 듀스를 14-12로 마무리하며 첫 복식 경기에서 값진 승리를 챙겼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17일부터 25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다. ITTF는 세계선수권을 단체전과 개인전으로 나눠 격년제로 개최하고 있으며, 지난해 부산에서는 단체전이 열렸고 올해는 개인전이 진행 중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남녀 개인 단식, 남녀 복식, 혼합 복식 등 전 종목에 출전해 메달 사냥에 나섰다. 단식은 128강부터 시작해 7판 4선승제로 진행되며, 복식은 64강부터 5판 3선승제로 치러진다.

한국은 지난 2023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남자 복식 은메달과 동메달, 여자 복식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이번 대회 역시 다관왕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튜브, 연합뉴스TV

첫날 전 경기 승리라는 값진 성과를 통해 한국 대표팀은 최고의 출발을 알렸다. 신유빈의 완승, 서효원의 드라마, 남자 단식 전원 64강 진출, 그리고 복식의 깔끔한 승리까지. 개인전 무대에서의 강력한 존재감을 다시금 각인시키며 한국 탁구는 ‘일냈다’는 표현이 부족하지 않은 하루를 만들어냈다.

한편 신유빈은 16강에 진출할 경우 이번 대회 최대 난적으로 꼽히는 세계 랭킹 1위 쑨잉사(중국)와 맞대결할 가능성이 크다. 신유빈은 이번 시즌 천싱퉁(중국)에게 2패를 포함해 중국 선수들에게만 5패를 기록 중으로, 쑨잉사와의 격돌은 부담스러운 대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는 "남은 경기에 잘 이겨서 올라가야 중국 선수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벌써 중국 선수와 대결을 신경 쓰지 않는다. 일단 한 경기 한 경기에 이기는 데 집중하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또한 신유빈은 단식뿐 아니라 여자 복식과 혼합 복식까지 총 3개 종목에 출전하며 전방위 활약을 예고했다. 그는 "체력은 한국에서 이미 잘 준비해 왔다. 여기서는 체력을 생각하기보다는 악착같이 경기해서 모든 종목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며, 대회 후반부까지 이어질 강행군 속에서도 전 종목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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