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수백만원짜리... 한국 앞바다에서 상상도 못 한 외래종이 포획됐다

2025-05-1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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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태원도 환경부도 맡아줄 수 없다는데 어떡하나요”

희귀 거북이가 발견된 곳 / '다흑' 유튜브 채널
희귀 거북이가 발견된 곳 / '다흑' 유튜브 채널

한국 앞바다에서 상상도 못 한 외래종 거북이가 포획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희귀 동물 판매업자이자 유튜버로 활동하는 다흑(김주식)이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다흑’에 올린 영상에서 놀라운 발견을 공개했다. 영상 제목은 ‘최초!! 한국 앞바다에서 상상도 못한 외래종이 포획되었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다흑은 이 외래종 거북이를 한국 바다에서 발견한 과정을 생생히 전하며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다흑은 영상 초반에 이 거북이가 일반적인 발견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는 평소에도 팬들로부터 “거북이를 발견했다”는 DM을 자주 받지만 대부분은 흔한 쿠터 종이나 붉은귀거북 같은 종류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다흑은 한 팬이 보낸 사진을 보고 사진 속 거북이가 뭔가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한다.

포획된 거북. / '다흑' 유튜브 채널
포획된 거북. / '다흑' 유튜브 채널

해당 거북이는 바다, 정확히는 방파제 근처에서 낚시를 하던 중 낚싯줄에 걸려 발견됐다. 다흑은 이 거북이를 직접 전달받아 살펴봤다. 처음에는 정확한 종을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물거북 사육 전문가가 아니어서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평범한 거북이 아니란 점은 분명했다.

다흑은 이 거북이를 전문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한국 최대 테라핀(민물거북) 전문 농장인 테라핀갤러리의 대표를 찾았다. 이곳은 국내에서 테라핀을 전문으로 다루는 몇 안 되는 곳이다. 다흑은 대표와 함께 거북의 정체를 파악했다.

전문가는 포획된 거북이가 오네이트 테라핀과 콘센트릭 테라핀의 특징을 모두 가진 교잡종으로 보인다고 했다. 등딱지는 오네이트 테라핀처럼 깔끔하고 검은색이 주를 이루지만 이마에는 콘센트릭 테라핀의 특징인 거미줄 같은 ‘웹’ 무늬가 희미하게 나타났다. 이 거북이는 오네이트와 콘센트릭의 중간 형태로, 정확한 족보는 알 수 없지만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콘네이트’ 또는 ‘오콘’으로 불리는 종류로 추정됐다.

포획된 거북. / '다흑' 유튜브 채널
포획된 거북. / '다흑' 유튜브 채널

테라핀은 미국 동부 해안가를 원산지로 하는 거북이이다. 주로 바닷가나 기수(바닷물과 민물이 섞인) 지역에서 서식한다. 이 거북이가 한국 바다에서 발견된 것은 아마도 누군가 키우던 개체가 탈출했거나 방생된 결과로 보인다. 다흑은 이 거북이가 낚싯줄에 걸린 상황을 언급하며, 테라핀이 먹성이 좋아 사람을 잘 따르는 성격 덕분에 낚시꾼에게 포획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테라핀은 물속에서 사람을 쫓아다니며 애교를 부리는 모습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테라핀은 반려동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거북이의 건강 상태는 매우 양호했다. 전문가는 등갑과 배갑이 깨끗하고, 상처나 곰팡이 흔적이 전혀 없으며, 살도 통통하게 잘 찐 상태라고 평가했다. 다흑과 전문가는 이 거북이가 버려졌다기보다는 일광욕을 시키던 중 탈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테라핀은 일광욕을 위해 물 밖으로 나오는 습성이 있는데, 이때 주인이 잠깐 한눈을 판 사이 바다로 흘러들어갔을 수 있다. 해당 거북이는 바닷물의 염도에도 적응할 수 있는 종이다. 한국의 겨울을 견딜 가능성도 있기에 야생에서 자생할 위험도 존재한다.

포획된 거북. / '다흑' 유튜브 채널
포획된 거북. / '다흑' 유튜브 채널

테라핀의 분양 가격은 품질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영상에서 전문가는 일반적인 오네이트 테라핀이 300만 원에서 500만 원 선이고, 고급 개체는 1000만~2000만 원에 거래된다고 밝혔다. 특히 알비노 테라핀 같은 희귀 개체는 2000만 원 이상, 심지어 3000만~4,0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높은 가치를 지닌다. 이번에 발견된 교잡종 테라핀도 최소 몇백만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다흑은 이 거북이가 너무 귀엽다며 직접 키우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쳤지만, 테라핀은 CITES(멸종위기종 국제거래협약)로 관리되는 종이라 개인이 키우려면 복잡한 서류 절차가 필요하다.

다흑은 과거에도 헤라클레스 장수풍뎅이(전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장수풍뎅이), 바다악어 등 외래종을 발견해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다흑은 국립생태원과 환경부에 연락했다. 규제가 강화돼 CITES 종을 개인이 키울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두 기관 모두 거북이를 받아줄 수 없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다흑은 적절한 기관을 찾기 위해 계속 연락을 시도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아직 없다. 그는 영상 말미에서 이런 상황을 해결할 법적,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테라핀은 육식성이 강하고 야생에서 번식할 가능성이 있기에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붉은귀거북처럼 대량으로 방생된 경우가 아니라서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문가는 평가했다. 다흑은 포획된 거북이가 좋은 시설에서 안전하게 사육되기를 바란다고 전하며 영상을 마무리했다.

한 네티즌은 “CITES는 국가간 생물 이동 시에 적용되는 국제협약인데 그걸 한국 내로 들여와서 개인간 이동에도 적용하는 기형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개정도 폐지도 안 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유튜버 다흑이 '최초!! 한국 앞바다에서 상상도 못한 외래종이 포획되었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란 제목으로 올린 영상.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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