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전 대통령 말기암 진단... '최고 위험' 상태
2025-05-1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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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4개월 만에 말기 전립선암 진단... 뼈까지 전이된 상태

조 바이든(82)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난 지 4개월 만에 뼈로 전이된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
바이든 전 대통령의 개인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각) 발표한 성명을 통해 바이든 전 대통령이 '공격적인 형태(aggressive form)'의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지난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배뇨 증상이 악화한 후 전립선 결절이 새로 발견돼 진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성명에 따르면 바이든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 '글리슨 점수(Gleason score)' 9점(등급 그룹 5)으로 특정되는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으며, 암세포가 이미 뼈로 전이된 상태였다. 이는 상당히 진행된 상태의 암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리슨 점수는 전립선암의 악성도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다. 도널드 글리슨 미국 병리학자가 1966년 개발한 이 점수 체계는 암세포의 조직학적 형태를 분석해 암의 진행 정도를 판단한다.
전립선암 진단 시 조직검사 샘플을 현미경으로 관찰해 암세포의 분화 정도를 평가한다. 글리슨 점수는 가장 흔한 암세포 패턴(주요 패턴)과 두 번째로 흔한 패턴(부 패턴)을 각각 1점에서 5점으로 매긴 뒤 합산해 계산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암세포가 덜 분화돼 공격적이고 예후가 나쁘다.
점수 범위는 2점에서 10점이다. 2~6점은 저위험군으로 예후가 비교적 좋다. 7점은 중간위험군, 8~10점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며, 특히 9~10점은 뼈나 림프절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글리슨 점수 9점은 매우 공격적인 암을 뜻한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최고 위험군에 속한다는 뜻이다.
바이든 측은 "이는 좀 더 공격적인 형태임을 나타내지만, 해당 암이 호르몬에 민감한 것으로 보여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며 "대통령과 그 가족들은 주치의와 함께 치료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측은 앞서 지난주 바이든 전 대통령의 전립선에서 '작은 결절'이 발견됐으며 '추가 평가'가 필요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진단 결과는 그 추가 검사의 결과로 보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미국 남성 100명 중 13명이 일생 중 진단받을 정도로 발병률이 높은 암이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나이를 고려할 때 전립선암 자체는 흔한 질환이지만, 이미 뼈로 전이가 된 상태는 보다 심각한 상황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첫 진단 이후 로스앤젤레스, 워싱턴 등 유수 의료기관의 종양 전문의들과 상담했으며, 방사선 치료와 호르몬 요법 등 여러 치료 옵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몬 요법은 전립선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억제하는 치료법이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고령인 82세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그의 건강을 둘러싼 의구심은 재임 기간 내내 그를 따라다녔다. 특히 지난해 6월 대선 토론 이후 유권자들의 그의 인지 능력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결국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에게 내주고 두 번째 임기 도전을 포기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인지 장애 의혹은 최근 출간된 책들을 통해 더욱 구체화됐다. CNN 앵커인 제이크 태퍼와 악시오스 기자인 알렉스 톰슨은 오는 20일 출간을 앞둔 저서 '오리지널 신(Original Sin)'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중순 후원금 모금 행사에서 15년간 알고 지내온 톱스타이자 오랜 민주당 지지자인 조지 클루니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인지력에 문제가 있었으나 측근들이 상당 기간 이를 은폐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의 최근 신체 건강 상태도 주목받고 있다. 퇴임 후 그는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종종 걸음걸이가 불안정하고 말이 어눌한 모습을 보였다. 백악관 의사는 퇴임 직전 건강검진에서 바이든이 "건강하고 활동적인 82세 남성"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뻣뻣한 걸음걸이에 대해서는 '말초 신경병증'이라는 신경 손상 진단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전립선암 치료 과정에서 그의 고령에 따른 합병증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대 의학의 발전으로 전이성 전립선암도 수년간 효과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 가족 측은 앞으로 정기적으로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해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