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순 “18만원짜리 커피 원두가 팔리더라”…대체 뭐가 다르길래?

2025-05-1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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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의 품격을 결정하는 네 가지 비밀
커피 한 잔에 숨겨진 놀라운 이야기

커피 원두의 품질을 가리는 기준은 정확히 뭘까.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셰프 안성재와 가수 이상순이 만났다.

두 사람은 음식을 주제로 다양한 대화를 나눴다. 특히 이상순은 제주도에서 직접 카페를 운영한 경험이 있어 여러 식재료에 대한 식견이 탁월했다.

이상순은 여전히 커피에 관심이 많았는데, 안성재에게 특별한 원두를 소개했다. 그는 "18만 원짜리 원두"라며 소량 남은 유리병의 뚜껑을 열었다. 이어 "이게 한국에서 소비가 되더라"라고 덧붙였다.

안성재는 조심스레 향을 맡더니 "아주 좋은 와인 향을 맡았을 때 같은 기분"이라고 평했다.

유튜브 '셰프 안성재 Chef Sung Anh'
유튜브 '셰프 안성재 Chef Sung Anh'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하루를 시작하는 힘이고, 누군가에게는 감정을 담는 시간이다. 이처럼 커피 한 잔은 그 자체로 문화이며, 경험이다. 그런데 우리가 무심코 마시는 커피의 향기와 맛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커피 원두의 품질을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일까?

커피 원두의 품질을 좌우하는 요소는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품종, 재배 환경, 가공 방식, 그리고 로스팅이다. 이 네 가지는 각각이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깊이 연결돼 있어, 어떤 하나라도 조화롭지 못하면 완성도 높은 커피는 나오기 어렵다.

첫 번째는 품종이다. 커피는 크게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라는 두 품종으로 나뉜다. 이 중에서도 고급 커피는 대부분 아라비카 품종에서 나온다. 아라비카는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재배되며, 향이 섬세하고 신맛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로부스타는 쌉싸름하고 강한 맛이 특징이며, 일반적으로 인스턴트 커피나 에스프레소 블렌드에 쓰인다. 같은 아라비카라 하더라도, 예멘의 모카, 에티오피아의 예가체프, 콜롬비아의 수프리모 등 다양한 품종이 존재하고, 각각 고유의 향과 맛을 지니고 있다.

두 번째는 재배 환경이다. 커피나무는 토양, 고도, 강수량, 일조량 등 환경 조건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을 낸다. 해발 1000~2000미터 고지에서 자란 커피는 기온 차가 커서 천천히 익기 때문에 당분이 풍부하고 향이 깊어진다. 토양에 따라서는 과일향, 꽃향기, 견과류 같은 풍미가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에티오피아 고산지대에서 자란 원두는 복합적인 꽃향기와 과일향이 조화롭게 느껴지고, 브라질 원두는 고소하고 묵직한 맛이 두드러진다.

유튜브 '셰프 안성재 Chef Sung Anh'
유튜브 '셰프 안성재 Chef Sung Anh'

세 번째는 가공 방식이다. 수확한 커피 체리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맛의 뉘앙스는 크게 달라진다.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은 워시드(Washed)와 내추럴(Natural), 허니(Honey) 방식이다. 워시드는 체리 껍질과 과육을 제거한 후 물에 담가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깔끔하고 산뜻한 맛을 낸다. 내추럴은 체리를 통째로 말리는 방식으로, 과육의 당분이 씨앗에 스며들어 단맛과 과일향이 강해진다. 허니 방식은 그 중간 단계로, 껍질은 제거하되 점액질은 남긴 채 말려, 단맛과 부드러운 산미가 동시에 느껴진다.

네 번째는 로스팅이다. 아무리 좋은 원두라도 로스팅이 잘못되면 그 향과 맛은 반감된다. 로스팅은 생두에 열을 가해 향미 성분을 만들어내는 과정으로, 이때 수백 가지의 아로마가 생성된다. 라이트 로스팅은 산미가 두드러지고, 미디엄 로스팅은 균형 잡힌 맛, 다크 로스팅은 쌉싸름하고 묵직한 맛을 낸다. 로스터는 원두의 개성과 특징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불의 세기와 시간을 섬세하게 조절한다. 이는 마치 요리사의 손끝처럼, 경험과 감각이 어우러진 기술이다.

이 네 가지 기본 요소 외에도, 보관 상태와 유통 과정도 커피의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원두는 볶은 직후부터 산화가 시작되며, 향이 빠르게 날아간다. 밀봉된 상태로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또한 갈아 놓은 분쇄 원두는 공기와 접촉하는 면적이 넓기 때문에, 가능하면 마시기 직전에 분쇄하는 것이 향과 맛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LarysaPol-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LarysaPol-shutterstock.com

마지막으로 맛과 향을 느끼는 건 개인의 취향이다. 어떤 이는 꽃향이 나는 산미 있는 커피를 좋아하고, 어떤 이는 고소하고 묵직한 커피를 선호한다. 중요한 건 자신이 어떤 맛을 좋아하는지 스스로 탐색해보는 것이다. 때로는 티처럼 가볍고 산뜻한 커피가, 또 어떤 날에는 다크초콜릿처럼 깊고 진한 커피가 필요할 수도 있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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