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만 유독 심한 줄…봄철 야외활동의 꽃 캠핑서 절대 방심하면 안 되는 사고

2025-05-2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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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함께 캠핑 간다면 기본 안전 수칙 따르는 데 더욱 철저해야

본격적인 캠핑 시즌이 시작되는 봄철, 일산화탄소 중독을 비롯한 다양한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 겨울철 못지않게 봄철에도 사고가 자주 발생하며 실질적인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캠핑장에서 불을 피우는 모습 / Vadim Zakharishchev-shutterstock.com
캠핑장에서 불을 피우는 모습 / Vadim Zakharishchev-shutterstock.com

일산화탄소 중독은 겨울철 캠핑에서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일교차가 큰 봄철에도 텐트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숯이나 번개탄을 잘못 사용할 경우 일산화탄소 농도가 치솟아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중증의 경우 뇌, 심장, 콩팥 등에 손상을 줄 수 있고 회복 후에도 신경계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어린이들이 많은 가족 단위 캠핑의 경우에도 아이들이 낯선 환경에서 다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 어린이의 뼈는 성인보다 두꺼운 골막으로 덮여 있어 부러져도 외관상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런 까닭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가 성장판 손상을 놓칠 수 있을뿐더러 뼈가 비틀어지거나 어긋나게 붙어 성장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소아 골절 환자 5명 중 1명은 성장판 손상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들이 넘어지거나 부딪혔을 때 겉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통증을 호소하거나 움직임에 불편을 느낀다면 곧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캠핑장에 아이들을 데려간다면 축구, 캐치볼 같은 활동을 하기 전 10분가량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FOUR.STOCK-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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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캠핑의 낭만을 위협하는 또 다른 요인은 해충과 곤충이다. 벌레에게 물리면 붓거나 가려움증이 동반되며 이때 비누와 물로 씻고 항히스타민제를 바르거나 얼음찜질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벌에 쏘였을 경우 독낭이 터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제거해야 하며 손으로 무리하게 빼면 안 된다. 손으로 빼려다 오히려 독이 체내로 들어갈 수 있다.

살인진드기라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에게 물렸을 때는 더욱 위험하다. 이 진드기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 질환은 사망률이 2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현재까지 백신이나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어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풀밭에 옷을 벗어두지 않고 피부가 잔디나 풀과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예방법이다. 진드기에게 물리면 고열, 구토, 설사, 복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증상이 보인다면 곧바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SirichaiKeng-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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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캠핑장 관련 안전사고는 409건이 접수됐으며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사고 원인으로는 '미끄러짐‧넘어짐'이 21.1%로 가장 많았고 '고온물질' 16.9%, '추락' 16.4%, '가스누설 및 폭발' 11.3% 등이 뒤를 이었다. 사고로 인한 피해는 화상이 30%, 열상(찢어짐)이 29.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중독 사고의 경우 모두 일산화탄소에 의한 것이었다.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품목은 난로, 화로대, 야외용 버너, 부탄가스, 토치 등 난방과 취사를 위한 캠핑용품이었다. 이들은 전체 사고의 32%를 차지했다. 이어 시설 및 구조물, 텐트 및 캠핑가구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고를 당한 사람 중 절반 이상이 만 13세 미만 어린이였으며 이는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본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캠핑장 내에서 어린이가 뛰거나 킥보드, 자전거 등을 타다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자의 지도와 관찰이 필요하다. 텐트나 해먹, 의자는 평평한 곳에 설치하고 야간에는 고정줄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불을 사용할 때는 주변 바닥에 물을 뿌리고 소화기의 위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불을 피운 후에는 잔불 정리를 철저히 해야 하며 휴대용 가스버너에는 너무 큰 냄비나 불판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과열로 인한 폭발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환기를 자주 하고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텐트 안에 난로를 켜 놓은 채 자는 것은 인명사고로 이어지기 쉬워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와 배터리 점검이 필수다. 준비하지 못한 경우 캠핑장에서 대여할 수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DG FotoStock-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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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은 건조하기 때문에 화재 위험이 높다. △소화기를 반드시 챙겨야 하며 화상 예방을 위한 방염 장갑 착용도 필요하다. △아이들의 경우 마시멜로 등을 먹다가 입을 데는 사고도 의외로 많아 더욱 잘 살펴야 한다. △핫팩으로 인한 저온 화상도 잦은 사고 원인이며 직접 피부에 닿지 않도록 옷이나 장갑 위에 사용해야 한다. △옷에 불씨가 튀었을 경우 억지로 옷을 벗기려 하지 말고 물을 뿌려 식힌 후 병원에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스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제시한 수칙을 따르는 것이 좋다. ▲부탄가스를 토치에 연결할 경우 가이드 홈에 맞춰 정확하게 연결하고 연결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안전검증을 받은 가스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더욱 안전하며 밀폐된 텐트 안에서는 절대 화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산소 농도가 낮아지고 가스 누출로 인한 질식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너무 큰 조리 기구를 사용하는 것도 위험하며 여러 개의 버너를 가까이 붙여 사용하는 것 역시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maruco-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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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기본적인 예방 수칙으로는 화기 및 난방기구를 반드시 텐트 밖에서 사용하고 사용 후에는 잔불을 완전히 정리해야 한다. 일산화탄소 경보기와 소화기를 반드시 구비하며 전기제품은 용량에 맞게 사용하고 멀티탭의 과다 사용을 피해야 한다. 텐트와 가구는 평평한 곳에 설치하고 고정줄은 눈에 띄게 표시해 야간 사고를 막아야 한다. 응급처치 키트와 비상 연락처, 근처 병원 위치를 사전에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린이와 함께 캠핑할 때는 화기나 날카로운 물건은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따뜻한 날씨와 자연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봄 캠핑은 매력적이지만, 각종 안전사고의 위험 또한 도사리고 있다. 방심은 곧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캠핑 전 충분한 준비와 안전 수칙 숙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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