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마리당 1000만 원 넘기도…가평서 대거 태어나 난리 난 '희귀 동물' 정체

2025-05-2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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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질이 예민하고 번식이 어려워 전 세계적으로 희귀
순혈에 가까운 개체는 20~30배 높은 가격에 거래

얼굴과 귀, 발목이 까만 외모에 마치 인형을 연상시키는 양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양'으로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 동물은 바로 ‘흑비양’(黑鼻羊), 영어로는 ‘발레 블랙노즈 양’(Valais Blacknose sheep)이다. 최근 이 희귀 동물이 국내에서 잇따라 태어나며 반려동물 업계와 농가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흑비양 / Chakorn Sirisuwansit-Shutterstock.com
흑비양 / Chakorn Sirisuwansit-Shutterstock.com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베고니아새정원에서 최근 흑비양 새끼 8마리가 대거 태어났다. 유튜브 채널 'TV생물도감'은 지난 20일 '존재 자체가 심장에 안 좋습니다 ㅠㅠ 희귀한 아기 흑비양들이 계속 태어나고 있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해당 소식을 전하며 대중의 관심을 모았다.

흑비양은 15세기 스위스 발레(Valais) 지역에서 유래한 품종으로, 이름 그대로 '발레 지역의 검은코 양'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고산지대에서 유래한 품종답게 내한성은 뛰어나지만, 기질이 예민하고 번식이 어려워 전 세계적으로도 극히 제한된 수만 존재한다.

현재 전 세계에 서식 중인 흑비양은 약 1만 4,000마리로, 스위스 정부가 6년 전 수출을 전면 금지한 이후로는 해외에서의 개체 수 증가가 더욱 제한적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수입된 개체를 대상으로 한 자체 번식만이 유일한 방법이며, 그마저도 성공률이 높지 않아 더욱 희소성이 부각된다.

베고니아새정원에서 흑비양을 사육 중인 신승환 사육사는 “최근 여덟 마리가 태어났고, 계속해서 추가로 태어날 예정”이라며 “일반 양보다 번식이 훨씬 까다로운 종이기 때문에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스위스 발레 지역처럼 서늘하고 고도가 높은 환경을 선호하는 데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예민한 기질 탓에 사육 난도가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희귀한 흑비양 / Heying HUA-Shutterstock.com
희귀한 흑비양 / Heying HUA-Shutterstock.com

외모뿐 아니라 혈통도 이 동물의 가치를 높이는 핵심 요소다. 흑비양은 혈통 순도에 따라 F1(50% 순도)부터 F5(97% 이상 순도)까지 등급이 나뉘는데, 이 기준은 유전자 비율에 따라 구분된다. 신 사육사는 “F1은 코만 까맣고 몸은 대부분 흰색”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반 양에 인공수정을 통해 태어난 개체는 순도가 낮아지고, 외형도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분양가 역시 혈통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업계에 따르면 F1~F5 등급에 따라 가격은 최소 1,000달러(약 112만 원)에서 최대 1만 달러(약 1,118만 원)에 이를 수 있다. 특히 F5에 해당하는 순혈에 가까운 개체는 일반 면양보다 평균적으로 20~30배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귀여운 외모 덕분에 흑비양은 최근에는 단순한 가축이 아닌 ‘반려동물’로서의 가치까지 부여받고 있다. 털은 1년에 약 4kg가량 생산되며, 전통적으로는 양모와 식용 목적이었지만 현재는 애완 및 전시 목적의 사육이 증가하는 추세다.

사육에 대한 전문성도 요구된다. 신 사육사는 “암컷과 수컷의 구분은 뿔의 방향과 엉덩이 쪽의 검은 반점으로 가능하다”며 “특히 암컷에게만 엉덩이에 검정 반점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TV생물도감

유튜브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처음 본다”, “이 정도면 거의 실사판 캐릭터”, “애니메이션 ‘숀더쉽’ 닮은 것 같다”, “진짜 키우고 싶다”, “흑비양 진짜 귀엽고 예쁘네요”, “진짜 만화 속 그 양이네요”, “뿔 모양도 되게 신기한 거 같다”, “흑비양 좀만 더 작으면 키우는 사람들 엄청 많을 듯”, “이거 완전 그 월레스&그로밋의 숀(Shawn the Sheep) 닮았지 않았나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흑비양은 단순한 희귀 동물을 넘어, 유전학·사육기술·문화적 소비를 아우르는 새로운 농가 자산이자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자체 번식에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이번 가평 사례는 향후 흑비양 수요 증가에 불씨가 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최근 경기도 가평서 태어난 아기 흑비양 / 유튜브 'TV생물도감'
최근 경기도 가평서 태어난 아기 흑비양 / 유튜브 'TV생물도감'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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