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더운 게 아니다… 기후 연구가 예측한 충격적인 '미래'
2025-05-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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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도 상승 1.5도 이내 억제 시, 3800만 명 보호
2020년 이후 출생자들은 기후 재난으로 인해 평생에 걸쳐 전례 없는 폭염을 겪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가 1.5도 상승할 경우 2020년에 태어난 아동의 절반 이상은 전례 없는 수준의 폭염에 평생 동안 노출될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변화가 단순한 자연현상을 넘어 세대 간 구조적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제시된 것이다.
지난 7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루크 그랜트 벨기에 브뤼셀자유대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팀은 기후 모델과 인구 통계 자료, 기후 영향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령별로 ‘전례 없는 기후 재난’에 노출될 가능성을 추정하고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전례 없는 기후 재난'이란 산업화 이전 자연 상태에서 살아갔을 경우 1만 명 중 1명만 겪을 가능성이 있는 극단적인 기후 환경을 뜻한다.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현 수준에서 유지돼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2.7도 상승할 경우 2020년생 아동의 약 83%가 생애 전반에 걸쳐 극단적인 폭염을 겪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 비율은 1960년생의 2배에 달한다. 기후 정책 실패로 온도 상승이 3.5도에 이르면 폭염을 겪는 아동 비율은 92%로 급격하게 상승한다.
전 세계 약 1억 1100만 명의 아동이 일생 동안 반복적인 기후 재난에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할 경우 3800만 명 이상의 어린이가 폭염 노출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예측도 함께 제시됐다.
연구팀은 폭염을 포함해 가뭄, 작물 수확 실패, 산불, 열대성 사이클론, 하천 범람 등 6가지 주요 기후 재난을 분석했다. 결과를 살펴보면 2020년 이후 출생자의 경우, 모든 항목에서 노출 빈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국가 내 인구 이동이나 출생률·사망률 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기후 대응의 우선순위가 미래 세대 보호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소니아 세네비라트네 취리히연방공과대 교수는 "이 연구는 오늘날 의사 결정권자들이 젊은 세대의 미래에 얼마나 큰 책임을 지고 있는지 보여준다"면서 "오늘 우리가 내리는 결정은 아이들이 평생 직면하게 될 기후 위험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