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크기의 '백두산 호랑이'가 대체 왜 바다에... 이런 일은 처음
2025-05-2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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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극동 해상서 발견…사인 미확인 상태

야생에서 500마리 정도만 남아있는 멸종 위기종인 백두산 호랑이가 러시아 바다 한복판에서 죽은 채 발견돼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20일(현지 시각) “18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해안에서 다 자란 시베리아호랑이 사체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배에서 촬영된 영상을 보면 호랑이는 성장이 끝난 성체로 추정되며, 외상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호랑이의 사체는 옆으로 기울어진 채 바다에 떠 있는 상태였다.
현지 경찰은 제보받은 영상을 확인한 결과, 현재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고 있는 시베리아호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이를 최초로 발견한 어부들이 사체를 건지지 않은 탓에,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시베리아 호랑이의 서식지가 극동 연해주와 동해에 접해 있어 해안가나 바다 근처에서 호랑이가 관찰된 사례는 있지만, 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된 적은 알려진 바가 없다.
경찰 관계자는 "동물 전문가들이 바다에서 호랑이의 사체를 재수색하고 이를 회수하기 위한 긴급 조치를 시행했다”면서 “호랑이의 사체를 찾아 죽음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전했다.

한편 백두산 호랑이, 아무르 호랑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시베리아 호랑이는 주로 러시아 극동지방에 서식한다. 현재 동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야생 시베리아 호랑이의 개체 수는 500~560마리로 추정된다. 최근 몇 년간 국제적 보호 노력에 힘입어 개체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보호가 필요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있다.
백두산 호랑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호랑이 종이다. 수컷의 몸길이는 3m, 몸무게는 최대 300kg에 이르며, 체구뿐 아니라 혹독한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뛰어난 적응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철에는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기후 속에서도 활동한다. 두꺼운 털과 두터운 피하지방층을 통해 체온을 유지한다.

백두산 호랑이는 한민족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존재다. 한국과 중국, 러시아 접경 지역에서 백두산 호랑이는 오랜 세월 신화와 전설, 문학의 주제로 등장해 왔다.
조선왕조실록에도 백두산 일대에 출몰한 호랑이에 대한 기록이 있으며, 일제강점기 이후 한국에서는 자취를 감췄지만, 민간에서는 여전히 ‘산군(山君)’ 또는 ‘산신령의 화신’으로 불리며 상징적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은 백두산 호랑이를 체제 선전의 도구로 활용하기도 한다. 김정일이 태어난 백두산과 호랑이를 연결 지어 ‘백두혈통’의 이미지를 강화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