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지나면 기회 다 날아갑니다"...요즘이 가장 맛 좋다는 '식재료'
2025-05-2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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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건강을 부르는 담백한 생선, 숭어의 매력
숭어의 맛과 영양, 그 놀라운 비밀
봄이 되면 바다 생선 중에서 유독 단단한 살결과 담백한 맛으로 입맛을 돋우는 생선이 있다. 바로 ‘숭어’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길목인 3월부터 5월까지가 숭어의 제철. 특히 봄 숭어는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차올라 회로 먹기에 가장 적합하다. 가격도 비교적 합리적이어서 지역 횟집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숭어는 우리나라 전 연안에서 고루 잡히는 생선으로, 연안 가까운 곳에 머물기 때문에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하구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생김새는 길쭉한 원통형에 잿빛을 띠며, 비늘이 크고 탄탄해 외형적으로도 단단한 느낌을 준다. 숭어는 크게 세 가지 크기로 나뉘는데, 작은 것은 ‘숭어새끼’라 불리는 ‘보구치’, 중간은 일반 ‘숭어’, 가장 큰 것은 ‘참숭어’ 혹은 ‘참숭’으로 불린다.

숭어는 다른 회에 비해 비리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제철을 맞은 숭어는 근육질이 발달해 씹는 맛이 뛰어나고, 쫄깃쫄깃한 식감 덕분에 초고추장, 된장, 간장 등 어떤 소스와도 잘 어울린다. 특히 지방 함량이 낮고 단백질 비율이 높은 편이라, 다이어트 중인 이들이나 고단백 식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제격이다.
숭어에는 단백질 외에도 건강에 좋은 영양소들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오메가-3 지방산. 숭어는 등푸른생선만큼은 아니지만 EPA, DHA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고르게 들어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관 건강을 돕는 역할을 한다. 특히 봄철은 혈압이 불안정해지는 시기인데, 이 시기에 숭어를 섭취하면 혈관 탄력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숭어에는 비타민 A와 비타민 D가 들어 있어 면역력 향상과 피로 해소에 긍정적이다. 비타민 A는 눈 건강을 지켜주고 피부 재생을 돕는 데 관여하며, 비타민 D는 칼슘 흡수를 도와 뼈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기에 셀레늄, 아연 같은 미네랄도 포함돼 있어 항산화 작용까지 기대할 수 있다.

숭어를 섭취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바로 ‘회’다. 제철 숭어는 육질이 단단해 얇게 썰어도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으며, 탱글탱글한 식감이 입안 가득 퍼진다. 먹기 직전까지 얼음물에 담가두면 살이 더 단단해지고, 특유의 시원한 청량감까지 더해진다. 초장에 찍어 먹어도 좋지만, 기름기 없는 숭어는 참기름 간장이나 고추냉이 간장과도 잘 어울린다. 어떤 소스를 곁들이든 숭어의 담백한 풍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화를 이룬다.

지역에 따라 다양한 숭어 요리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전남 지역에서는 숭어회를 초고추장과 함께 비벼 먹는 숭어회무침이 인기고, 제주도에서는 숭어국이나 숭어조림으로도 활용된다. 내장을 제거한 숭어를 소금으로 간해 구워 먹거나, 살을 발라 찜이나 튀김으로 조리해도 맛이 뛰어나다. 살이 많고 가시가 굵은 편이라 손질만 잘하면 다양한 요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생선회가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해선 숭어를 활용한 간단한 가정식도 추천할 만하다. 숭어살을 얇게 저며 쌈채소에 싸서 먹으면 생선의 고소함과 채소의 신선함이 어우러져 별미가 된다. 혹은 숭어를 큐브 모양으로 썰어 새콤달콤한 소스에 무쳐 세비체처럼 만들어도 신선하고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단, 숭어를 생으로 먹을 때는 반드시 신선도를 확인해야 한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하구에 서식하는 특성상 간혹 기생충에 노출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구매할 땐 눈이 맑고 살이 단단한 것을 고르고, 생으로 섭취할 땐 위생 상태가 철저한 곳에서 손질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 손질할 경우엔 반드시 내장을 제거하고, 흐르는 물에 충분히 헹군 뒤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