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도 반길 듯...'황선홍 후임' 사령탑 물망 오른 한국 축구 레전드

2025-05-2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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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 이끌 U-23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속도'
지난해 U-23 아시안컵 끝으로 지휘봉 내려놓은 황선홍 현 대전 감독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새 사령탑 선임이 임박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과 2028 LA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앞두고 대한축구협회가 다음 감독을 결정하기 위한 작업에 막바지 속도를 내고 있다. 후보군 중에는 2002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설기현 전 경남FC 감독도 포함돼 관심이 집중된다.

전 국가대표 설기현(38) 성균관대 감독이 2017년 2월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코치 합류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전 국가대표 설기현(38) 성균관대 감독이 2017년 2월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코치 합류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21일 축구계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이하 전력강화위)는 전날 회의를 열어 U-23 대표팀을 이끌 최종 후보군을 확정지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전력강화위는 현영민 위원장을 중심으로 총 7명의 전문가로 구성돼 있으며, 이번 선임에서는 해당 연령대 선수들과의 친화력, 국제대회 경험, 지도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최종 후보는 이민성(51) 전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설기현(46) 전 경남FC 감독, 박동혁(46) 전 경남 감독 등이다. 이들 모두 최근까지 K리그 현장을 누빈 지도자들이다.

특히 설기현 전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함께 써 내려간 레전드로, 감독 후보군 가운데 가장 화려한 대표팀 경력을 지닌 인물이다. 유럽 리그 경험과 국가대표 공격수로서의 커리어를 쌓은 그는 성균관대 감독을 거쳐 프로 무대에 입성했고, 최근까지 경남FC 사령탑으로 활약했다. 성균관대 시절부터 20대 초중반 선수들과 밀접하게 호흡한 경험은 이번 U-23 대표팀 지도자 선임에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설기현 전 감독은 과거 홍명보 감독과도 현역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왔다. 실제로 ‘2021 하나은행 FA컵’ 16강 울산현대와 경남FC의 경기에서는 각각 울산 감독과 경남 감독으로 벤치를 지켰다. 이 경기는 2002 월드컵 주역들의 전술 대결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현재 홍명보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상황이며, 같은 세대의 동료가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U-23 대표팀을 맡게 될 경우 ‘2002 세대’ 지도자들의 존재감이 다시 한 번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 5월 26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16강 울산현대와 경남FC의 경기에서 울산 홍명보 감독과 경남 설기현 감독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스1
2021년 5월 26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16강 울산현대와 경남FC의 경기에서 울산 홍명보 감독과 경남 설기현 감독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스1

이민성 전 감독도 유력한 후보 중 하나다. 그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김학범 감독 체제의 U-23 대표팀에서 코치를 맡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기여한 바 있다. U-23 대표팀의 운영 시스템과 국제대회 준비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로, 실무 능력과 경험 면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이후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으로 팀을 이끌며 지도력을 다졌고, 젊은 선수단을 통솔하는 능력에서도 평가가 좋다.

박동혁 전 감독은 선수 시절 울산현대 등에서 활약했고, 지도자로는 아산 무궁화와 경남FC에서 팀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기술연구그룹(TSG) 위원으로 활동하며 K리그 분석 및 전술 흐름을 파악해왔다. 풍부한 실전 경험과 체계적인 분석 능력을 바탕으로 유소년 및 연령별 대표팀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일부에서는 연령대가 높은 중량감 있는 감독들도 후보군에 포함됐지만, 대부분은 전력강화위 심사 과정에서 제외됐거나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실제 선임은 앞서 언급된 세 명 중 한 명으로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도 시간은 많지 않다. 한국 U-23 대표팀은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2026 AFC U-23 아시안컵에 출전해야 하고, 9월에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기다리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병역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대회 성과는 선수 개인과 국가대표팀 운영 모두에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또한, 새롭게 선임될 감독은 중장기적으로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팀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도 안게 된다. 이로 인해 단기적인 성과뿐 아니라 선수 육성, 조직 관리, 장기 플랜 수립 등 다방면의 역량이 요구된다.

2023년 7월 19일 오후 경기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2라운드 성남FC와 경남FC의 경기 후반전 경남 설기현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 뉴스1
2023년 7월 19일 오후 경기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2라운드 성남FC와 경남FC의 경기 후반전 경남 설기현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 뉴스1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 선임 작업은 오랜 기간 표류해왔다. 황선홍 전 감독이 지난해 AFC U-23 아시안컵을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1년 넘게 대표팀은 공석 상태를 이어왔다. 올해 초 새 감독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정몽규 회장의 사퇴와 회장 선거 파행, 이어진 집행부 구성 지연으로 인해 일정이 계속 미뤄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은 빠르게 정리되고 있다. 김승희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는 같은 날 오전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지막 절차가 남았다. 이번 주 안에 감독 선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축구협회 관계자 역시 “전력강화위 논의가 상당한 수준까지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 돌발 변수가 없는 한 빠르게 선임 작업을 마치자는 게 협회 방침”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새 사령탑이 누가 되든, U-23 대표팀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시험대다. 월드컵, 아시안컵, 아시안게임, 그리고 올림픽까지 이어지는 국제무대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과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지도자가 절실한 시점이다. 그리고 이제 그 선택의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난해 4월 1일 2024 파리올림픽 본선에 도전하는 황선홍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1일 오후 이천 부발읍 이천시종합운동장에서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출전에 앞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 뉴스1
지난해 4월 1일 2024 파리올림픽 본선에 도전하는 황선홍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1일 오후 이천 부발읍 이천시종합운동장에서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출전에 앞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 뉴스1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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