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전, 일본선수 아니었다…이번 대회 '최우수 수비수'에 뽑힌 '한국선수' 정체
2025-07-1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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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패배에도 빛난 활약과 존재감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일명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일본에 패하며 통산 여섯 번째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대회 측은 '최유수 수비수'를 발표했는데 놀랍게도 일본 선수가 아닌 한국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돋보인 한국 수비수, 그 주인공은 바로 한국의 측면 수비수 김문환(대전 하나 시티즌). 김문환은 대회 최우수 수비수에 선정되며 남다른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15일 경기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최종 3차전에서 전반 8분 만에 결승골을 내주고 0-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6(2승 1패)으로 일본(3전 전승·승점 9)에 이어 2위에 머물렀다. 한국의 한일전 3연패는 역사상 처음이며, 마지막 승리는 2019년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이었다.
"수비가 살아야 축구가 산다"…한국 수비의 버팀목 김문환
이처럼 팀은 결승골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김문환의 활약만큼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두 경기에 출전하며 A매치 개인 통산 30경기를 돌파한 그는, 측면 수비는 물론 공격 전개에서도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팀의 핵심 자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김문환은 경기도 화성 출신으로, 어린 시절 아버지와 조기축구를 하며 축구와 인연을 맺었다. 세류초-수성중-수원고-중앙대 등을 거쳐 2017년 부산 아이파크에서 프로 데뷔한 그는, K리그2에서 베스트11에 두 차례 선정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후 미국 LAFC, 전북 현대, 카타르 알두하일을 거쳐 현재는 대전 하나 시티즌에서 활약 중이다.

풀백부터 윙어까지…'멀티 포지션' 진가 발휘
김문환의 강점은 단순한 수비력에 그치지 않는다. 본래 윙어 출신인 그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오른쪽 측면에서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맡아왔다. 윙백, 풀백, 심지어 윙어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전술적 유연성은 대표팀과 클럽에서 모두 크게 주목받는 부분이다.
오버래핑 시에는 빠른 드리블 돌파와 크로스, 컷백 시도 등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며, 수비 전환 시에는 타이트한 마크와 커버 능력으로 팀의 수비 밸런스를 맞춘다. 다만 피지컬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와 함께 수비 집중력, 크로스 정확도는 여전히 보완이 필요한 요소로 꼽힌다.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대표팀 '믿을맨'으로
대표팀 경력 또한 화려하다. 2018년 성인 대표팀에 데뷔한 그는, 2019년 아시안컵,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며 국제무대 경험을 쌓았다. 특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 혜택을 받으며 커리어에도 큰 전환점을 맞았다.
풀백으로 전향한 계기는 2018 아시안게임을 전후한 시기였다. 이전까지는 공격수 자원으로 주로 쓰였지만, 이후 본격적으로 수비에 집중하며 대표팀 내 입지를 굳혔다. 이번 대회에서도 김문환은 주전 윙백으로 출전해, 일본전의 유일한 유효 슈팅 중 하나를 만들어내는 등 공수 양면에서 활약을 펼쳤다.

빛 바랜 결승전, 그러나 빛난 김문환의 이름
결승전이었던 한일전에서 한국은 일본의 견고한 수비와 중원 압박에 밀려 고전했다. 전반 7분 나상호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며 기회를 놓친 직후, 곧바로 일본의 저메인 료가 선제골을 넣으며 승부는 기울었다. 한국은 후반전에도 이호재와 문선민, 오세훈 등을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끝내 득점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문환은 끊임없이 측면을 파고들며 공격을 전개했고, 후반 막판에는 슈팅까지 시도하며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발표된 시상자 명단에서 김문환의 이름이 '최우수 수비수'로 호명된 것은, 이런 노력의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시상식 수상자 목록이다.
▲최우수 골키퍼= 오사코 케이스케 (일본)
▲최우수 수비수= 김문환 (한국)
▲최다 득점상= 저메인 료 (일본·5골)
▲대회 MVP=저메인 료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