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마리에 무려 15만 원...울산 앞바다서 '이것' 잡혀 난리 났다

2025-05-2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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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앞바다에 나타난 희귀 생물…전국에서 낚시인 몰려

울산 동구 앞바다에서 마리당 최대 15만원에 거래되는 고급 어종 무늬오징어가 연일 잡히면서 전국 낚시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무늬오징어 /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OIST)
무늬오징어 /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OIST)

22일 경상일보 보도에 따르면 최근 울산 동구 앞바다에 희귀 어종인 무늬오징어가 대거 출몰했다. 무늬오징어를 잡기 위해 외부 낚시인들이 울산을 찾는 사례도 크게 늘고 있다.

울산의 한 낚시인은 매체에 "예전에는 무늬오징어를 잡으려면 멀리 남해나 제주까지 가야 했는데, 이제는 울산 앞바다에서도 충분히 잡을 수 있게 됐다"면서 "오히려 남해 지역 낚시인들이 무늬오징어를 잡으러 울산까지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무늬오징어는 표준명이 흰꼴뚜기(흰오징어)인 열대성 어종으로,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오징어계의 황제'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개체 수가 많지 않아 낚시를 통해서만 포획이 가능한 희귀 어종이다.

고급 어종으로 분류되는 무늬오징어 /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OIST)
고급 어종으로 분류되는 무늬오징어 /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OIST)

무늬오징어는 일반 오징어보다 크고 흰색을 띠며 살이 단단해 회로 인기가 높다. 시장에서는 마리당 평균 10만원~15만원 사이에 거래되는 고가 어종이다.

그동안 무늬오징어는 따뜻한 바다를 선호하는 고수온 어종 특성상 남해와 제주도 등 남부 지역에서 주로 잡혀왔다. 특히 5월부터 6월까지 짧은 기간 동안만 출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온 상승의 영향으로 동해와 서해 등 북쪽 지역까지 서식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울산 동구 앞바다에서는 2020년대 초까지만 해도 무늬오징어 어획량이 거의 없었지만, 지난해부터 무늬오징어 어획 빈도가 현저히 늘어난 상황이다.

실제로 동해와 울산 연안의 해수 온도는 1990년대와 비교해 2~3도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늬오징어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수온대인 20~26도 구간이 울산 해역에 형성되면서 이들의 서식지가 북상한 것으로 분석된다.

무늬오징어는 시력이 뛰어나고 경계심이 강해 '에깅'이라는 특수한 루어 낚시 기법을 통해서만 잡을 수 있다. 일반적인 상업적 어획이나 시장 유통은 거의 이뤄지지 않아 낚시를 통해서만 맛볼 수 있는 귀한 횟감이다.

울산시 동구 슬도방파제에서 낚시 즐기는 시민들 / 뉴스1
울산시 동구 슬도방파제에서 낚시 즐기는 시민들 / 뉴스1

무늬오징어는 암수에 따라 요리법도 달리 적용된다. 수컷은 살이 단단해 회로 적합하고, 암컷은 살이 부드러워 숙회나 탕, 튀김 요리에 어울린다. 특히 1kg 이상 자란 개체는 암수 간 식감 차이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무늬오징어의 서식 환경도 독특하다. 낮에는 깊은 바다에 머물다가 밤이 되면 연안의 얕은 곳으로 이동해 먹이 활동과 산란을 한다. 주로 살아있는 작은 물고기나 갑각류를 사냥하며, 죽은 먹이는 거의 섭취하지 않는다.

산란기에는 해초가 무성한 연안의 잘피밭으로 들어와 알을 낳는다. 산란 후에는 생을 마감하는 단년생 특성을 보이며, 알에서 부화한 후 10개월 이내에 성체로 성장할 만큼 빠른 성장 속도를 자랑한다.

AI를 활용해 만든 무늬오징어 자료 이미지
AI를 활용해 만든 무늬오징어 자료 이미지

울산 해역에서는 무늬오징어를 비롯해 기존에 보기 힘들었던 다른 열대 어종들도 빈번하게 출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해의 대표 어종인 꽃게가 동해에서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수온 상승에 따른 해양 생태계 변화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으로 인해 울산을 찾는 외지 낚시인들의 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기존에는 제주도나 남해까지 가야만 잡을 수 있었던 고급 어종을 상대적으로 가까운 울산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되면서 낚시 관광객 유입 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기후변화의 부작용임을 지적하며, 장기적으로는 기존 해양 생태계의 균형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유튜브, SciTech Daily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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