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에 물집 나는 사람들은...' 정말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2025-05-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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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V-1 감염자 알츠하이머병 위험 매우 높아진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입가에 물집을 일으키는 헤르페스 심플렉스 바이러스 1형(HSV-1) 감염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알츠하이머 위험이 상당히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알츠하이머란 기억력, 사고력 및 행동상의 문제를 야기하는 뇌 질병이다. 치매 사례의 60~80%를 차지한다.

미국 연구팀이 최근 오픈 액세스 저널 ‘BMJ 오픈’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HSV-1에 증상을 동반한 감염을 경험한 사람들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8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은 HSV-1 감염자들은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보다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17%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2006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의 대규모 의료보험 청구 데이터(IQVIA PharMetrics Plus)를 분석해 이뤄졌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환자들을 나이, 성별, 지역, 데이터베이스 등록 연도, 의료기관 방문 횟수 등을 기준으로 신경학적 질환 병력이 없는 대조군과 매칭해 총 34만 4628쌍의 사례 대조군을 구성했다.

분석 결과 알츠하이머병 환자 중 65%가 여성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73세였다. 이들은 대조군에 비해 더 많은 동반 질환을 갖고 있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 중 1507명(0.44%)이 HSV-1 진단을 받았던 반면 대조군에서는 823명(0.25%)만이 HSV-1 진단 이력이 있었다.

연구팀이 잠재적 영향 요인들을 보정해 분석한 결과, HSV-1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80% 더 높았다. HSV-1 감염 이력이 있는 2330명 중 931명(40%)이 진단 후 항헤르페스 약물을 사용했는데, 이들은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보다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17% 낮았다.

연구팀은 또 다른 헤르페스 바이러스들의 잠재적 역할도 조사했다. HSV-2,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 거대세포바이러스 등을 분석한 결과, HSV-2와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 감염도 알츠하이머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SV-1과 다른 신경친화성 바이러스들이 어떻게 치매 위험을 높이는지에 대한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연구팀은 "HSV 감염으로 인한 뇌의 염증성 변화가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중추적 역할을 한다는 연구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HSV 감염에 반응해 아밀로이드 베타 펩타이드가 축적되며, 이것이 바이러스가 세포막과 융합하는 것을 막아 숙주 세포를 보호한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HSV를 알츠하이머병의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는 근거가 된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HSV-1을 포함한 다양한 병원체에 대해 항미생물 특성을 보인다는 것도 일관된 발견이다.

HSV-1 DNA는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적인 플라크에서도 발견되며,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일반적인 유전적 위험 요인인 ApoE ε4 대립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HSV 감염에 더 취약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3560만 명이 치매를 앓고 있으며, 매년 770만 건의 새로운 사례가 진단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의 60-80%를 차지하며, 2020년 치료 비용만 3050억 달러에 달했다.

다양한 감염원이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연관됐다는 연구들이 있어왔는데, 이 중 가장 많이 연구된 것이 HSV-1이다. 2016년 한 해에만 전 세계 50세 미만 인구의 3분의 2 이상이 HSV-1에 감염됐을 정도로 흔한 바이러스다.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인과관계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연구팀도 환자가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되기 전의 HSV-1 감염은 알 수 없었고, 감염됐어도 증상이 없는 사람들이 많으며, 증상이 있어도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어 이런 요인들이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다른 연구들의 결과와 일치한다. 연구팀은 "분자적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이 결과들은 항헤르페스 치료가 치매 위험을 완화하는 데 가능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결론에서 "이런 발견들은 헤르페스 바이러스 예방을 공중보건 우선순위로 보는 관점에 더욱 큰 중요성을 부여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입가에 물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여겨졌던 HSV-1이 실제로는 심각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위험 요인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항바이러스 치료가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치매 예방 전략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HSV-1 감염자들에게 적절한 항바이러스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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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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