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판에 밟히던 잡초가 알고보니…관절염, 고혈압에 특효라는 '의외의 식물'
2025-05-2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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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염증 및 항산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돼
산에 오르다 보면 가시 돋친 줄기를 휘감은 채 무성하게 뻗어 있는 식물이 있다. 너무 흔해서 밟히고 잘리기 일쑤지만, 이 식물이 해외에선 귀한 몸 대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나라에선 잡초로 밀려났지만, 일본과 중국에서는 ‘몸값 높은 약초’로 불리는 식물. 바로 청미래덩굴 이야기다.

청미래덩굴은 예부터 우리 땅에 자생해온 식물이다. 줄기는 단단하고 날카로운 가시가 있으며, 번식력이 강해 금세 주변을 뒤덮는다. 생김새만 보면 그리 반가운 존재는 아니다. 하지만 이 식물의 뿌리는 예로부터 ‘토복령’이라 불리며 약재로 사용돼 왔다. 관절염, 부종, 소염작용에 좋다는 기록이 고서에 남아 있고, 민간에선 해독에 뛰어난 약초로 알려져 있다.
◈ 해외에선 '수입 약재'로 고급 취급
국내에선 너무 흔해서 ‘산에서 뜯어다 그냥 끓여 마시는 풀’ 정도로 여겨지지만, 해외에서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일본과 중국은 청미래덩굴을 식품의약품 수준으로 취급하며 대량 수입하고 있다. 특히 뿌리를 잘 말린 건조 토복령은 가공 형태에 따라 수천 원에서 수십만 원대까지 거래되기도 한다. 홍콩 등지에선 고급 한약재로 포장돼 판매되며, 항염·이뇨·면역 개선 효능을 앞세워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국내 여러 대학과 연구소에서 진행한 성분 분석에 따르면, 청미래덩굴에는 사포닌, 폴리페놀, 베타시토스테롤 등 항산화·항염 물질이 다수 포함돼 있다. 피부 염증을 완화하고, 간 기능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이를 눈여겨보고 항알러지 라인에 원료로 활용하려는 시도도 나오고 있다.
◈ 한국의 자원, 다시 바라봐야 할 때
하지만 정작 한국에선 청미래덩굴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많지 않다. 오히려 산림 훼손이나 등산로 정비 과정에서 ‘정리 대상’으로 분류되기 일쑤다. 해외에서 귀하게 쓰이고 수입까지 되는 식물임에도 국내에선 제값을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산지의 생물자원은 활용하지 않으면 사라지고, 외국에 뒤늦게 로열티를 지불하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 청미래덩굴처럼 흔하지만 가치 있는 식물에 대한 재발견과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자생식물에 대한 관심은 단순한 식물학적 의미를 넘어, 농가의 수익, 지역 경제, 나아가 국가 자원 주권과도 연결되는 문제다.
너무 가까이 있어 몰랐던 가치를, 이제는 눈여겨봐야 할 때다. 잡초로 취급받던 청미래덩굴이 다시금 우리 곁에서 '귀한 대접'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