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kg짜리 ‘바다 바퀴벌레’를 구워서 먹어봤습니다, 그런데 맛이...”
2025-05-2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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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퐝 바티노무스 기간테우스 먹방 영상 화제

심해엔 ‘바다 바퀴벌레’로 불리는 등각류 동물이 살고 있다. 바티노무스 기간테우스. 외형부터 범상치 않다. 거대한 크기, 딱딱한 껍질, 수많은 다리, 거대한 겹눈…. 마치 공상과학 영화 속 괴생명체를 연상케 한다. 대한민국의 야생동물 유튜버 헌터퐝이 최근 이 바티노무스 기간테우스를 베트남 현지에서 직접 구워 먹는 모습을 담은 도전적인 콘텐츠를 선보였다. 그가 올린 ‘초대형 심해 해산물을 통째로 숯불에 구워서 먹어보자!’는 바티노무스 기간테우스를 요리하고 맛보는 전 과정을 생생히 담아내며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헌터퐝은 바티노무스 기간테우스를 베트남 현지 해산물 시장에서 구매했다. 영상에서 헌터퐝은 바티노무스를 사기 위해 시장으로 향하며 3월과 4월에만 구할 수 있는 희귀한 해산물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 도착한 그는 1.8kg짜리 바티노무스를 주문했다. 가격은 10만 원이 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받은 것은 2.5kg짜리였다.
공벌레를 확대한 것처럼 보이는 바티노무스 기간테우스의 외형은 현장에서도 충격적이었다. 헌터퐝은 바티노무스를 들어 보이며 “미쳤다”라고 말했다.
헌터퐝은 바티노무스 기간테우스를 요리하기 위해 팀원들과 함께 준비에 나섰다. 바티노무스는 심해 생물이기에 혹시 모를 독성을 고려해 내장을 제거하는 손질 과정을 거쳤다. 손질은 전문가가 맡았다. 머리를 잘라 피를 빼내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바티노무스 기간테우스 피는 헤모시아닌 성분 때문에 파란색을 띠었다. 헌터퐝은 이 피가 젤리처럼 끈적한 질감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내장이 제거된 바티노무스 기간테우스와 내장이 남아 있는 바티노무스 기간테우스 두 마리를 각각 준비해 맛을 비교하기로 했다.
요리는 숯불에 구워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바티노무스 기간테우스의 단단한 등 쪽을 불 위에 올려 구웠다. 구워지는 동안 지글지글 소리가 나며 기름이 흘러나왔고, 헌터퐝은 일반적인 갑각류와 달리 기름이 많이 나오는 점이 신기하다고 언급했다. 다리는 가위로 잘라 따로 구웠으며, 살과 내장까지 모두 시식할 준비를 마쳤다. 소스는 베트남 현지 스타일로 준비됐다.
이제 가장 중요한 시식 단계. 헌터퐝과 팀원들은 바티노무스 기간테우스의 다양한 부위를 맛보며 솔직한 반응을 남겼다. 먼저 다리 부위에 대해선 “대게 같은 느낌”이라며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을 칭찬했다. 살은 부드럽고 탱글탱글했다. 내장이 포함된 부위는 약간 비린 맛이 있었지만 숯불로 구워 잡내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헌터퐝은 머리 부위 살에 대해선 부드럽고 진한 맛이 느껴졌다면서 가장 맛있다고 호평했다.
전체적으로 바티노무스 기간테우스는 대게나 크레이피시와 비슷한 맛을 내면서도 쫀득한 식감과 독특한 풍미가 돋보였다. 팀원들은 비린내가 예상보다 심하지 않고 소스 덕분에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가격이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점 때문에 자주 먹기는 힘들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바티노무스 기간테우스는 등각목 부채벌레아목 모래무지벌레과에 속하는 갑각류다. 등각목(등각류)는 갯강구, 쥐며느리, 공벌레 등을 포함하는 갑각류의 한 종류다. ‘바다 바퀴벌레’라는 별명은 그 외형이 육상의 쥐며느리나 갯강구를 닮았기 때문에 붙여졌다. 이들의 눈은 3500개의 조각으로 이뤄진 겹눈이다. 심해의 어두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이 같은 겹눈이 형성됐다.
바티노무스 기간테우스는 청소동물이다. 심해에서 먹이와 마주칠 기회가 적은 만큼 강한 먹성을 자랑한다. 죽은 생물의 사체를 주로 먹는다. 어린 상어를 공격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이들은 현생 갑각류 중 가장 큰 알을 낳아 육아낭에 보관해 부화한다. 생명력도 놀랍다. 일본 토바 수족관에서 사육된 바티노무스 한 마리는 5년 넘게 먹이를 먹지 않고 생존한 기록이 있다. 이 개체는 2009년 1월 이후 2014년 2월까지 단식을 이어갔다. 수영도 가능하다. 꼬리의 부채 모양 지느러미로 물속을 이동한다.
국내엔 바티노무스 기간테우스가 서식하지 않아 정식 국명이 없다. ‘거대등각류’나 ‘심해등각류’로 불린다. 과거 ‘대왕모래무지벌레’나 ‘큰심해모래무지벌레’ 같은 이름이 제안됐지만 공식 명칭으로 자리 잡지는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