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99%가 '곰취'인 줄 알지만 아니다…활용도 만점이라는 '이 나물'

2025-05-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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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과 꽃이 곰취를 많이 닮은 식물

봄철 산나물 철이 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식물 중 하나가 곰취다. 향긋하고 진한 풍미로 입맛을 돋우며 각종 나물 요리의 재료로 자주 활용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곰취로 알고 있는 식물 중 상당수가 실제로는 '곤달비'라는 전혀 다른 식물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생김새와 맛이 비슷해 혼동되기 쉬운 곤달비는 곰취와는 분류상 속부터 다르며, 특징과 생육 환경, 활용 방식에서도 차이가 크다.

곰취와 똑 닮은 식물 곤달비에 대해 한 번 자세히 알아보자.

곤달비 하우스. 자료사진. / 거창군 제공-뉴스1
곤달비 하우스. 자료사진. / 거창군 제공-뉴스1

우선 곤달비는 국화과 식물로 주로 해발 고도가 높은 심산 지역 습지에서 자란다. 곰취보다 생육 조건이 까다롭고, 자생지 또한 제한적이다. 일반적인 재배 환경에서는 잘 자라지 않아 자생지 보호와 자생지 외 보존이 중요한 식물로 분류된다. 곰취와 달리 곤달비는 줄기가 녹색이며 홈이 없고, 잎은 비교적 작고 얇으며 끝이 뾰족하다. 잎자루와 잎이 만나는 부분이 뚜렷한 v자형으로 이어지는 것도 곰취와 다른 점이다. 반면 곰취는 잎이 넓고 두꺼우며, 줄기에 자주빛 선과 홈이 있으며, 잎자루와 잎이 둥글게 이어진다.

곤달비는 곰취보다 향이 약하고 쓴맛이 덜하며, 식감이 부드러워 쌈으로 먹기에 적합하다. 데쳐서 무치거나 볶아 먹고, 묵나물로도 활용되며 장아찌, 김치, 송편 재료로도 쓰인다. 다양한 조리법에 활용 가능한 점에서 식재료로서의 가치가 높고, 쓴맛을 꺼리는 이들에겐 오히려 곰취보다 더 선호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곤달비는 생긴 모습이 곰취와 닮아 시장이나 산에서 구별이 쉽지 않다. 실제로 현장에서 나물을 채취하거나 구매할 때 혼동되는 경우가 잦고, 곰취로 알고 먹던 나물이 사실은 곤달비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곤달비의 줄기색, 잎의 질감, 잎자루의 연결 형태 등을 통해 육안으로 구별이 가능하다. 곰취는 잎이 크고 질감이 다소 거칠며 향이 강하고 쌉싸름한 반면, 곤달비는 잎이 부드럽고 얇아 씹을 때 질감이 유연하고 맛도 부드럽다.

곤달비 표본. / 전북대 생물학과
곤달비 표본. / 전북대 생물학과
곰취 표본. / 안동대학교 식물표본관
곰취 표본. / 안동대학교 식물표본관

곤달비는 꽃이 피는 시기에는 구별이 쉬운데, 89월에 노란색의 작은 꽃을 피우며, 꽃잎은 3~4장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곰취는 꽃잎이 5장 이상이고 크기가 더 크다. 하지만 나물 채취 시기는 꽃이 피기 전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꽃을 기준으로 한 구별은 실질적으로 어렵다.

생물학적 특성 면에서도 곤달비는 높이가 1m에 달하고, 뿌리는 굵은 근경이 사방으로 퍼지는 형태다. 실생이나 분주로 번식이 가능하지만 결실률이 낮아 일반적인 재배지에서는 재배가 어렵다. 곰취보다 더위에 약해 관리가 까다롭고, 자생지를 벗어난 재배 환경에서는 생육이 저조해 경제적 활용을 위해서는 대량 증식과 함께 자생지 보존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결국 곤달비는 곰취와 혼동되기 쉽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식물이다. 향과 맛, 생육 환경, 줄기와 잎의 형태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부드러운 맛과 높은 활용도를 지닌 나물로서 그 자체로 주목할 가치가 있다. 특히 봄철 나물철을 맞아 곰취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곤달비는 또 다른 선택지이자, 한국 산나물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유튜브, 자유인섭이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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