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완패…한국 탁구 간판 신유빈, 연달아 탄식할 소식 전해졌다

2025-05-2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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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 혼복 4강서 왕추친-쑨잉사 조에 0-3 패배
신유빈 단식 8강 좌절 이어 중국에 연이은 고배

한국 탁구의 ‘찰떡 콤비’로 기대를 모았던 임종훈(한국거래소)과 신유빈(대한항공) 조가 세계 탁구의 벽 앞에 멈춰 섰다.

대한민국 탁구 대표팀 신유빈이 2024년 8월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 일본 히나 하야타와의 경기에서 패배한 후 아쉬워 하고 있다 / 뉴스1
대한민국 탁구 대표팀 신유빈이 2024년 8월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 일본 히나 하야타와의 경기에서 패배한 후 아쉬워 하고 있다 / 뉴스1

23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루사일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5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개인전) 혼합복식 준결승에서 임종훈-신유빈 조는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조에 0-3(10-12 6-11 14-16)으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세트 스코어로는 완패였지만, 내용 면에서는 치열한 접전이었다. 특히 1세트와 3세트는 듀스까지 가는 손에 땀을 쥐는 경기였기에 아쉬움이 더욱 컸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안정적인 수비와 공격 전환을 바탕으로 세계 최강 중국 조를 맞아 선전했지만, 고비마다 집중력과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1세트 초반 임종훈의 드라이브 공격과 신유빈의 수비 조화가 빛나며 2-0 리드를 잡았으나, 중국 조의 반격에 4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흐름이 흔들렸다.

팽팽한 시소게임 끝에 10-9로 먼저 게임 포인트를 잡았지만, 이후 듀스를 허용했고 연속 득점을 내주며 결국 10-12로 첫 세트를 내줬다.

2세트 역시 흐름을 주도하지 못했다. 6-6 동점 상황에서 쑨잉사의 날카로운 포핸드 공격에 연속 실점을 당했고, 후반에는 리시브 범실이 잇따르며 6-11로 무릎을 꿇었다.

3세트에서는 4-9까지 벌어졌던 점수 차를 끈질기게 좁혀 8-9로 따라붙은 뒤, 결국 13-13의 듀스를 만들어내며 마지막까지 희망을 이어갔다.

하지만 14-15에서 신유빈의 포핸드 공격이 빗나가며 마지막 기회마저 무산됐고, 경기는 그대로 0-3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결과로 임종훈-신유빈 조는 세계선수권 결승 무대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준결승 진출로 공동 3위에 올라 동메달을 획득했다. 세계선수권에서는 3·4위전 없이 준결승 탈락자에게 공동 동메달이 수여된다.

임종훈과 신유빈이 23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루사일 아레나에서 열린 2025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 혼합복식 4강 중국 쑨잉사, 왕추친과의 경기에서 실점 후 아쉬워하고 있다 / 뉴스1
임종훈과 신유빈이 23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루사일 아레나에서 열린 2025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 혼합복식 4강 중국 쑨잉사, 왕추친과의 경기에서 실점 후 아쉬워하고 있다 / 뉴스1

이 동메달은 두 선수에게 모두 큰 의미가 있다. 세계선수권 혼합복식에서 임종훈과 신유빈이 함께 따낸 첫 메달이며, 신유빈에게는 2회 연속 세계선수권 메달이라는 점에서 값진 성과다.

신유빈은 2023년 더반 대회에서 전지희(은퇴)와 여자복식 은메달을 합작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유한나(포스코인터내셔널)와 함께 여자복식 4강에 올라 또 하나의 동메달을 확보한 상태다.

경기 후 신유빈은 “1게임과 3게임 모두 작전 하나가 밀려 패했다.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임종훈 역시 “고비도 많았지만, 가장 중요한 목표였던 혼합복식에서 메달을 딸 수 있어 기쁘다. 마지막은 아쉬웠지만 전체적으로는 기분 좋다”며 대회 소감을 밝혔다.

두 선수가 패한 왕추친-쑨잉사 조는 현재 세계 최강 혼합복식 조로 평가받는다. 왕추친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 탁구는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며 한국의 성장세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특히 혼합복식 조가 꾸준히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임종훈-신유빈은) 이전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발전을 이뤘고, 이제는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이 아니다. 많은 노력을 해온 것이 느껴진다”고 존중을 표했다.

한편, 신유빈은 단식 16강에서도 세계 1위 쑨잉사(중국)를 상대로 접전을 펼쳤으나 2-4(8-11 11-7 6-11 5-11 12-10 10-12)로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2게임을 11-7, 12-10으로 따냈고, 6게임 중 두 게임이 듀스로 이어질 만큼 치열한 승부였지만, 승리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로써 신유빈은 혼합복식과 단식 모두 아쉬운 탈락 소식을 전하게 됐다. 그러나 두 경기 모두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의 팽팽한 접전이었기에, 이번 대회를 통해 한층 더 성숙해졌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신유빈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루사일 아레나에서 열린 2025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단식 16강 중국 쑨잉사와 경기에서 실점 후 아쉬워하고 있다 / 뉴스1
신유빈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루사일 아레나에서 열린 2025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단식 16강 중국 쑨잉사와 경기에서 실점 후 아쉬워하고 있다 / 뉴스1

아직 대회 일정은 끝나지 않았다. 신유빈은 유한나와 함께 나서는 여자복식 4강전을 앞두고 있다. 그는 “여기까지 올라온 만큼 이제 후회는 없어야 한다. 언니랑도 작전을 잘 짜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달아 마주한 패배는 아쉽지만, 그 안에서 빛난 투혼과 성장의 흔적은 한국 탁구의 내일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신유빈과 임종훈이 흘린 땀방울은 기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탁구 팬들이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낼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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