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묵은 찌꺼기랑 빨래한 셈…세탁조만 청소하면 사실상 무의미한 이유
2025-05-2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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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 전문가가 전수한 드럼 세탁기 청소법
흔히들 빨래해도 옷에서 냄새가 나면 세탁조가 문제라고 한다. 하지만 세탁조를 정기적으로 청소해도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또 있다. 눈에 보이거나 냄새를 맡을 수 없어서 사실상 모르면 세탁조를 청소해도 완전히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기 힘들다. 아는 사람만 안다는 세탁기 청소법에 대해 알아보자.

최근 살림 전문가 조용상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채널을 통해 이 방법을 소개했다. 해당 영상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좋아요' 수 7.5만 개를 받으며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
조용상 씨에 따르면 세탁조는 사실 이중으로 돼 있다. 눈에 보이는 세탁조와 이를 감싸는 아웃튜브다. 아웃튜브란 세탁기 내부에서 사용된 물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배수관 또는 배수 통로를 의미한다. 세탁조의 물은 배수할 때 밖으로 다 나가지만 아웃튜브의 물은 환기도 안 된 채 그대로 남아 있다. 특히 이 아웃튜브의 물은 배수 기능만으로는 안 빠진다.
이에 세탁기 좌측 하단의 잔수 호스밸브나 거름망을 열어서 고인 물을 빼야 한다. 여기에 세탁물 찌꺼기, 세탁조 곰팡이가 쌓여 썩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세탁 때 더러운 물이 깨끗한 물과 섞일 수밖에 없다.
조용상 씨는 "아웃튜브의 배수관은 두 곳이다"라며 "우리가 알고 있는 자동으로 배수되는 배수관과 모터 보호를 위해 무겁고 더러운 것들이 빠져나가는 배수관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두 번째 배수관의 물에 세제 찌꺼기, 먼지, 머리카락, 곰팡이 찌꺼기 등이 있다. 물론 평소에 세탁기 관리 잘하시고 1년에 한 번씩 기사님 불러서 청소하시고 평소에 좌측 하단의 (두 번째 배수관이 연결된) 잔수 호스밸브 여시고 거름망도 열어 놓으시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문제는 우리가 늘 그렇게 못하지 않냐. 특히 세탁조 클리닝을 하면 아웃튜브와 두 번째 배수관에는 더 더러운 찌꺼기들이 있다. 탈수, 헹굼을 해도 세탁조의 물만 나갈 뿐 아웃튜브에는 저렇게 물이 남아 있다. 그런데 바로 세탁을 하시면 아웃튜브와 두 번째 배수관의 더러운 물과 함께 세탁을 하시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조용상 씨가 제안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세탁기 좌측 하단의 잔수 호스밸브를 연다. ▲ 세탁기의 전원을 끄고 세탁조에 물을 붓는다. ▲ 아웃튜브와 두 번째 배수관의 더러운 물이 좌측 하단으로 나온다. ▲ 락스, 과탄산소다, 세탁조 클리너 등으로 세탁조를 청소하고 난 뒤엔 아웃튜브에 찌꺼기가 많이 모여 아웃튜브를 청소하기 더 편하다.
다만 그는 해당 방법은 드럼 세탁기에만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통돌이는 배수 시 물이 다 빠지기 때문이다.
한편 세탁조를 청소하는 이유는 주로 빨래를 한 뒤에도 옷에서 꿉꿉한 냄새가 나거나 피부염, 세탁 성능 저하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세탁기는 일상생활에서 위생을 책임지는 가전제품이지만 그 내부가 오염될 경우 오히려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엇보다 세탁조에 쌓인 곰팡이와 세균은 세탁 후에도 옷에 남아 인체에 영향을 직접 줄 수 있다. 알레르기, 피부염, 접촉성 피부염, 아토피 피부염 등 다양한 피부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런 증상은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약자, 피부가 민감한 사람에게 특히 더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
곰팡이 포자나 세균이 세탁물에 남아 호흡기를 통해 들어올 경우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처럼 세탁조 내부의 오염은 단순히 위생 문제를 넘어 실제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세탁기 내부에 곰팡이와 세균이 쌓이면 악취가 발생하고 오히려 세탁물이 오염되는 역효과 또한 나타날 수 있다.

세탁조 내부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기본적으로는 세탁이 끝난 후 세탁기 문과 세제 투입구, 배수구를 열어두고 내부를 완전히 건조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내부에 습기가 남아 있으면 곰팡이와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세탁이 끝난 뒤에는 고무 패킹이나 세탁기 안에 남은 물기를 깨끗하게 닦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정기적으로 세탁기 내부를 세척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세탁조 클리너나 식초, 베이킹소다 같은 천연 재료를 사용해 표준 코스로 세탁기를 돌리면 세제 찌꺼기와 곰팡이, 악취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세탁 전에는 세탁물에 묻은 먼지나 머리카락, 오염물질을 미리 제거하고, 세제를 과다하게 사용하지 않아야 세제 찌꺼기가 쌓이지 않는다. 가루세제를 사용할 경우에는 미리 물에 녹여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세제 투입구, 고무 패킹, 배수 필터 같은 부위도 주기적으로 분리해 청소해야 한다. 이들 부위는 습기와 오염이 집중되기 쉬워 곰팡이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에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 세탁이 끝난 직후에는 젖은 세탁물을 즉시 꺼내어 널어야 하며 세탁기 안에 빨래를 오래 방치하면 오히려 세탁기 내부의 오염을 부추기는 원인이 된다.

세탁기를 사용하는 빈도나 세탁량이 많은 가정이라면 세탁조를 분해해서 청소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1년에 한 번 분해 청소를 하는 것이 가장 권장된다. 이 과정을 통해 세탁조 깊숙한 곳에 쌓인 곰팡이, 세균, 찌꺼기, 악취 등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으며 세탁기의 성능과 위생 상태도 유지할 수 있다. 세탁 빈도가 높거나 가족 수가 많아 세탁량이 많은 경우에는 분해 청소 주기를 1년에 1~2회로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