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불티나게 팔리네…해외서 인기 폭발해 관광객들 싹쓸어간다는 '한국 과자'
2025-05-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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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많은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매출 상승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서울역과 명동 등 국내 주요 관광 상권에서 한국 과자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 여행 중 구매한 과자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샷으로 남기며, 일부 제품은 ‘한국여행 필수품’으로 입소문을 타고 대량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올해 1분기 관광 상권에서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9% 상승했다. 특히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는 ‘참붕어빵’, ‘비쵸비’, ‘알맹이’, ‘예감’, ‘마켓오 브라우니’ 등 5개 제품의 합산 매출이 91% 증가했다. 이 매장은 서울 도심과 인천국제공항을 연결하는 공항철도 노선에 위치해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쇼핑 코스로 꼽힌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87만 명으로 전년 대비 13.7% 늘었다. 이들의 여행 소비가 K-스낵 구매로 연결되면서 특정 브랜드 매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관광객 사이에서 특히 인기 있는 제품은 2011년 국내 출시된 오리온 ‘참붕어빵’이다. 중국에서는 ‘물고기(魚)’와 ‘풍요(余)’의 발음이 같고, 물고기를 재물의 상징으로 보는 문화가 있어 가족과 지인을 위한 귀국 선물로 인기가 높다. 오리온 측은 붕어빵이 겨울철 길거리 간식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느낀 외국인들이 이를 사계절 즐길 수 있는 양산빵 형태로 접하며 호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붕어빵은 중국 온라인 쇼핑몰 징둥닷컴에서도 높은 판매 순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2019년 말부터 오리온 중국법인이 ‘샤오위누어누어(小魚糯糯)’라는 이름으로 현지 생산에 돌입했다. 2024년부터는 베트남 법인에서도 ‘봉방(Bông Bàng)’이라는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해 현지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이 제품은 미국 시장에서도 반응이 좋다. 올해 1월 창고형 매장 코스트코에 입점한 이후, 1분기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약 10배 성장했다.
업계는 외국인 관광객의 SNS 입소문을 통한 ‘바이럴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해외 방문객이 국내에서 구매한 과자나 라면 등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에 소개하면서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고, 이는 현지 유통업체와의 거래 확대나 수출 계약으로 이어지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오리온은 과거 ‘초코파이情’의 사례를 통해 입소문의 힘을 경험한 바 있다. 1990년대 초 중국과 러시아 보따리상들 사이에서 초코파이가 화제가 되면서 직접 시장에 진출했고, 1997년에는 중국 랑팡에 현지 공장을 설립했다. 러시아에도 1993년 수출을 시작해 2006년 트베리에 공장을 세웠다. 현재는 중국, 베트남, 러시아, 인도 등에서 현지 생산을 통해 연간 40억 개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지난해 초코파이 글로벌 매출은 5800억 원을 넘겼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오리온은 관광 상권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판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비쵸비 코리아에디션’, ‘마켓오 브라우니 제주말차’, ‘마켓오 브라우니 크림치즈’ 등이 그 예다. 외국인 관광객의 취향을 겨냥한 제품으로, 여행 중 쇼핑 경험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기억을 남기고자 하는 전략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지 공장 설립이나 유통 확대 이전에, 제품력과 브랜드 인지도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SNS 콘텐츠, 해외 직구 등 국가 간 구매 장벽이 낮아진 만큼, 외국인 관광객의 경험이 K-푸드를 세계로 확산시키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