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넷플릭스·티빙 이어 디즈니+, 결국 '이 소식' 전했다
2025-05-2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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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에 이어 한국에서도 계정 공유 단속 본격화
디즈니+ 신규 가입자는 5월 16일부터 새 약관 적용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의 흐름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계정 공유 제한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디즈니플러스(디즈니+)도 결국 한국에서 계정 공유 제한을 공식 도입했다. 넷플릭스, 티빙에 이어 디즈니플러스까지 동참하면서, 국내 OTT 이용자들은 구독료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5월 16일 이용약관을 개정하고, 같은 날부터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계정 공유 제한을 시작했다. 기존 가입자에게는 6월 24일부터 동일한 정책이 적용된다. 약 한 달간의 유예기간을 둔 뒤, 모든 한국 내 사용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제한 조치에 들어가는 셈이다.
디즈니플러스가 공개한 이용자 안내에 따르면, 향후 하나의 계정은 원칙적으로 ‘하나의 가구’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여기서 ‘가구’는 “같은 주소에 거주하는 사용자 집단”으로 정의되며, 이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외부 사용자는 해당 계정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이와 동시에, 디즈니플러스는 넷플릭스가 먼저 도입한 ‘추가 회원 기능’을 한국에도 도입할 예정이다. 계정 소유자가 추가 요금을 지불하면, 주소지가 다른 사용자도 ‘추가 회원’으로 등록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구조다. 단, 이 기능의 구체적인 요금제 및 도입 시기는 아직 한국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디즈니플러스는 이미 미국, 캐나다, 유럽, 아시아태평양 일부 국가에서 계정 공유 제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미국의 경우, 추가 회원 이용료는 베이직 요금제(광고 포함) 기준 월 6.99달러(약 9,200원), 프리미엄 요금제는 월 9.99달러(약 1만 3,100원)로 책정돼 있다.
디즈니의 이 같은 정책 변화는 OTT 플랫폼의 수익성 제고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구독자 증가 둔화와 광고 매출 정체를 겪고 있는 글로벌 OTT 시장에서, 계정 공유를 유료화해 기존 무료 이용자들을 유료 가입자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제한의 대표 사례다. 지난 2023년 5월 미국 등 100여 개국에서 계정 공유 제한을 시작했고, 한국에서는 2024년 2월부터 적용됐다.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는 해당 조치 이후인 2023년 2분기에만 유료 가입자 수가 589만 명 증가했고, 3분기에는 900만 명이 추가 유입되며 총 1,489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는 계정 공유 제한이 가입자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국내 OTT 플랫폼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CJ ENM이 운영하는 토종 OTT 서비스 ‘티빙’은 지난 4월 2일부터 계정 공유 제한을 위한 기반 정비에 착수했다. 현재는 계정별 ‘기준 기기 등록’을 받고 있으며, 오는 6월 30일까지 등록을 완료한 뒤, 7월 1일부터는 등록된 기준 기기 외의 다른 기기에서의 접속은 제한된다. 이 역시 사실상의 계정 공유 차단으로 해석된다.
OTT 산업이 본격적인 유료화 단계로 접어들면서, 사용자들의 부담은 점차 가중되는 추세다. 그동안 한 계정을 여러 명이 나눠 쓰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콘텐츠를 이용해 온 환경은 점차 사라지고 있으며, 가족 외 지인과의 계정 공유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용은 늘어나는데 콘텐츠 질은 그대로”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여러 OTT 플랫폼을 동시에 구독하는 '다중 구독자'들은 이중·삼중 요금 부담을 체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계정 공유 제한 도입이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구현되기 어려운 만큼 불편과 혼선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디즈니플러스를 끝으로 국내 주요 OTT 플랫폼 모두가 계정 공유 제한 정책을 실행하게 되면서, 6월을 기점으로 OTT 생태계에 실질적인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소비자의 선택은 점점 더 신중해지고, 각 플랫폼은 단순 가격이 아닌 콘텐츠의 질과 서비스 안정성으로 승부해야 할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