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좌절할 수 있는 중대한 발견…"아무리 운동해도 오래 앉아 있으면 꽝"
2025-05-2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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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앉아있음, 뇌에 숨겨진 위험
당신의 뇌를 갉아먹는 정적 시간의 비밀
오래 앉아서 일하는 게 얼마나 몸에 안 좋은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또 나왔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더라도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보내는 생활 습관이 뇌의 구조적 변화를 유발하고 인지 기능 저하를 앞당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운동만 하면 건강하다’는 기존의 통념에 의문을 던지는 중요한 발견이다.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밴더빌트대학교 기억·알츠하이머센터 연구팀은 평균 연령 71세의 노인 404명을 대상으로 장기간 활동 패턴과 뇌 건강의 연관성을 추적 조사했다. 연구는 무려 7년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참가자들의 신체 활동과 뇌 구조의 변화가 정밀하게 분석됐다.
조사에 참여한 이들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운동 기준인 주당 150~~300분의 중강도 운동 또는 75~150분의 고강도 운동을 충족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처럼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간이 확보된 상황에서도 하루 중 오랜 시간을 앉아서 보내는 습관은 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손목에 착용하는 고정밀 활동 측정기를 통해 피험자들의 움직임과 정적인 시간을 세밀하게 기록했다. 또한 정기적인 인지 기능 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뇌의 구조 변화까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하루 평균 13시간을 앉은 자세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출퇴근, 사무 업무, 식사, TV 시청 등으로 인해 쉽게 누적되는 시간이다. 문제는 이렇게 긴 ‘정적 시간’이 뇌 건강에 실제로 해로운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특히 기억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해마나 알츠하이머병과 연관된 특정 피질 부위에서 뚜렷한 위축 현상이 발견됐다. 전두엽과 두정엽의 부피 감소도 관찰됐는데, 이는 사고력과 주의력, 공간 인지력 등 핵심적인 인지 기능에 직결되는 영역이다.
더 놀라운 점은 치매 위험 유전자인 APOE-ε4를 가진 집단에서 나타났다. 이들은 운동량과 관계없이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뇌의 전반적인 부피 감소가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이 이 유전자 보유자에게는 더 강한 신경 퇴행 자극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가 단순히 자세 문제만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장시간 앉아 있으면 뇌 혈류가 감소하고, 저강도의 지속적 염증이 유발되며, 결국 신경세포 간 연결이 약화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서서히 축적되면서 뇌 기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연구팀은 “운동은 건강을 지키는 데 필수적이지만, 운동을 하지 않는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장시간 앉는 습관은 유전적으로 뇌 질환에 취약한 사람들에게 더욱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많은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되돌아보게 한다.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다고 해도, 대부분의 시간을 의자에 앉아 보낸다면 뇌 건강에는 여전히 위험 신호가 켜져 있다는 것이다. 건강한 뇌를 위해서는 운동 시간 외에도 ‘움직이는 생활’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실제로 일상 속에서도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실천 방법은 다양하다. 업무 중 일정 간격으로 일어나 몸을 풀거나, 스탠딩 데스크를 도입해 서서 일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한두 정거장 미리 내려 걷는 시간을 확보하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전화 통화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걷거나, 점심시간에 잠시 야외를 걷는 것도 뇌 자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하루 중 '운동한 시간'보다 '움직이지 않은 시간'을 얼마나 관리하느냐다. 특히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뇌 건강은 단순한 체력 유지가 아니라 삶의 질과 직결되기에, 하루의 자세와 활동 방식 전반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운동은 뇌 건강을 위한 첫걸음일 뿐이다. 하지만 앉아 있는 시간, 가만히 있는 습관을 줄이려는 작은 실천들이 쌓일 때 비로소 건강한 노화와 활기찬 뇌를 기대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