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g에 무려 6만원... 요즘에 산에서 봤다면 절대 지나치지 마세요
2025-05-25 21:08
add remove print link
아는 사람만 안다는 장아찌용 최고급 나물

깊은 산골짜기에서 만나는 특별한 나무가 있다. 잎 모양이 박쥐가 날개를 펼친 모습과 닮아 '박쥐나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 나무의 어린순이 바로 1kg에 6만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나물의 정체다.
박쥐나는 박쥐나무과에 속하는 떨기나무 또는 작은 큰키나무다. 산지 숲속에서 비교적 드물게 자란다. 줄기 높이는 3~6m에 달한다. 잎은 어긋나며 둥근 모양 또는 오각형이다. 길이와 폭이 7~20cm로 위쪽이 3~5갈래로 갈라진다. 끝이 꼬리처럼 뾰족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 전역에 자생한다. 동아시아 온대 지역에도 널리 분포한다. 거제도와 제주도 등 남부지방에는 단풍박쥐나무라는 기본종이 매우 드물게 자란다. 이 종은 꽃이 필 정도로 자란 나무의 잎도 단풍잎처럼 깊게 갈라져 구별된다.
박쥐나무 순을 채취하는 시기는 봄철이다. 부드러운 어린잎을 나물로 먹는다. 알싸한 맛과 향이 일품이다. 약간의 독성이 있어 보통 데쳐서 먹는다. 된장이나 고추장으로 쌈을 싸 먹으면 맛이 좋다. 깻잎처럼 장아찌로 만들어 먹어도 훌륭하다.
쓴맛이 없어 입맛을 돋운다. 많은 양이 아니라면 생으로 먹어도 괜찮다. 특히 돼지고기를 먹을 때 쌈으로 싸 먹으면 향과 맛이 어우러진다. 박쥐나무 장아찌는 된장으로 담그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유의 향과 아삭한 식감이 밥도둑 역할을 한다.

요리법은 다양하다. 어린순을 살짝 데쳐 된장무침으로 만든다. 참기름과 마늘을 넣어 무치면 풍미가 더해진다. 장아찌는 깨끗이 씻은 박쥐나무 순을 된장에 박아 1~2주 숙성한다. 고추장에 박아도 매콤달콤한 맛을 낸다. 쌈채소로 활용할 때는 생것을 그대로 사용한다.
박쥐나무는 약재명으로 '백룡수'라고 부른다. 뿌리를 조약재로 쓴다. 연중 채취가 가능하다. 맛은 맵고 성질은 따뜻하다. 잎도 약용할 수 있다.

백룡수는 몸에 침입해 질병의 원인이 되는 풍사와 습사를 없애주는 작용이 탁월하다. 풍을 제거해 풍으로 인해 발생하는 반신불수와 사지마비를 예방하고 치료한다. 손발이 얼음같이 차고 전신이 뻣뻣해지는 증상을 치료한다.
풍사로 인한 통증을 가라앉히는 진통작용이 뛰어나다. 사지 통증, 근육통, 신경통, 관절통, 류머티스 동통, 요통, 편두통에 효과가 있다. 통하게 작용으로 몸속 경락을 잘 통하게 한다. 몸속에 뭉친 피를 풀어준다.
무릎 관절이 붓는 등 부종을 제거해준다. 심부전 등 심장병에도 치료효과가 있다. 심신이 쇠갈된 증상과 신경쇠약에도 효능이 있다. 지열 작용이 있고 염증과 학질에도 효과를 보인다.
박쥐나무가 1kg에 6만원이라는 고가를 형성하는 이유는 희귀성 때문이다. 산지 숲속에서 비교적 드물게 자란다. 채취할 수 있는 양이 제한적이다. 봄철 짧은 기간에만 어린순을 딸 수 있다.
박쥐나무 뿌리를 술에 담가 복용하면 심장이 튼튼해지고 각종 통증을 완화하는 것으로 민간에선 전해진다. 약재로 사용할 때는 뿌리를 건조한 약재 6~12g을 달여 아침저녁으로 복용한다. 다만 임산부나 몸이 허약한 사람은 복용하지 않는다.
꽃은 6, 7월에 핀다. 잎겨드랑이에서 난 꽃대에 1, 4개씩 취산꽃차례로 달린다. 아래를 향하고 노란빛이 도는 흰색이다. 꽃잎은 6장으로 선형이며 길이 3.0~3.5cm다. 뒤로 말리는 특징이 있다. 열매는 핵과로 9월에 결실한다. 타원형이며 길이 7~8mm다. 검은빛이 도는 푸른색을 띤다.
최근 들어 박쥐나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함께 전통 약재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독특한 맛과 향을 찾는 미식가들의 입맛도 한몫했다. 하지만 남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