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도 아닌데...홍명보호 핵심 선수, 명단서 이름 제외 (+이유)

2025-05-26 12:53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9·10차전 대표팀 명단 발표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서 처음 A대표팀에 발탁된 핵심 선수

2025년 6월 A매치 소집 명단에서 의외의 이름이 빠졌다. 바로 K리그 득점 2위이자 ‘늦깎이 국가대표’로 주목받아온 36세 공격수 주민규다. 그는 최근까지 대표팀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고,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도 신뢰를 받은 선수였기에 이번 제외는 많은 팬들 사이에서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2024년 10월 10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 대한민국 주민규가 헤딩슛을 시도하고 있다 / 뉴스1

26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9·10차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한국은 6월 6일 이라크 바스라에서 이라크와 9차전을, 이어 6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최종 10차전을 치른다.

현재 한국은 B조 1위(4승 4무, 승점 16점)로 본선 진출 가능성이 높지만, 최종 확정을 위해선 한 경기 이상의 안정적 결과가 필요하다. 2위 요르단(승점 13), 3위 이라크(승점 12)의 추격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이번 두 경기는 단순한 소집 이상의 중요성을 갖는다. 이에 따라 홍 감독은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프턴), 이재성(마인츠) 등 유럽파 중심의 핵심 전력을 그대로 유지했다.

부상으로 빠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제외하면 전력 누수는 크지 않지만, 팬들 사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백은 단연 주민규의 제외다.

2024년 6월 6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 더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대한민국과 싱가포르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주민규가 데뷔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 뉴스1(대한축구협회 제공)

주민규는 1990년생으로, 올해 만 35세다. 그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K리그에서 무려 66골을 기록했고, 2021년(22골)과 2023년(17골)에는 K리그1 득점왕에 올랐다. 2022년에도 17골을 기록했지만 경기 수 차이로 조규성에게 득점왕을 내줬다. 실질적으로는 3년 연속 리그 최정상급 골잡이였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특히 그는 2024년 3월,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에서 처음 A대표팀에 발탁되며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태국전에서의 출전으로 만 33세 343일의 나이에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 기록을 썼고, 6월 싱가포르전에서는 최고령 A매치 데뷔골 2위 기록도 추가했다.

2024년 3월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C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태국과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손흥민이 첫 골을 성공시킨 뒤 주민규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뉴스1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도 꾸준히 기회를 받았다. 2024년 3월부터 최근 3월 소집까지 6회 연속 대표팀 명단에 포함되며 오세훈(마치다), 오현규(헹크)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 라인을 형성해왔다. 이렇듯 안정적이고 인상적인 활약을 이어오던 주민규가 이번 소집에서 부상도 없이 제외된 것은 의외의 결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홍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민규의 제외 배경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그는 “주민규도 현재 활약이 좋다. 안 좋아서 뺀 것이 아니다”라고 전제하며 “계속 득점을 하고 있지만, 이번 A매치가 어웨이 경기 중심이라는 점, 그리고 상대 분석 결과 스피드가 필요한 경기가 될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세훈, 오현규 등 기존 공격수 자원에 손흥민, 황희찬도 최전방에 설 수 있기 때문에 전체 공격 조합의 균형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즉, 홍 감독은 득점력 자체보다는 상대 전술, 이동거리, 경기 환경, 스피드 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민규를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적지 않다. K리그에서 9골로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는 주민규는 36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꾸준한 골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24 시즌 들어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보여주며 ‘토종 스트라이커의 자존심’으로 불려왔다. “이제는 대표팀에서도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존재감이 컸기에, 그의 낙마는 축구 팬들에게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