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기대감 하락하는 홍명보호, 월드컵 중계권료 떠안은 JTBC

2026-04-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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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심한 팬심, 낮아진 시청률…경기력 개선이 흥행 결정할 듯
MBC·SBS를 제외한 월드컵 중계…과연 향방은

사상 최초로 JTBC와 KBS에서만 월드컵을 시청할 수 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독점 중계권을 가진 JTBC는 지상파 3사와 중계권료 협상을 몇 달간 벌였으나 지지부진했다. JTBC가 중계권료를 상당 부분 낮춰 약 140억원으로 제안하며 MBC·SBS를 제외한 KBS만이 수락했을 뿐이다.

JTBC가 이번 대회를 위해 구입한 중계권료는 1억 2500만 달러(약 1860억원) 수준으로, 현재로서 JTBC는 손실을 볼 것으로 추측된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16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3월 유럽 원정 평가전 명단발표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 뉴스1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16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3월 유럽 원정 평가전 명단발표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 뉴스1

무엇보다 가장 불만을 표하는 이들은 중계선택권을 제한받는 축구팬들이다. 대표팀을 향한 축구팬들의 기대치가 예년보다 많이 감소했지만, 막상 축구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채널이 줄어든 만큼 해설진, 볼거리 등에서 제약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는 비단 한국 경기만이 아닌 다른 국가들 간의 경기에도 그렇다.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 참가국은 48개국이며 총 104경기를 앞두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32개국·64경기)보다 훨씬 많은 수치로 역대 최고 규모다.

이에 JTBC 홀로 담당하기에 버겁다는 주장과 함께 중계선택권을 제한하는 JTBC를 향한 축구팬들의 원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JTBC·KBS가 최종적으로 월드컵 중계를 하게 된 지금도 이전보다 상황은 나아졌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SBS의 2010 남아공 월드컵 단독중계, 그때와 다르다

JTBC에 앞서 월드컵 단독중계권을 확보한 방송사가 있었다. 바로 SBS다.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당시 이들은 개·폐회식 및 경기 등을 단독 생중계했다. MBC·KBS는 하이라이트 분량의 경기 영상을 제공받을 뿐이었다. 이들은 즉각 "SBS가 코리아 풀(과도한 중계권료 인상을 막기 위해 지상파 3사가 합동으로 협상단 구성 및 중계권을 확보하기로 맺은 방송사 간의 신사협정)을 어겼다"라고 비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SBS는 그간 코리아 풀을 깨온 것은 KBS였다며, KBS의 고압적 대응에서 벗어나 불이익을 피하고자 선택한 결과였다고 답했다. 계약 직후에는 사과와 함께 재판매 의사를 분명히 밝혔으며, 단독 중계를 하는 국가가 58개국에 이른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2010년 2월 오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SBS 2010 남아공월컵 방송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당시 허인구 방송단장이 3D 중계 등 구체적인 방송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0년 2월 오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SBS 2010 남아공월컵 방송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당시 허인구 방송단장이 3D 중계 등 구체적인 방송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감정적 싸움이 격심했던 이유는 지상파 3사 간의 균형이 깨진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JTBC는 종합편성채널인 만큼 단합한 지상파 3사와의 협상에서 종합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위치다.

2010년도와 가장 다른 부분은 재판매 의사에 있다. 당시 SBS는 재판매 의사가 있긴 했지만 월드컵 단독 중계를 브랜드 가치 상승을 위한 공격적인 수단으로 삼았다. SBS 입장에서는 단독 중계도 경제적으로 손해 볼 것 없었다. 중계권료는 물론 광고료마저 너무 과도하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였다.

JTBC도 초반에는 중계권료를 높게 측정했다. 지상파 3사 중 어느 곳에서도 월드컵을 중계하지 않는 일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JTBC의 의지대로 협상이 진행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지상파 3사가 월드컵 중계권료에 대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뜨뜻미지근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급해진 JTBC가 중계권료를 여러 차례 깎으며 재협상을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상황이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2. 홍명보호의 부진과 하락하는 관심

지상파 3사가 이러한 태도를 보인 대표적인 이유에는 대표팀의 계속되는 부진에 있다. 월드컵 흥행 여부는 대표팀의 실력에 달렸다.

그러나 대표팀은 월드컵을 앞두고 지난달 치른 코트디부아르-오스트리아 평가전에서 2연패(0-4, 0-1)를 기록하며 고장 난 부분이 하나 둘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실망스러운 성적을 기록 중인 대표팀에 팬들의 관심은 시청률과 함께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부족한 주목도로 인해 손해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지상파가 거액의 중계권료를 지불할 명분 또한 마땅치 않다.

작년 6월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 대한민국과 쿠웨이트의 경기를 앞두고 관중석에 빈 자리가 눈에 띈다. / 뉴스1
작년 6월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 대한민국과 쿠웨이트의 경기를 앞두고 관중석에 빈 자리가 눈에 띈다. / 뉴스1

실제로 지난해 10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친선 경기에는 관중수가 2만 2000여 명에 불과해 익숙하지 않은 광경을 연출했다. 이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경기 중 2008년 9월 요르단전(1만6537명) 이후 17년 만의 최소 관중수였다.

뒤이어 대전에서 열린 볼리비아전은 4만여 석 중 3만 3852석만 채웠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전 역시 전제 관중석의 절반인 3만 3256명만 찾았다.

최근 코트디부아르-오스트리아 2연전도 원정 경기이긴 했으나 모두 매진에 실패했다. 시청률 역시 코트디부아르전은 4.7%, 오스트리아전은 1.1%로 하락세였다. 이는 대표팀 시청률 중 역대 최저 수준이다.

그렇다면 JTBC는 왜 거액을 지불하면서 독점중계권을 확보했을까. 사실 2022년 FIFA 카타르 월드컵 시청률을 보면 JTBC가 월드컵 중계권을 독점으로 사들인 것도 이해된다. 당시 최고 시청률은 20.0%였다. 해당 경기는 한국-가나전으로, 방송사는 MBC였다. SBS는 12.8%, KBS 2TV는 6.3%였다.

작년 3월 20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7차전 대한민국과 오만의 경기.  손흥민이 이강인의 패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작년 3월 20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7차전 대한민국과 오만의 경기. 손흥민이 이강인의 패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밖에도 한국-우루과이전에는 MBC가 18.2%, SBS가 15.8%, KBS 2TV가 7.7%를 기록했으며, 한국-포르투갈전은 MBC가 16.9%, SBS가 11.2%, KBS 2TV가 4.4%를 기록했다. 한국-브라질전(16강전) 시청률은 MBC가 10.7% SBS가 5.8%, KBS 2TV가 2.7%였다.

가장 시청률이 잘 나온 한국-우루과이전의 방송 3사 종합 시청률은 41.7%다. 이론상 JTBC가 월드컵을 독점 중계할 시 기록할 수 있는 최고 수치라 할 수 있다. 충분히 독점 중계 혹은 재판매를 통해 이득을 취하겠다는 발상이 가능한 숫자다.

하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파울로 벤투 감독이 떠나면서 대표팀의 하락세가 시작됐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독단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으며, 이는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낳았다.

이후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도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투명하지 않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을 필두로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내정해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승률 역시 좋지 못하다. 홍명보호는 약 1년 7개월 간 21경기 12승 5무 4패(득점34, 실점20)로, 승률 57.1%를 기록하고 있다. 직전 벤투호는 4년 간 57경기 35승 13무 9패(득점100, 실점46)로, 승률 61.4%다. 승률이 경기수가 두 배 이상 많은 벤투호보다 못하다. 출발부터 삐걱거린 홍명보호는 점점 관심을 잃어 갔고 결국 현재에 이르게 된 것이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 하펠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과 오스트리아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득점 실패 후 아쉬워 하고 있다. / 뉴스1-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 하펠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과 오스트리아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득점 실패 후 아쉬워 하고 있다. / 뉴스1-대한축구협회 제공

3. 월드컵 중계, 앞으로 향방은

이 밖에도 MBC·SBS와의 협상 결렬 배경에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녹록지 않은 경영 상황이 존재한다. 작년 KBS는 996억원, MBC는 27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SBS는 132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매출 규모는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월드컵 개최지가 북중미인 만큼 대부분의 경기가 한국 시간 기준 새벽이 아닌 오전~오후 시간대로 편성돼, 충분한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우려는 JTBC도 있다. JTBC는 이미 지난 2월 열린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적자를 본 전적이 있다. 지상파에서 올림픽이 송출되지 않는 것은 1948년 런던 올림픽 이후 78년 만에 처음으로, 방송 역사상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당시 개막식 시청률은 1.8%(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식 시청률 11.3%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JTBC는 네이버와 손잡고 온라인과 방송 두 채널을 통해 중계를 제공하는 등 독점 중계에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으나 쉽지 않았다.

이승훈 해설위원(가운데)이 지난 1월 14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JTBC 단독 중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이승훈 해설위원(가운데)이 지난 1월 14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JTBC 단독 중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MBC·SBS는 중계권료로 약 120억원 수준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계권료에 대해서 JTBC는 대회 규모 확대와 물가 상승, 중계권 시장의 상승 흐름이 반영된 결과라는 입장이다.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2500만 달러였던 중계권료는 2010 남아공 6500만 달러, 2014 브라질 7500만 달러, 2018 러시아 9500만 달러, 2022 카타르 1억 300만 달러로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왔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참가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경기 수도 64경기에서 104경기로 늘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JTBC가 이번 대회를 위해 구입한 중계권료는 1억 2500만 달러(약 1860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경기당 단가로 환산하면 오히려 이전 대회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말이다.

JTBC는 2019년 국제올림픽위원회로부터 2026년, 2032년 동·하계 올림픽과 2026년, 2030년 월드컵의 한국 중계권을 독점으로 확보했다. JTBC 입장에서 이번 북중미 월드컵 협상이 잘 풀려야 앞으로의 협상도 기대해 볼 만하다.

KBS와의 협상 타결 끝에 JTBC 관계자는 "이로써 오는 6월 열리는 월드컵 대회는 종합편성채널(JTBC)과 지상파(KBS) 모두에서 시청할 수 있게 됐다"며 "다른 지상파 방송사들에도 KBS와 합의한 같은 조건(약 140억원)으로 최종 제안을 했으며, MBC·SBS와의 협상도 추가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MBC·SBS는 약 120억원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까스로 지상파 3사 모든 곳에서 월드컵 중계를 볼 수 있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home 유민재 기자 toto742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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