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면 안 되는데... 베트남서 온 컨테이너박스서 최악의 생태계교란종 발견

2025-05-2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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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가에 이미 큰 피해 입힌 적 있는 그 동물

난방장수풍뎅이는 야자수, 사탕수수와 같은 식물에 해를 끼치는 유해 곤충이다. /      ‘TV생물도감’ 유튜브
난방장수풍뎅이는 야자수, 사탕수수와 같은 식물에 해를 끼치는 유해 곤충이다. / ‘TV생물도감’ 유튜브
베트남에서 수입된 컨테이너 박스 바닥에서 한국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는 곤충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유명 동물 유튜브 채널 ‘TV생물도감’이 최근 ‘베트남에서 온 컨테이너 박스에서 발견된 놀라운 생물! 이거 한국에 오면 안 되는 건데’란 제목의 영상을 올려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베트남에서 온 컨테이너 박스에서 발견된     난방장수풍뎅이. /     ‘TV생물도감’ 유튜브
베트남에서 온 컨테이너 박스에서 발견된 난방장수풍뎅이. / ‘TV생물도감’ 유튜브

베트남에서 온 컨테이너 박스에서 나온 곤충의 이름은 난방장수풍뎅이. 수입 물품은 최근 국내에서 건강식품으로 주목받는 채소 히카마(멕시코 감자 또는 얌빈으로 불리는 뿌리채소)다.

‘TV생물도감’ 채널 구독자가 컨테이너를 열다 바닥에 있던 곤충을 발견하고 제보했다. 제보자는 평소 곤충에 관심이 많아 이 개체가 한국 장수풍뎅이와 다르다는 점을 알아차렸다. 제보를 받은 ‘TV생물도감’ 진행자 김준영은 현장에 출동해 동남아 서식의 난방장수풍뎅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이 종은 전 세계 1000여 종 장수풍뎅이 중 생태계 교란으로 악명 높다.

난방장수풍뎅이는 코뿔소 닮은 뿔 때문에 코뿔소장수풍뎅이로도 불린다. 발견된 개체는 수컷이다. 복부 털이 적고 뿔이 발달했다. 암컷은 복부 털이 많다. 동남아 등 열대 지역에서 주로 서식한다. 야자수나 사탕수수를 갉아먹어 농업 피해를 준다. 성충은 나무에 구멍을 파는 습성이 강해 야자나무 고사를 유발한다. 번식력이 강하고 생애 주기가 4~6개월로 짧아 1년에 여러 번 번식 가능하다. 하와이, 괌, 사이판, 일본 오키나와 제도에서 침입종으로 문제를 일으킨다.

난방장수풍뎅이는 한국 생태계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먼저 생태계 교란이다. 한국의 위도는 33도 이상이라 난방장수풍뎅이 서식지(위도 25도 이내)와 기후가 다르다. 정착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나무를 파는 성충의 습성 때문에 산림 생태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일본 오키나와에서 정착 사례가 확인됐다.

다음으로 오리테스 바이러스 전파다. 오리테스 바이러스는 남방장수풍뎅이에 감염하는 외래종 곤충바이러스이다. 과거 이 바이러스로 인해 한국 장수풍뎅이 농가에 큰 피해를 안긴 바 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장수풍뎅이 애벌레는 하복부가 심하게 부풀어 오르다 과다하게 체액을 분비해 죽는다. 치사율이 70%에 이른다. 감염 후 생존한 어른 벌레도 바이러스를 보균하게 된다. 장수풍뎅이 산업 규모는 수십억원이다. 식용보다는 체험학습, 애완 등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오리테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장수풍뎅이 애벌레(왼쪽)와 정상 애벌레. / 농촌진흥청
오리테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장수풍뎅이 애벌레(왼쪽)와 정상 애벌레. / 농촌진흥청

김준영은 발견한 개체를 플라스틱 통에 보관한 뒤 식물검역소에 신고됐다. 한국 식물검역법상 살아 있는 외래 곤충의 반입은 금지돼 있다. 검역소는 개체를 수거해 연구와 처분을 진행한다. 구체적 처분 방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생태계 보호를 위해 처리될 예정이다. 제보자의 빠른 신고가 사태 해결에 기여한 셈이다. 진행자는 제보자에게 곤충 지식이 있었던 까닭에 이상함을 감지할 수 있었다면서 일반인이 방생했다면 생태계를 위협할 뻔했다고 밝혔다.

화물 컨테이너를 통한 외래종 유입은 드물지 않다. 하지만 검역소가 모든 소형 곤충을 100% 차단하기는 불가능하다. 시민 신고가 생태계 보호에 중요하다. 김준영은 외래 곤충 발견 시 지체 없이 검역소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TV생물도감'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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