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내 관이라더라…” 4년 만에 개봉하는 200억 한국 영화, 주연배우 끝내 오열

2025-05-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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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3일 앞두고 한국 영화 예매율 1위 질주
코로나, 유아인 마약 투약 논란으로 4년 만에 개봉하는 한국 영화

고등학생 시절 찍은 영화가 4년 만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되자 주연배우가 가족들 앞에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영화 '하이파이브' VIP 시사회 도중 눈물을 쏟은 주연배우 이재인 / SNS 캡처
영화 '하이파이브' VIP 시사회 도중 눈물을 쏟은 주연배우 이재인 / SNS 캡처

지난 26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하이파이브' 기자간담회에 이어 진행된 VIP 시사회에서 주연배우 이재인이 눈물을 터뜨렸다. 이날 행사에는 강형철 감독을 비롯해 이재인,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 오정세, 박진영 등 주요 출연진이 모두 참석했다.

특히 이재인은 가족과 지인들을 초청한 VIP 시사회에서 "영화 '하이파이브'에서 완서 역을 맡은 이재인"이라며 90도 인사를 한 뒤 "여기가 내 (상영)관이라고 하더라. 엄마와 아빠도 있고, 동생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 있는데... 영화를 보여줄 수 있어서..."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오열했다.

이어 그는 "우리 영화 재밌게 봐달라. 정말 열심히 했다"며 흐느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선배 안재홍은 마이크를 건네받아 "무엇보다 한국이 낳은 보물 재인이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영광이었다"며 "다 같이 이재인을 한번 외쳐달라"고 말하며 후배를 응원했다.

배우 박진영(왼쪽부터)과 오정세, 김희원, 라미란, 안재홍, 이재인이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트몰에서 열린 영화 '하이파이브‘(감독 강형철)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배우 박진영(왼쪽부터)과 오정세, 김희원, 라미란, 안재홍, 이재인이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트몰에서 열린 영화 '하이파이브‘(감독 강형철)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이재인의 눈물에는 특별한 사연이 담겨 있다. '하이파이브'는 2021년 모든 촬영을 완료했지만 후반작업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겹치면서 개봉이 계속 미뤄졌다. 여기에 주연 중 한 명인 유아인의 마약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영화 개봉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영화는 우여곡절 끝에 올해 드디어 4년 만에 극장 개봉을 확정하며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영화 첫 촬영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이재인은 이제 성인이 되어 자신의 첫 주연작을 관객들에게 공개하게 됐다. 극중에서 괴력의 초능력을 가진 태권소녀 완서로 분한 그는 사실상 영화를 이끌어가는 핵심 인물이다.

태권소녀 완서 역을 연기한 배우 이재인 / NEW 제공
태권소녀 완서 역을 연기한 배우 이재인 / NEW 제공

'하이파이브'는 약 150억~200억 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으로, 장기이식을 통해 우연히 서로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사람이 자신들의 능력을 노리는 세력과 맞서 싸우는 코믹 액션 영화다. 태권소녀 완서(이재인), 작가 지망생 지성(안재홍), 야쿠르트 배달원 선녀(라미란), 건설현장 작업반장 약선(김희원), 힙스터 백수 기동(유아인) 등 나이와 성격, 직업이 모두 다른 평범한 사람들이 각각 심장, 폐, 신장, 간, 각막을 이식받으면서 예상치 못한 초능력을 얻게 된다는 설정이다.

각 캐릭터는 이식받은 장기에 따라 괴력과 스피드, 강풍 같은 폐활량, 치유력, 전자기파 조종 등의 능력을 갖게 되며, 팔목 등에 나타나는 특별한 표식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처음에는 능력도 성격도 취향도 제각각이라 만나면 다투기 일쑤지만, 건설현장 사고에서 사람을 구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동지애를 형성하게 된다.

한편 완서를 홀로 키우는 태권도 사범 아버지(오정세)는 강철소녀가 된 딸의 정체를 모른 채 전전긍긍하는 딸바보 면모를 보인다. 악역으로는 췌장을 이식받아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된 사이비 새신교 교주 영춘(신구·박진영, 2인 1역)이 등장해 절대자가 되기 위해 나머지 이식자들을 찾아 나선다.

영화 '하이파이브' 주연 배우 박진영 / NEW 제공
영화 '하이파이브' 주연 배우 박진영 / NEW 제공
영화 '하이파이브'에 출연한 배우 신구 / NEW 제공
영화 '하이파이브'에 출연한 배우 신구 / NEW 제공

'과속스캔들'로 822만 명, '써니'로 745만 명을 동원한 바 있는 강형철 감독은 7년 만의 신작에 대해 "재밌는 오락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극장에서 웃고, 에너지를 얻는 오락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일상과 비범을 오가며 B급 감성의 코미디와 박진감 넘치는 A급 액션을 유쾌하고 시원하게 펼쳐낸다. 동네 치킨집부터 굽이굽이 언덕이 있는 골목길 등 친근한 일상 공간에서 펼쳐지는 액션 드라마는 기존 할리우드 영화와는 다른 한국적 코미디와 액션을 구현해낸다.

강 감독은 "'하이파이브'는 초능력을 다루지만, 사실 진짜 이야기하고 싶은 건 사람의 관계, 가족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극중 오정세가 연기한 완서의 아버지가 초능력 없이도 악인을 제압하는 장면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초능력은 판타지일 뿐, 주인공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친구들이고, 악을 물리치는 진짜 힘은 가족의 사랑"이라는 게 감독의 설명이다.

출연진들의 케미스트리도 화제다. 안재홍은 "강형철 매직이라고 부를 만큼 한 장면 한 장면 즐겁게 찍었다"며 "극장에서 봐야 진짜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라미란은 "야쿠르트 카트에 매달려 추격신을 정말 많은 장소에서 많은 회차로 찍었다"며 "그 여름 우리들의 뜨겁고 치열했던 현장이 생각난다"고 회상했다.

특히 안재홍과 유아인의 파격적인 키스신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안재홍이 유아인을 구하면서 선보이는 이 장면에 대해 안재홍은 "'하이파이브'의 팀이 서로 대립하고 서로 날을 세웠던 팀원들이 하나가 되는 장면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고 급하게 말을 마무리해 웃음을 자아냈다.

약 10년 전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모자 관계를 연기했던 안재홍과 라미란의 재회도 눈길을 끈다. 안재홍은 "미란 선배님과의 호흡은 역시나 최고였다"며 "'응팔' 때 느꼈던 라미란 선배님만이 가진 에너지를 다시 느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고 너무 꿈 같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작진도 화려하다. '검사외전', '공작'의 최찬민 촬영감독, '백두산', '수리남'의 김병한 미술감독,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콘크리트 유토피아', '하얼빈'의 이건문 무술감독, '광해, 왕이 된 남자', '극한직업',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남나영 편집감독, '비밀의 숲', '나의 아저씨', '더 글로리'의 김준석 음악감독 등 대한민국 최강 제작진이 참여했다.

유아인 리스크에 대한 우려에 대해 강형철 감독은 "(저희 작품은) 한 명의 영화가 아니다"며 "굉장히 많은 분들이 인생의 한때를 바쳐 많은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빛나는 배우들의 즐겁고 유쾌한 연기, 그리고 영화 자체의 즐거움이 있다"며 "만약 (유아인 리스크에 대한) 염려가 있다면, 충분히 상쇄하고 남을 거라고 감히 자신 있게 말씀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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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하이파이브'는 개봉 전부터 예매율 1위를 달성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27일 오전 9시 기준 예매율 20.2%를 기록하며 한국 영화 중 1위를 차지했고, 전체 영화 예매율에서도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다음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4년간의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관객들을 만나게 된 '하이파이브'는 오는 30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상영시간 119분, 15세 이상 관람가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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