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제때 못 맞으면 쓰러지는데…" 9살이 아빠와 손잡고 대선후보들 만나러 다니는 이유

2025-05-2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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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형당뇨 아이의 용기, 170km 걷기 도전
국가의 무관심, 1형당뇨 환우들의 눈물

1형 당뇨를 앓고 있는 어린이가 뜻깊은 일을 실천하고 나섰다.

9살 박율아 양은 지난 2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세종시부터 서울 국회의사당을 향해 170㎞를 걷는 대장정을 시작했다. 대통령 선거 후보들에 1형당뇨 환자들의 어려움을 알리고 제도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율아 양의 곁에는 아버지 박근용 씨가 함께하고 있다.

아버지와 딸은 지난 25일 행진 도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만났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만날 뜻이 있다고 밝혔다.

율아 양은 머니투데이에 "더 많은 사람들이 1형당뇨에 대해 제대로 알고 이 병을 가진 아이들을 따뜻하게 바라봐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또한 "아픈 아이들 모두가 용기를 잃지 않고 '나도 할 수 있어'라고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며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안전하고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노력해주면 좋겠다"고도 했다.

아버지 박 씨는 "지난해 율아와 세종에서 용산 대통령실까지 걸었지만 1년 넘게 지난 지금도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지난해 3월부터 정부가 19세 미만 소아·청소년 1형 당뇨환자의 정밀 인슐린펌프 등 당뇨관리기기 구입비의 본인부담률을 기존 30%에서 10%로 낮춰주긴 했지만 아직 그 혜택이 성인으로 확대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1형당뇨 환자는 5만 명이 채 안 되고 그 중 19세 미만은 3600여명 정도로 10%가 채 되지 않는데, 성인, 중장년, 노인들은 굉장히 힘든 삶을 겪고 있다"고 했다.

박 씨는 "직접 주사하는 경우 매달 주사료 20만 원이 드는데, 정밀한 관리를 위해서는 무선인슐린펌프 등이 필요하지만 국내 수입 통관절차가 어렵고 비용도 병원비 등을 제외하고 1년에 500만 원 정도가 든다"며 "이에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펌프 사용률이 0.4%밖에 안 된다"고 호소했다.

그는 "1형당뇨인의 자살률은 암 환자의 1.8배로 높다. 1형당뇨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고 정책적 지원은 미흡하며 아이들의 생명은 위협받고 있다"면서 "국가에서 1형당뇨 환자들에 지원을 해주면 합병증 위험이 줄어 전체 의료비 부담은 더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씨의 요구 사항은 모두 5가지다. 1형당뇨를 '췌장 장애'로 인정, 중증난치질환으로 인정, 성인까지 지원 확대, 요양비의 급여화, 연속혈당기와 인슐린펌프, 바크시미(저혈당 치료제) 등 최신 의료기기·의약품 도입과 의약품의 급여화다.

(왼쪽부터) 이재명, 김문수, 권영국, 이준석 대선후보 / 뉴스1
(왼쪽부터) 이재명, 김문수, 권영국, 이준석 대선후보 / 뉴스1

◆당뇨는 1형당뇨병과 2형당뇨병으로 구분…평생 인슐린 치료 필요한 '1형당뇨'

​1형 당뇨는 면역체계가 췌장의 인슐린 생성세포를 파괴해 인슐린 분비가 되지 않거나 부족해 혈액 속의 혈당 수치가 높아지는 질환이다.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담당하는 세포가 완전히 죽어버려 혈당 조절능력을 상실한 상태다. 전 연령층에서 발병하며, 평생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다.

1형 당뇨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영향으로 인해 나타난다.1형 당뇨는 중증 난치성 질환에 속해 군 면제사유에 해당한다. 주로 소아나 청소년들에게 발병하지만, 성인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1형 당뇨에 인슐린은 필수다. 치료를 받기 전까진 절대적 인슐린 결핍 상태인데, 치료를 한다 하더라도 정상 혈당이 되기는 어렵다. 고혈당이 일반 2형 당뇨병보다 쉽게 와서 합병증도 더 빨리 생긴다.

추락이나 교통사고를 당해 췌장이 파열되면 췌장염, 췌장암 등이 발병할 수 있는데, 수술 후 1형 당뇨가 발병하기도 한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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