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휴가 쓰려면 바지 내려 증명해라'…중국 대학서 일어난 황당한 일
2025-05-2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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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 대학의 부적절한 생리 검증 요구
중국 한 대학교에서 생리 휴가를 내겠다는 여학생에게 바지를 내려 증명하라고 요구해 논란이 일었다.

26일(현지 시각) 홍콩 일간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5일 한 익명의 여학생이 온라인에 영상을 게시하며 베이징에 위치한 베이징 공과대학 겅단 캠퍼스에서 병가를 신청할 때 캠퍼스 병원에서 생리 중인지 확인하기 위해 옷을 벗으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영상 속 여학생은 학교 직원에게 "그러니까 생리 중인 모든 여성이 바지를 벗고 휴가 증명서를 받아야 한다는 말씀이시냐"고 물었다. 이에 여성 직원은 "기본적으로 그렇다"며 "제 개인적인 규칙이 아니라 규정입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여학생이 학교 규정임을 증명하는 문서를 보여달라고 했지만 직원은 답하지 않고 휴가 증명서를 발급해 줄 수 없다며 병원에서 진단서를 받아오라고 지시했다.
논란이 커지자 16일 대학 측에서는 해당 직원이 "표준 절차에 따라 행동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조사 결과, 병원 직원들은 적절한 절차를 준수했다"며 "학생의 건강 상태를 묻고 동의를 얻은 후 추가 진단을 진행했다. 어떠한 장비나 신체검사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 규정은 병가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부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생리 휴가를 내서 도입한 규정이다. 학교가 이 같은 정책을 시행하는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여학생은 이후 재차 공개한 영상에서 실제 병원을 방문하여 진단서를 발급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단지 여성들이 생리 휴가를 요청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 합리적으로 정중한 정책을 요청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만약 학교에 여학생들이 병가를 받기 위해 여의사에게 생리혈을 보여야 한다는 규정이 정말 있다면 영상을 삭제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규정이 없다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변호사는 이러한 관행이 학생들의 사생활을 명백히 침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행위는 모욕적인 처우에 해당하며 심각한 정신적 고통이나 장기적인 심리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학교 측은 공개 사과,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 교육 당국의 행정 처벌 등을 통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중국 본토 소셜미디어에서 강한 분노를 일으켰다.

중국 네티즌들은 "생리통 때문에 한 달에 네다섯 번 병가를 내는 건 전혀 무리가 없다. 만성 피로 기간에는 50일 연속 생리를 했다", "그럼 설사 문제로 휴가 내려면 학교 의사 앞에서 똥을 싸야 하나", "이건 정책 집행이 아니라 옹졸한 폭정이다. 소녀들에게 옷을 벗도록 강요하는 것은 괴롭힘이다" 등 다양한 반응을 남겼다.
현재 문제를 제기한 여학생이 올린 영상과 학교 측 성명은 삭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