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 은퇴 선언… 국대 이어 선수 생활까지 마침표 찍는 '한국 탁구선수'
2025-05-2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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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탁구 선수’ 서효원으로 사인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 탁구대표팀 서효원(한국마사회)이 국가대표 은퇴를 넘어 탁구 선수로서의 마지막을 선언했다.

지난 26일 서효원은 2025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이젠 ‘탁구 선수’ 서효원으로 사인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스포츠경향에 말했다.
서효원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라켓을 잡았다. 2006년 현대시멘트 소속으로 실업 무대에 데뷔한 이후, 재능보다 노력으로 자신의 입지를 만들어왔다. 상대 실수를 유도하는 끈질긴 수비, 날카로운 반격으로 승부를 가르는 스타일은 많은 팬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화려함보다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팀 기여도가 돋보이는 선수였다.
국제대회에서는 단체전에서 특히 힘을 발휘했다. 서효원은 27세의 나이로 처음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연달아 출전하며 단체전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참가했고, 지난해 열린 파리 올림픽에서는 해설자로 나서 후배들을 응원했다.
현재 그의 마지막 무대는 2025 세계탁구선수권대회다. 그는 단식으로만 출전해 64강에서 첫 경기를 승리했지만, 지난 21일 크로아티아의 레아 라코바츠에게 2-4로 패하며 32강에서 탈락했다. 2021년 휴스턴 대회 8강 진출을 넘어서겠다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
서효원은 스포츠경향에 “원래 패배하면 ‘무엇을 보완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이번엔 ‘아 나 이제 은퇴하지’라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서효원은 뜻밖의 인연도 소개했다. 그가 처음 국가대표로 출전한 2013년 파리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단식 첫 상대는 라코바츠였다. 이후 두 선수는 12년 동안 만나지 않다가, 그의 마지막 무대에서 다시 마주했다.
서효원은 “그때는 어렸던 선수였는데, 이제는 같이 나이가 들었다. 그때는 내가 이겼고, 이번엔 졌다는 게 차이”라며 “그래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다”고 말했다.
선수 생활을 마무리 중인 그는 다음 달 계약이 종료되면, 한국마사회 소속 선수 신분도 내려놓게 된다. 서효원은 스포츠경향에 “(현정화) 감독님이 '마지막은 국내에서 치르는 게 좋지 않겠냐'고 조언해 주셨다. 몸 상태가 완전하진 않지만, 팬들 앞에서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서효원은 은퇴 후, 탁구를 알리는 유튜버나 후배들을 지도하는 길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효원은 “탁구를 좋아했고, 열심히 해왔다. 팬들이 그런 나를 기억해 준다면 앞으로도 그 기억이 바뀌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