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9계단 껑충…신유빈-유한나, 한국 탁구계 '들썩일' 소식 전해졌다
2025-05-28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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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탁구 신유빈-유한나, 세계랭킹 11위로 19계단 급상승
팀 결성 두 달 만에 세계선수권 여자 복식 동메달 수확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5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개인전)에서 여자복식 동메달을 따낸 ‘뉴 콤비’ 신유빈(대한항공)-유한나(포스코인터내셔널) 조가 세계 랭킹에서도 깜짝 반전을 만들어냈다.

28일(한국시간) 국제탁구연맹(ITTF)이 발표한 여자복식 세계 랭킹에 따르면, 신유빈-유한나 조는 22주 차 랭킹에서 11위를 기록했다고 연합뉴스 등은 이날 전했다. 종전 30위에서 무려 19계단이나 껑충 뛰어오른 결과다. 단기간 내 이뤄낸 이례적인 상승폭이다.
이들이 거둔 동메달은 단순한 메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지난해 말, 오랜 복식 파트너였던 전지희가 은퇴하면서 신유빈은 새로운 조합을 꾸려야 했고, 올해 들어 처음으로 대표팀에 발탁된 유한나와의 ‘즉석 호흡’으로 세계선수권에 도전했다. 호흡을 맞춘 지 불과 두 달, 세계 최정상급 대회에서 준결승까지 오르며 공동 3위에 올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과만큼이나 과정도 인상적이었다. 전 세계 강호들이 총출동한 대회에서 4강 진출은 물론, 복식 랭킹마저 10위권 턱밑까지 끌어올린 저력은 한국 여자 탁구 복식에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귀국길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신유빈은 이번 성과에 대해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돌아왔기에 더욱 값진 성적”이라며 “내 노력에 대한 믿음이 생긴 대회였다. 앞으로 계속 더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특히 32년 만에 ‘멀티 메달’을 달성한 것에 대해 묻자 “대단한 (현정화) 감독님을 옆에서 따라갈 수 있어서 기쁘다. 하지만 기록보다는 경기력을 더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이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한편, 같은 여자복식 부문에서는 중국의 왕만위-콰이만 조가 금메달을 따내며 5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여전히 강력한 중국의 벽이 존재하는 가운데, 한국의 새로운 조합이 만들어낸 ‘이변’은 탁구계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복식뿐 아니라, 신유빈은 혼합복식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임종훈(한국거래소)과 짝을 이뤄 준결승에 올랐지만, 결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시며 동메달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혼합복식 세계 랭킹은 종전 2위에서 3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하지만 ‘두 종목 동메달’이라는 결과는 여전히 빛났다.
이번 대회를 통해 생애 첫 세계선수권 메달을 목에 건 유한나 역시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국제무대에서 당당히 포디움에 오른 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아시안게임 등 다음 대회를 위해 더욱 열심히 준비하겠다”며 담담하지만 자신감 있는 각오를 전했다.
이번 대회 남녀 단식과 혼합복식 정상은 모두 중국 선수들이 차지했다. 왕추친과 쑨잉사는 각각 남녀 단식 기존 2위와 1위를 유지했고, 혼합복식에서는 왕추친-쑨잉사 조가 8위에서 2위로 급상승했다. 남자단식에서는 린스둥이 왕좌를 지켜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총 두 개의 동메달을 수확하며 2023년 더반 대회 이후 2년 만에 출전한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신유빈은 한국 여자 선수로서는 1993년 예테보리 대회에서 현정화 현 대한탁구협회 수석부회장이 기록한 금·은메달 이후 32년 만에 멀티 메달을 거머쥔 주인공이 됐다. 남녀 통틀어서도 2017년 이상수가 뒤셀도르프에서 단식·복식 동메달을 수확한 이후 8년 만이다.
대표팀은 지난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각자의 소속팀으로 복귀해 휴식을 취하고 다음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복식 조합을 새롭게 꾸린 지 불과 두 달. 신유빈과 유한나는 단숨에 세계무대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한국 탁구의 새 복식 간판으로 떠올랐다. ‘19계단 껑충’이라는 세계 랭킹 도약은 이들이 단순한 신예가 아닌, 앞으로를 책임질 중심 전력임을 증명해낸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