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펼치면 1m…최근 도심서 난데없이 행인한테 날아와 공격 퍼붓는다는 동물
2025-05-28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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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월 새끼 둥지 떠나는 기간, 행인 위험 대상으로 인식
최근 길을 걷던 행인이 검은 물체에 습격을 당해 깜짝 놀라 넘어지는 사고가 자주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막 둥지를 떠난 새끼를 지키려는 어미의 보호 본능 때문이다. 범인은 바로 까마귀였다.

28일 울산 동구에 따르면 최근 동구서 까마귀로 인해 봉변을 당하는 사건이 2건 발생했다.
까마귀는 번식기인 5월과 6월 새끼가 둥지를 떠나는 기간이다. 어미 새는 이때 새끼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가 행인이 지나갈 경우 새끼가 위협당한다고 생각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
특히 까마귀가 둥지를 인적이 드문 곳이 아닌 공원이나 행인의 왕래가 잦은 곳에 트면서 이런 행인 공격 사례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까마귀 중에서도 큰 부리 까마귀의 몸길이는 평균 50cm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날개를 펼칠 경우 1m까지도 달해 발견 시 공포감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까마귀들이 일으키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울산 동구 외 도심 주거지 인근 공원에서는 이들이 쓰레기통을 뒤지는 모습이 자주 발견돼 문제가 되고 있다.
앞서 환경부는 2023년 12월 큰 부리 까마귀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기도 했다.
동구 관계자는 "행인이 지나가면 새끼에 위협이 될까 봐 공격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라며 "지난해에도 까마귀 출몰이 있어서 현수막을 게시했었지만, 올해처럼 실제 피해 사례로 이어진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미 새가 새끼를 낳기 전에 둥지를 발견하면 안전상의 이유로 제거 조치를 할 순 있으나 이도 쉽지 않고, 까마귀를 포획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까마귀와 마주쳤을 때는 우선 둥지 근처는 피하는 게 좋다. 까마귀 둥지는 보통 높은 나무나 전신주, 건물 베란다 등에 위치한다. 이 근처에서 까마귀가 큰 울음소리를 내거나 저공비행을 한다면 경고 신호로 받아들이고 해당 구역을 우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시선을 피한 채 빠르게 지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까마귀는 시선을 도전으로 인식할 수 있다. 눈을 마주치기보다는 모자나 우산으로 시야를 가리고 빠르게 자리를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모자나 우산으로 머리를 보호하는 것도 좋다. 까마귀는 머리 위를 노리는 경향이 있다. 이때 우산이나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면 효과적인 방어 수단이 된다. 돌을 던지거나 소리를 지르는 건 금물이다. 까마귀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기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협 행동은 장기적인 경계심을 유발하거나 반복적인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가끔 바닥에 새끼가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 가까이 가는 것은 어미의 공격성을 유도할 수 있어 위험하다.
만약 까마귀 둥지가 유치원, 학교, 주차장 등 사람이 많이 오가는 곳에 있어 위협이 될 경우, 관할 지자체 환경과 또는 서울의 경우 120 다산콜센터를 통해 안전 조치를 요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