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동시에 태극마크 반납…30일 작별 인사하는 ‘축구 국대 레전드’ 2명

2025-05-2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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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오후 7시 인천 남동럭비경기장서 콜롬비아전 개최
약 10년간 국가대표로 뛰었던 '두 레전드' 공식 은퇴식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두 명의 레전드가 오는 30일, 같은 날 동시에 태극마크를 내려놓는다.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30일 오후 7시 인천 남동 럭비경기장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와의 여자 국가대표 평가전 하프타임에 유영아(37·서울시청 코치)와 이은미(36·수원FC위민 플레잉코치)의 국가대표 은퇴식을 진행한다고 28일 밝혔다.

2017년 12월 15일 오후 일본 지바 소가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 대한민국과 중국의 여자 축구경기에서 유영아가 슈팅을 하고 있다 / 뉴스1
2017년 12월 15일 오후 일본 지바 소가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 대한민국과 중국의 여자 축구경기에서 유영아가 슈팅을 하고 있다 / 뉴스1

뉴스1 등 보도에 따르면 두 선수는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한국 여자축구를 대표하며 수많은 역사적 순간을 만들어낸 주역이다. 각각 공격수와 수비수로서의 역할을 완벽히 해내며, 여자 A매치 기록에서도 역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 여자 대표팀 ‘레전드 골잡이’ 유영아

2009년 부산 상무(현 문경 상무)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데뷔한 유영아는 이후 인천 현대제철과 구미 스포츠토토(현 세종 스포츠토토)를 거쳐, 지난해까지 서울시청에서 공격수로 뛰었다. WK리그에서는 2010년, 2012년, 2014년 세 차례나 득점 2위에 오르는 활약을 펼치며, 한국 여자축구를 대표하는 골잡이로 군림했다.

유영아는 인천 현대제철 소속으로 WK리그 우승 3회(2014, 2015, 2016년)를 이끌며 팀의 전성기를 함께했고, 대표팀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이어갔다. 2015년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한국 여자축구 16강 진출의 쾌거를 달성하는 데 기여했으며, 2010년과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는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표팀 A매치에서는 통산 87경기에 출전해 32골을 기록했다. 이는 지소연(72골)과 전가을(38골)에 이어 여자 A매치 역대 최다 득점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출전 수에서도 역대 12위(87경기)를 기록하며 여자축구사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2017년 12월 11일 오후 일본 지바 소가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 대한민국과 북한의 여자 축구경기에서 이은미가 패스를 하고 있다 / 뉴스1
2017년 12월 11일 오후 일본 지바 소가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 대한민국과 북한의 여자 축구경기에서 이은미가 패스를 하고 있다 / 뉴스1

◆ 왼발의 철벽 수비수, 이은미

같은 날 은퇴식을 갖는 이은미는 2009년 경남 대교캥거루스(이후 이천 대교로 변경, 현재는 해체) 입단을 시작으로 WK리그 무대를 누빈 왼발잡이 수비수다. 대교 소속 시절 세 차례 WK리그 정상(2009, 2011, 2012년)을 경험했고, 2017년부터는 수원FC위민 소속으로 활약했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지난해, 이은미는 WK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인천 현대제철의 통합 11연패를 저지하고 수원FC위민의 우승을 견인했다. 이 경기는 그녀의 선수 경력에 의미 있는 유종의 미를 안겨준 순간이었다. 은퇴 후에도 그는 수원FC위민의 플레잉코치로서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은미 역시 국가대표로서도 굵직한 이력을 쌓았다. 2015년 캐나다 월드컵 16강 진출에 이어 2019 프랑스 월드컵까지 두 차례 월드컵 무대를 밟았으며, 2010년과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하는 데 공헌했다.

A매치 통산 91경기 출전과 14골을 기록하며, 출전 수에서는 여자 A매치 역대 최다 출전 11위에 해당한다. 수비수로서는 드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할 만큼, 공수 양면에서 팀에 기여한 선수였다.

◆ 태극마크 반납...지도자로의 제2막

유영아와 이은미는 비슷한 시기 대표팀의 중심축으로 활약했으며, 팀의 세대교체기 속에서도 꾸준한 퍼포먼스를 유지해왔다. 공교롭게도 이번 은퇴식은 두 선수에게 상징적인 의미를 안긴다. 대표팀 유니폼을 벗고 이제는 후배들을 지도하고 성장시키는 코치로서의 여정을 이어가게 된다는 점에서다.

현재 유영아는 서울시청에서 코치로, 이은미는 수원FC위민에서 플레잉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둘 다 경기장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후배 선수들과 WK리그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2015년 11월 29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이천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여자 축구국가대표 대한민국과 호주의 친선경기에서 결정적 골 기회를 놓친 유영아가 지소연의 위로를 받고 있다 / 뉴스1
2015년 11월 29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이천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여자 축구국가대표 대한민국과 호주의 친선경기에서 결정적 골 기회를 놓친 유영아가 지소연의 위로를 받고 있다 / 뉴스1

◆ 은퇴식, 그 이상의 의미

대한축구협회는 2002년부터 A매치 70경기 이상을 소화한 국가대표 선수에게 은퇴식을 마련해주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은퇴식은 한국 여자축구를 이끌었던 상징적 두 인물이 같은 날, 같은 무대에서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특별한 자리다.

한편, 함께 은퇴한 또 다른 대표팀 출신 수비수 심서연은 개인 일정으로 인해 별도 일정으로 은퇴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 여자축구는 이제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유영아와 이은미의 국가대표 은퇴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상징이며,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세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이들이 남긴 기록과 열정은 후배들에게도 귀중한 유산으로 남게 될 것이다. 국가대표라는 무게를 버텨낸 이들의 축구 인생은, 이제 또 다른 방식으로 계속될 것이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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