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그루만 남았다…전 세계서 오직 울릉도서만 자라는 '멸종위기' 나무
2025-06-0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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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열매는 전통 음료나 약재로 사용

섬벚나무는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한국 고유의 멸종위기 나무로, 벚나무속에 속하는 낙엽 교목이다. 환경부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과 천연기념물 제189호로 지정돼 있으며 울릉도의 독특한 화산섬 생태계에서 진화한 고유종으로 생태적·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다. 그러나 관광 개발, 불법 채취, 기후변화 등의 위협으로 개체 수가 급감해 현재 약 700~1000그루로 추정된다.
섬벚나무는 높이 10~15m까지 자라는 낙엽 교목으로, 울릉도의 습윤한 기후와 화산암 토양에 적응했다. 잎은 타원형이며, 봄철(4~5월)에 흰색에서 연분홍색의 섬세한 꽃이 피고 여름에는 붉은 열매를 맺는다. 이 열매는 울릉도 생태계에서 조류와 소형 포유류의 주요 먹이원으로 기능하며 씨앗 퍼뜨리기에 기여한다. 과거에는 섬벚나무의 열매로 전통 음료나 약재를 만들기도 했다.
섬벚나무의 나무 껍질은 회갈색이다. 단단한 목재는 도구 제작에 사용됐다. 성장 속도가 느리고 특정 환경 조건(해발 400~800m, 서늘한 산지 숲)에 민감해 자연 번식이 어렵다. 섬벚나무는 다른 나무들과 공생하며 울릉도의 숲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섬벚나무는 울릉도 고유종으로 울릉도의 성인봉, 나리분지, 알봉 등 산악 지역에 제한적으로 분포한다. 울릉도는 약 250만 년 전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대양도서로,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해 고유종이 많다. 섬벚나무는 주로 울릉도 국립공원 내 보호구역에서 발견되며 2011년 국립수목원 조사에 따르면 개체 수는 약 700~1000그루로 추정된다. 그러나 험준한 지형과 접근 제한으로 정확한 개체 수 파악은 어렵다.

섬벚나무는 울릉도 외 지역에서는 야생 상태로 자라지 않으며 이로 인해 지역적 멸종이 종 전체의 멸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인공 번식으로 일부 묘목이 국립생태원 등에서 재배되고 있지만 야생 개체 수는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섬벚나무의 개체 수 감소는 여러 요인에 기인한다. 첫째 울릉도의 관광 개발과 도로·항만 건설로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다. 성인봉 주변의 개발은 숲 환경을 단편화해 섬벚나무의 생존을 위협한다. 둘째, 불법 채취가 심각하다. 열매와 목재를 채취하는 행위는 번식력을 약화시키며 특히 관광객의 무단 채취가 문제다.
셋째 기후변화는 섬벚나무의 생존에 간접적 영향을 미친다. 온도 상승과 강수 패턴 변화는 울릉도의 산지 기후를 교란해 적합한 서식 조건을 위협한다. 넷째 외래종 식물(돼지풀, 가시나무류)의 침입은 섬벚나무와 경쟁하며 서식 공간을 잠식한다.
섬벚나무는 1982년 천연기념물 제189호로 지정되었으며 2008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등록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과 국립생태원은 서식지 보전, 씨앗 채취, 인공 번식 프로그램을 통해 보호에 힘쓰고 있다. 울릉도 내 보호구역에서는 섬벚나무 개체를 모니터링하며 불법 채취를 방지하기 위해 순찰을 강화한다. 또 울릉도 주민과 협력해 섬벚나무 열매 채취를 규제하고 생태 교육을 통해 보존 의식을 높이고 있다.

섬벚나무 보존을 위해 몇 가지 조치가 필요하다. 첫째 서식지 복원을 통해 개발을 제한하고 기존 숲 환경을 안정화해야 한다. 둘째 인공 번식 프로그램을 확대해 묘목을 울릉도 적합 지역에 재식재해야 한다. 셋째 기후변화 대응책으로 온도 상승에 따른 서식지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 넷째 주민과 관광객 대상 교육 캠페인을 강화해 불법 채취를 줄이고 섬벚나무의 가치를 알리는 노력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외래종 제거를 통해 섬벚나무의 생존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섬벚나무는 울릉도의 생태적·문화적 상징으로 약 700~1000그루만 남아 있는 멸종 위기 고유종이다. 독특한 생태적 특징과 제한된 분포로 학술적 가치가 높지만 서식지 파괴, 불법 채취, 기후변화로 위협받는다. 개체 수 회복을 위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섬벚나무의 보존은 울릉도 생태계와 한국의 생물 다양성을 지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