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이 풀 보면 절대 만져선 안 돼요... 스치기만 해도 '극한 고통'

2025-05-2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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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로 먹을 수 있지만 정말 주의해야 하는 한국이 원산인 이 식물

가능잎쐐기풀 / '텃밭친구' 유튜브
가능잎쐐기풀 / '텃밭친구' 유튜브

식물 중에서 함부로 손대면 안 되는 것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는잎쐐기풀은 특히 주의해야 할 식물이다. 줄기와 잎에 달린 작은 가시털에 살짝 스치기만 해도 벌에 쏘인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몰려온다.

가능잎쐐기풀 / 국립생물자원관
가능잎쐐기풀 / 국립생물자원관

가는잎쐐기풀은 쐐기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한국이 원산지다. 한국 전역에 분포하며 일본, 사할린, 캄차카, 중국, 동시베리아에도 자생한다. 산기슭 숲 가장자리나 길가의 그늘진 곳, 하천가나 강가의 습한 땅을 좋아한다. 높이 80~150cm까지 자라며 여러 줄기가 함께 나와 군락을 이룬다.

가는잎쐐기풀의 가장 큰 특징은 줄기와 잎에 달린 가시털이다. 자모라고 부르는 이 가시털은 크지도 많지도 않고 아주 짧게 듬성듬성 나 있다. 이 작은 털에서 포름산(개미산)이 분비된다. 피부에 살짝 닿기만 해도 깜짝 놀랄 만큼 쏘는 듯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통증이 한동안 지속된다. 식물이 아닌 벌 같은 곤충이 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줄기를 자세히 보면 날카로운 털이 보인다. / '텃밭친구' 유튜브
줄기를 자세히 보면 날카로운 털이 보인다. / '텃밭친구' 유튜브

등산 중 가는잎쐐기풀이 무성한 곳을 지날 때는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청바지 정도면 괜찮지만 얇은 등산복을 입었다면 다리에도 쏘이게 된다. 등산스틱으로 치면서 지나가는 것이 안전하다.

이름 유래도 이러한 특성에서 나왔다. 가시털에 찔리면 쐐기에 쏘인 것처럼 아프다고 해서 '쐐기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가는잎쐐기풀은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쐐기풀속 식물 중에서 잎이 가장 가늘어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위험해 보이는 가는잎쐐기풀이지만 봄철에는 귀한 나물로 사랑받는다. 봄철 어린순을 채취해 식용으로 이용한다. 채취할 땐 반드시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어린잎과 줄기를 데쳐서 나물로 만들면 독특한 풍미를 즐길 수 있다.

가능잎쐐기풀 순 / '텃밭친구' 유튜브
가능잎쐐기풀 순 / '텃밭친구' 유튜브

조리법은 다른 봄나물과 비슷하다. 먼저 끓는 물에 소금을 한 스푼 넣고 깨끗이 씻은 가는잎쐐기풀을 넣어 30초에서 1분 정도 데친다. 데친 후에는 즉시 찬물에 헹궈 잔열로 인해 더 숨이 죽는 것을 막는다. 찬물에 헹군 후 물기를 꼭 짜내는 것이 중요하다. 물기가 남아있으면 나물 무침이 묽어진다.

데친 가는잎쐐기풀은 적당한 크기로 썬 다음 소금, 참기름, 다진 마늘, 통깨 등으로 간단히 무쳐 먹는다. 볶음으로도 만들 수 있는데, 이때는 들깨가루를 넣으면 고소한 맛이 더해진다. 맛은 특유의 쌉싸름한 맛과 함께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어 봄나물 특유의 향을 즐길 수 있다.

말려서 보관하면 포름산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섬유질이 풍부해 줄기는 섬유용으로도 이용됐다.

가는잎쐐기풀은 예로부터 민간에서 약재로 사용돼왔다. 한방에서는 잎과 줄기를 담마, 뿌리를 담마근이라는 약재로 쓴다. 전초를 약용한다. 옛날부터 민간에서는 당뇨병에 이용했다.

이 식물에는 혈당에 작용하는 물질이 들어 있어 혈당을 내리는 효과가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활혈, 거풍, 지통의 작용이 있어서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고혈압에 좋으며, 수족마비, 류머티즘성 통증 등에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가능잎쐐기풀 / 국립생물자원관
가능잎쐐기풀 / 국립생물자원관

담마라고 부루는 전초는 류머티즘에 의한 동통, 산후풍, 산통, 담마진을 치료하는 데 사용한다. 뿌리인 담마근은 거풍, 활혈, 지통의 효능이 있고 풍습동통, 습진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 또한 뱀독을 해독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효과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약재용으로 사용할 때는 여름부터 가을에 고무장갑을 끼고 채취해서 썰어 말린 뒤 하루에 10g 정도를 달여서 복용한다. 건초 10g에 물 700ml, 뿌리 30g에 물 1200ml를 넣고 달인 액을 반으로 나눠 아침저녁으로 복용하거나 술에 담가 복용한다. 외용으로는 달인 액으로 환부를 씻기도 한다.

가능잎쐐기풀 / 국립생물자원관
가능잎쐐기풀 / 국립생물자원관

가는잎쐐기풀은 7, 8월에 녹색 꽃이 핀다. 대개 단성화로서 잎겨드랑이에서 2개씩 나와 수상꽃차례를 이룬다. 위쪽 꽃이삭에는 암꽃이, 아래쪽 꽃이삭에는 수꽃이 핀다. 열매는 넓은 타원형의 납작한 수과다. 잎은 마주나고 길이 6~12cm, 폭 1~5cm로 톱니가 있는 바소꼴이며 끝이 뾰족하고 짙은 녹색이다.

가능잎쐐기풀 / 국립생물자원관
가능잎쐐기풀 / 국립생물자원관

위험한 가시털을 가졌지만 봄철 별미이자 전통적인 약재로 활용되는 가는잎쐐기풀. 산행 중에 만난다면 조심스럽게 거리를 두되 봄철에는 안전하게 채취해 자연이 주는 특별한 맛을 경험해볼 만하다.

가능잎쐐기풀 / '텃밭친구'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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