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생산량 90%를 한국이 수입하는데... 가격이 왜 이렇게 비쌀까

2025-05-29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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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만 먹는 식재료로 알려진 골뱅이의 비밀

골뱅이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골뱅이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이제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전 세계에서 골뱅이를 가장 많이 먹는 나라는 단연 한국이다. 연간 3500~6000톤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을 수입한다. 골뱅이를 한국으로 수출하는 나라는 영국과 아일랜드, 노르웨이 등이다. 이들 나라엔 골뱅이를 먹는 문화가 거의 형성돼 있지 않다.

그런데 최근 골뱅이 가격이 크게 올랐다. 통조림 제품을 기준으로 평년과 비교해 전체적으로 15% 안팎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왜 한국인들만 주로 소비하는 골뱅이의 가격이 이렇게 오른 것일까. 수산물 전문 유튜버 김지민이 자신의 채널 '입질의추억TV'에 올린 영상에서 골뱅이 통조림 가격 상승의 배경과 원료의 정체를 상세히 분석했다.

김지민은 먼저 한국인이 유독 골뱅이를 선호하는 이유를 분석했다. 그는 식감에 대한 까다로운 기준을 꼽았다. 그는 "씹었을 때 탄력은 있어야 하지만 질기면 안 되고, 속은 부드러워야 한다"며 "이 두 가지를 모두 만족하는 해산물이 많지 않은데 골뱅이가 그 조건을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골뱅이무침 / 픽사베이
골뱅이무침 / 픽사베이

골뱅이 통조림 가격이 계속 오르는 이유로는 네 가지 요인을 제시했다. 첫째, 어획량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영국에서도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둘째, 양식이 불가능해 전량을 자연산에 의존해야 한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셋째, 다른 나라의 수요가 늘고 있다. 과거엔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골뱅이의 90% 이상이 한국으로 수입돼 소비됐지만 이제는 프랑스를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등에서도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넷째,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물가와 유통비, 운송비가 상승한 영향도 크다.

통조림에 들어가는 골뱅이 원료의 정체도 흥미롭다. 과거에는 국산 백골뱅이가 최고급으로 취급됐지만, 이제는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구하기 어렵다. 대신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수입하는 유럽물레고둥이 주요 원료로 사용된다. 이는 백골뱅이와 거의 흡사한 종으로, 물레고둥과에 속한 종들은 독이 없어 내장까지 통째로 먹을 수 있다.

김지민은 골뱅이 통조림을 고를 때 알아두면 좋은 상식으로 '고형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같은 400g 통조림이라도 실제 골뱅이 함량은 제품마다 다르다. 조미된 국물을 제외한 순수 원재료의 함량이 고형량인데, 일반적으로 45~47% 수준이다. 김지민이 직접 비교 실험한 결과, 고형량 47%와 45% 제품 간에는 실제로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을지로식 골뱅이무침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을지로식 골뱅이무침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영상 후반부에서는 을지로식 골뱅이무침과 골뱅이부침 레시피도 소개했다. 골뱅이무침은 황태채와 고춧가루, 마늘 등 최소한의 재료로 심플하게 만들고, 골뱅이부침은 미나리와 양파를 넣고 골뱅이 국물을 부침가루 물에 활용하는 것이 포인트다. 계란말이와 통조림 햄을 곁들여 먹는 을지로 전통 방식도 재현했다.

골뱅이의 쫄깃한 식감과 감칠맛은 다른 조개류와 확연히 구별되는 매력이다. 김지민은 "바지락 등 다른 조개와 달리 골뱅이는 살이 두툼하고 오래 조리해도 질겨지지 않는다"며 "존재감이 확실히 다르다"고 평가했다.

'해외에선 안 먹는 골뱅이 한국이 죄다 수입하는데 가격은 왜 비쌀까?'란 제목으로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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