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다른 거라고?!…전 국민이 이름 잘못 알고 있는 '한국 음식' 정체
2025-05-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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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혼동하지 마세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수십 년간 잘못 부르고 있는 음식이 있다. 바로 시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아카시아꿀'이다. 정부 기관이 직접 나서서 잘못된 명칭을 바로잡겠다고 나선 이 꿀의 진짜 이름은 무엇일까?

농촌진흥청과 축산물품질평가원은 29일 '국산 아까시꿀 바로 알리기'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시중에서 '아카시아꿀'로 불리는 국산 꿀의 정확한 이름은 '아까시꿀'이라고 홍보에 나섰다.
아카시아와 아까시, 완전히 다른 식물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고 있지만, 아카시아(Acacia)와 아까시(Robinia pseudoacacia)는 식물학적으로 전혀 다른 종이다. 아까시나무는 장미목 콩과 콩아과 로비니아속에 속하는 반면, 아카시아나무는 장미목 콩과 미모사아과 아카시아속으로 분류된다.

원산지도 다르다. 아카시아는 주로 호주와 아프리카에서 자생하며 노란색 꽃을 피운다. 반면 아까시나무는 미국 동부 지역이 원산지로, 매년 5월경 하얀 꽃을 피워낸다. 바로 이 아까시나무에서 나오는 꿀이 우리가 마트에서 흔히 보는 그 꿀이다.

국립국어원도 '아까시나무'를 표준어로 정했고, 농림축산식품부가 고시한 축산물등급판정세부기준에서도 '아까시꿀'로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오랜 관습 때문에 '아카시아꿀'이라는 잘못된 명칭이 계속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한국으로 수입되는 베트남산 아카시아꿀…"혼동하지 마세요"
정부가 이번에 명칭 바로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가 있다. 한국-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베트남산 아카시아꿀이 국내에 수입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아카시아꿀'이라는 한 가지 명칭으로만 알고 있는 이 두 꿀은 원료 식물부터 다르다. 베트남에서 수입되는 것은 아카시아나무에서 채취한 꿀이고,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것은 아까시나무에서 나온 꿀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름만 봐서는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상미 농촌진흥청 양봉과장은 "국산 아까시꿀의 명확한 명칭과 기능성을 알림으로써 소비자가 우리 꿀을 믿고 선택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앞으로도 국민에 꼭 필요한 양봉 산물 관련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생산량 70% 차지하는 대표 국산 꿀...아까시꿀 효능은?
국산 아까시꿀은 우리나라 벌꿀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국산 꿀이다. 특유의 은은한 향과 투명한 색깔, 부드러운 단맛 때문에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농촌진흥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산 아까시꿀에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억제에 효과적인 '아브시스산'이 1kg당 평균 24mg 함유되어 있다. 이는 해외산 아까시꿀보다 약 3배 높은 수치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은 위염, 위궤양, 위암 등 각종 위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아브시스산의 항균 효과는 미국 항균시험 가이드라인에 따른 실험에서도 입증됐다. 2.7㎍에서 최소 성장 억제 효과를, 6.9㎍에서는 99% 살균 효과를 보였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국산 아까시꿀은 포도당(44.07%)과 과당(28.60%) 등 단당류로 구성되어 있어 체내 흡수가 빠르다. 설탕과 달리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으면서도 빠른 에너지 공급과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 B1, B2, 니아신 등 각종 비타민과 칼슘, 구리, 철, 칼륨, 마그네슘, 망간, 소듐, 인, 아연, 황 등 미네랄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특히 칼륨과 황은 정상 혈압 유지, 노폐물 제거, 뇌 기능 활성화,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롤린, 아스파라긴산 등 17종의 아미노산도 포함되어 있어 단백질 보충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한편 베트남산 아카시아꿀과의 혼동을 방지하고 국산 아까시꿀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이번 캠페인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