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과 정말 닮았는데... 먹으면 수분 내 즉사할 수 있는 섬뜩한 독초였다

2025-05-2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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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부터 줄기·뿌리까지 모두 위험한 무서운 식물

2006년 3월 경기 연천군의 한 마을 부녀회원 21명이 강원도로 가던 관광버스 안에서 집에서 담근 술을 나눠 마셨다. 이들은 집단으로 오심, 구토, 구강 및 손발 마비감, 흉부 불편감 등의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들 중 흉부 불편감을 호소하였던 몇몇에서는 심전도에서 심실부정맥 소견까지 보였다. 이들이 마셨던 담금주엔 초오 성분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엔 충북에서 마을 주민 7명이 산에서 캔 식물을 먹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산나물인 줄 알고 무쳐 먹었는데 알고 보니 초오였다.

식물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은 겉모습만으로는 쑥과 초오를 구분하기 어렵다. 닮았기 때문이다. 미나리아제비과에 속하는 초오는 국내 산야에 흔히 자생한다. 겉으로 보기엔 쑥과 닮아 등산객과 약초꾼을 위협하는 ‘자연의 덫’이다. 초오는 잎, 줄기, 뿌리 할 것 없이 강력한 독성을 품고 있어 잘못 섭취하면 위장 점막 출혈, 구토, 심지어 심장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초오 / ‘열무 tv 임업알려주는 부자’ 유튜브
초오 / ‘열무 tv 임업알려주는 부자’ 유튜브
초오는 한국의 산과 들에서 쉽게 발견되는 식물이다. 등산로 초입이나 햇빛이 잘 드는 산기슭에서 자란다. 쑥과 외형이 매우 비슷해 초보 등산객이나 약초 채취자가 실수로 채취하거나 섭취하는 일이 빈번하다. 초오의 독성은 매우 강력하다. 치사량을 먹으면 2~3분 안에 심각한 중독증상으로 절명할 수 있다.

섭취 시 위장 점막에서 출혈을 유발하며, 혈관을 타고 퍼진 독소가 심장을 멈추게 해 즉사에 이를 수 있다. 실제로 등산 중 초오를 쑥으로 착각해 먹고 사망한 사례가 보고돼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한국엔 약 400여 종의 독초가 존재한다. 이들 중 초오와 천남성은 특히 강한 독성으로 악명이 높다.

초오 / '뉴스TVCHOSUN' 유튜브
초오 / '뉴스TVCHOSUN' 유튜브

초오의 외형은 쑥과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구분 포인트가 있다. 쑥은 줄기가 하나로 곧게 뻗으며 양쪽으로 가지가 퍼지는 형태를 띠는 데 반해 초오는 줄기가 갈라져 양쪽으로 나뉘는 구조를 보인다. 또한 초오의 잎 뒷면은 흰색을 띠는 반면 쑥은 녹색을 유지한다. 하지만 이런 차이는 멀리서 보거나 초보자가 얼핏 보기엔 구분하기 어렵다. 특히 환경 변화로 인해 초오와 쑥이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면서 혼동 가능성이 더 커졌다. 전문가들은 초오와 쑥을 구분할 때 잎을 뒤집어 색을 확인하거나 줄기의 구조를 면밀히 관찰할 것을 권한다. 하지만 가장 안전한 방법은 모르는 식물을 함부로 채취하거나 섭취하지 않는 것이다.

왼쪽이 쑥, 오른쪽이 초오다./ ‘열무 tv 임업알려주는 부자’ 유튜브
왼쪽이 쑥, 오른쪽이 초오다./ ‘열무 tv 임업알려주는 부자’ 유튜브

초오의 위험성은 단순히 섭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 식물은 만지는 것만으로도 피부에 상처나 염증이 있는 경우 자극을 일으킬 수 있다. 초오의 줄기나 잎을 꺾을 때 나오는 즙은 피부에 닿으면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 특히 아토피나 민감성 피부를 가진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초오를 채취할 때는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고, 맨손으로 만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놀랍게도 초오는 그 강력한 독성에도 불구하고 한의학에서는 중요한 약재로 사용된다. 초오는 천남성, 투구꽃과 함께 전통적으로 사약(死藥)의 주재료로 쓰였지만, 동시에 약으로서도 활용됐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초오는 신경통, 파상풍, 관절통, 치통, 생리통 등 다양한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초오의 독성은 몸속의 나쁜 균을 제거하고 염증을 억제하는 데 사용된다. 특히 항암 치료에서 강력한 약리 성분으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초오를 약으로 사용하려면 반드시 전문적인 법제(독성을 중화시키는 과정)를 거쳐야 한다. 전문가만이 다룰 수 있다. 일반인이 초오를 함부로 채취해 약으로 사용하려다가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초오와 관련된 중독 사고는 여름철 산나물 채취 시즌에 특히 빈번하다. 산나물이 풍부한 시기에 독초도 함께 자라기에 등산객이나 약초 채취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천남성은 산삼과 혼동되기 쉽다. 잘못 섭취하면 혀와 식도의 마비, 피 토혈 등 심각한 증상을 유발한다.

초오 / '열무 tv 임업알려주는 부자'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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