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무조건 알아야 할 놀라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2025-05-3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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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커피 마시면 수면 중 뇌 작동 방식 근본 변화”

저녁 식사 때 마신 커피 한 잔이 단순히 잠들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수면 중 뇌의 작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카페인이 수면을 방해하는 것을 넘어 수면 중인 뇌를 깨어 있을 때와 유사한 복잡하고 과활성 상태로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캐나다 몬트리올대 연구진이 30일 학술지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Communications Biology)'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카페인은 수면 중인 뇌를 신경망이 최대 효율로 작동하는 '임계 체제(critical regime)' 상태로 밀어 넣는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카페인으로 인한 뇌 변화가 20~27세 젊은 성인에게서 41~58세 중년층보다 훨씬 강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 40명을 대상으로 카페인 200mg(커피 약 2잔 분량)이나 위약을 복용한 후 수면 중 뇌파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수면 실험실에서 이틀 밤을 보내며 카페인 또는 위약을 복용했다. 연구진은 다채널 뇌전도(EEG)를 통해 밤새 뇌 활동을 기록했다.
분석 결과 카페인은 뇌를 '임계 체제'로 불리는 상태로 밀어 넣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계 체제는 신경망이 최대 효율과 복잡성으로 작동하는 상태다. 뇌 복잡성과 임계성은 최적의 인지 수행, 향상된 정보 처리, 더 큰 정신적 유연성과 연결돼 있다. 뇌가 이 임계 영역에서 작동할 때는 본질적으로 모든 실린더에서 점화하며 정보를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서로 다른 뇌 영역 간 더 나은 소통을 유지한다.
카페인이 단순히 수면을 방해한다고 여겨졌던 기존 인식과 달리 이번 연구는 카페인이 실제로 얻는 수면의 근본적 성질을 바꿔 휴식 중에도 뇌가 과도하게 일하게 만든다는 점을 밝혀냈다. 일반적으로 낮은 뇌 활동을 보이는 깊고 회복적인 단계인 비렘(non-REM) 수면 중에 카페인을 섭취한 참가자들은 뇌 엔트로피와 복잡성이 극적으로 증가했다. 이들의 수면 중 뇌는 깨어 있을 때와 더 유사한 패턴을 보였으며, 이 중요한 회복 단계에서 정상적으로는 일어나지 않을 고도의 정보 처리와 신경 소통을 나타냈다.
이런 효과는 20~27세 젊은 성인에게서 41~58세 중년 참가자보다 훨씬 강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렘(REM) 수면’(깨어 있는 것에 가까운 얕은 수면) 중에 그랬다. 젊은 사람들의 뇌는 카페인 섭취 시 복잡성과 임계성의 여러 측정치에서 상당한 증가를 보인 반면, 나이 든 성인들은 훨씬 약한 반응을 보였다.
연령 관련 차이는 카페인이 차단하는 뇌의 '졸음 스위치' 역할을 하는 아데노신 수용체의 변화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아데노신 A1 수용체를 잃게 되며, 이는 카페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표적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젊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수용체가 있으면 카페인이 뇌 역학에 더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진은 뇌 복잡성을 측정하기 위해 뇌 신호가 얼마나 반복적이거나 다양한지 살펴보고 뇌 활동의 장거리 패턴을 조사하는 몇 가지 정교한 기술을 사용했다. 모든 측정치는 같은 결론을 가리켰다. 카페인이 수면 중인 뇌를 더 복잡하고 더 가변적이며 고도로 몰입된 깨어 있는 뇌와 더 유사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기계학습 알고리즘은 이런 뇌 복잡성 측정치만을 토대로 카페인을 섭취한 수면과 그렇지 않은 수면을 최대 75% 정확도로 구분할 수 있었다.
연구 책임자인 필립 튈케는 "우리는 고급 통계 분석과 인공지능을 사용해 신경 활동의 미묘한 변화를 식별했다"며 "결과는 카페인이 뇌 신호의 복잡성을 증가시켜 더 역동적이고 예측하기 어려운 신경 활동을 반영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특히 기억 통합과 인지 회복에 중요한 비급속안구운동(NREM) 수면 단계에서 그랬다"고 설명했다.
몬트리올대 심리학과 교수이자 인지·계산신경과학연구소 소장인 카림 제르비는 "임계성은 질서와 혼돈 사이에서 균형을 이룬 뇌 상태를 설명한다"며 "오케스트라와 같다. 너무 조용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너무 혼란스러우면 불협화음이 된다. 임계성은 뇌 활동이 조직적이면서도 유연한 적절한 중간 지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수면·노화 심리학 교수인 줄리 캐리어는 "카페인은 뇌를 자극해 더 깨어 있고 경계심을 갖고 반응적인 임계 상태로 밀어 넣는다"며 "이는 낮에 집중력을 위해서는 유용하지만, 밤에 휴식을 방해할 수 있다. 뇌가 제대로 이완하거나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카페인 연구가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 뒤척임 정도, 특정 뇌파 주파수 변화 등 명백한 효과에 주로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최첨단 분석 기법을 사용해 카페인이 신경망의 근본적 역학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진이 발견한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카페인이 뇌의 전력 스펙트럼을 평평하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이는 흥분-억제 균형의 변화와 관련된 변화로, 수면 중 신경 흥분 증가로의 이런 전환은 억제 과정이 일반적으로 휴식과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지배적인 뇌의 자연스러운 야간 상태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난 것을 나타낸다.
연구진은 또한 카페인이 뇌 활동의 장거리 시간적 상관관계를 감소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건강한 신경 협조를 나타내는 패턴으로, 이런 감소는 카페인이 최적의 수면 의존적 과정에 필수적인 일관되고 동기화된 활동 패턴을 유지하는 뇌의 능력을 방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발견은 특히 젊은 성인들에게 카페인 섭취 시기와 복용량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 연구 참가자들은 취침 3시간 전과 1시간 전에 커피 1~2잔에 해당하는 200mg의 카페인을 섭취했다. 이런 적당한 복용량과 시기에도 밤새 지속되는 뇌 복잡성의 상당한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카페인의 영향이 단순히 잠들기 어렵게 만드는 것을 훨씬 넘어선다는 것을 시사한다. 밤새 뇌를 더 활동적이고 덜 회복적인 상태로 유지함으로써 카페인은 기억 통합, 세포 복구, 대사 회복을 포함한 중요한 과정을 방해할 수 있다.
제르비는 "뇌의 리듬 활동에서 이런 변화는 카페인이 밤 동안 뇌가 회복하는 효율성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기억 처리에 잠재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일 수십억 명이 섭취하는 커피, 차, 초콜릿, 에너지 음료, 청량음료에 들어 있는 카페인의 편재성(어떤 대상이 모든 곳에 퍼져 있거나 널리 분포되어 있는 상태)을 고려할 때 다양한 연령층과 건강 상태에서 카페인의 복잡한 효과를 이해하는 것은 공중보건 권고안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연구진은 이런 신경 변화가 인지 건강과 일상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기 위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