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이 도저히 못 참고 매일 먹는다는 '하몽'…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2025-05-3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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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최고의 미식 비밀, 하몽
축구선수 출신 안정환이 특정 음식 때문에 살이 쪘다고 고백했다.
그건 바로 하몽이다.
지난 29일 방송된 채널A ‘선 넘은 패밀리’에서 안정환의 아내 이혜원은 “남편이 집에서 조용하다 싶으면 하몽에 크래커를 먹고 있다. 그 정도로 하몽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안정환 역시 동의하더니 “하몽을 얹은 크래커를 매일 한 통씩 먹는다”고 털어놨다.
하몽은 스페인의 대표적인 생햄으로, 유럽 미식 문화의 정수를 담고 있다. 돼지 뒷다리를 천천히 건조하고 숙성시켜 만드는 이 햄은 수백 년간 전해 내려온 전통 음식이다. 특히 스페인 남부와 중부 지방에서 많이 생산되며, 지역과 제조 방식에 따라 품질과 맛이 달라진다. 그중 최고급으로 꼽히는 이베리코 하몽은 도토리를 먹고 자란 흑돼지로 만든다.

하몽의 역사는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유럽에서는 고기의 부패를 막기 위해 소금에 절이고 바람에 말리는 보존법이 발달했다. 이 전통이 중세를 지나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독특한 형태로 발전한 것이 하몽이다. 특히 스페인은 건조한 기후와 바람이 하몽 숙성에 최적이어서 세계적인 생산지가 되었다. 수백 년 전 수도원에서 시작된 하몽 제작 기술은 오늘날에도 수작업으로 전승된다.
하몽은 얇게 저며서 그대로 먹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너무 두껍게 자르면 질기고 짠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보통 상온에 두어 기름이 녹은 상태에서 먹으면 풍미가 깊어진다. 올리브유나 치즈, 멜론과 곁들여 먹으면 궁합이 좋다. 와인이나 맥주와도 잘 어울려 스페인에서는 술안주로도 사랑받는다. 파스타, 샐러드, 샌드위치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하몽의 맛은 매우 복합적이다. 일반 햄과 달리 단맛, 고소함, 짠맛이 균형 있게 느껴진다. 숙성 과정에서 고기의 단백질이 분해되어 감칠맛이 깊어지고, 지방은 견과류처럼 고소한 맛을 낸다. 이베리코 하몽의 경우, 도토리를 먹은 돼지 특유의 풍미가 느껴진다. 오래 숙성될수록 향이 진하고 식감이 부드럽다. 짭조름하면서도 입안에서 살살 녹는 느낌이 매력적이다.

영양적으로 하몽은 고단백 식품이다. 100g당 단백질이 약 28g 들어 있어 근육 생성과 유지에 좋다. 불포화지방산 함량도 높아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 특히 이베리코 하몽은 올리브오일과 유사한 지방산 구조를 갖고 있어 건강식으로 평가된다. 비타민 B1, B6, 철, 아연 같은 미네랄도 풍부하다. 하지만 나트륨 함량이 높기 때문에 과다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하몽은 만드는 데만 최소 12개월에서 최대 36개월까지 걸린다. 이 긴 숙성 기간 동안 고기의 수분이 빠지고, 단백질과 지방이 서서히 분해되며 풍미가 깊어진다. 이 때문에 가격도 일반 햄보다 훨씬 높다. 최고급 이베리코 벨로타 하몽은 한 다리에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한다. 하지만 소량씩 즐기면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을 수 있는 고급 식재료다.
요즘 한국에서도 하몽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백화점이나 온라인 마켓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소포장 제품도 많아졌다. 얇게 썬 하몽을 그릇에 펼쳐놓고 과일이나 치즈와 곁들여보자. 특별한 조리 없이도 훌륭한 안주나 전채 요리가 된다. 간단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낼 수 있어 손님 접대 음식으로도 제격이다.
하몽은 단순한 햄이 아니다. 기후, 전통, 시간, 정성이 빚어낸 유럽의 미식 문화 그 자체다. 한 조각 속에 오랜 세월과 장인의 노력이 담겨 있다. 건강을 생각하면서도 맛있는 것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면, 하몽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다만 짠맛이 강하므로 물과 채소를 함께 곁들이는 센스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