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한국 김 못 구해서 안달인데 유일하게 필요 없다고 퇴짜 놓는 나라
2025-05-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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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실적 약 1조 3000억 원 기록한 한국 김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수출업계 효자 상품이 된 한국 김이 유럽에서 안정성 문제로 수출길이 막히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 김은 지난해 실적에서 약 1조 3000억 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조 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보이는 게 다가 아니었다. 유럽에서는 꾸준히 안정성 문제로 국산 김 수입이 반려되고 있었다.
지난 30일 헬스조선 보도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한국 김에 '요오드 함량'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수입이 반려되고 있다. 요오드는 갑상샘에서 호르몬을 만들 때 재료로 활용되는데 많이 먹을 경우 갑상샘 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사실 유럽의 김 수입 거절은 10년 전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건강도 걱정될 수준이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따로 요오드 섭취 규제를 만들지 않았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매체에 따르면 2013년 독일은 우리나라 해조류에 요오드가 너무 많다며 회수하고 판매를 금지했다. 10년이 지난 지난해 12월에도 우리나라 김은 독일에서 요오드 다량으로 시장 철수 당했다. 해조류 요오드 기준이 다른 탓이다. 특히 독일은 전 세계에서도 가장 엄격한 편으로 알려졌다. 매체에 따르면 독일은 건중량 20mg/kg이고 유럽 식품·사료신속경보시스템(RASFF)에서는 20µg/kg을 기준으로 초과치를 측정하고 있다.
당시 우리나라 구운 김에서는 요오드가 472µg/kg 검출됐다. 독일 외 호주와 프랑스에서도 각각 건중량 1000mg/kg, 2000mg/kg으로 기준을 두고 있다. 최근 미국과 국제기구 역시 요오드 섭취에 대한 규제나 권고 기준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따로 해조류 요오드 기준이 없다. 식약처는 해조류를 포함해 모든 식품에서 섭취하는 요오드 상한 섭취량만 규정하고 있다. 이 수치마저도 성인 기준 2400㎍으로 다른 나라보다 높다. 미국은 1100㎍, 독일은 500㎍, 유럽연합에서는 600㎍으로 상한 섭취량을 두고 있다. 유럽연합보다 우리나라가 네 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해조류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요오드를 많이 먹는다. 그렇다고 김에 요오드가 많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미역에는 김보다 5배, 다시마에는 약 60배나 더 들어 있다.

그렇다면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이와 관련해 매체는 식약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유럽과는 식생활 차이가 있다"라며 "유럽에서는 해조류를 그간 많이 먹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오랜 시간 해조류를 통해 다량의 요오드를 섭취해 왔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요오드 노출에 위험한 산모를 대상으로 요오드 섭취 안전성 실태를 조사한 연구에서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아직 향후 규제를 만들 계획은 없다"라고 했다.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 2025 요오드 분과장을 맡고 있는 가천대 식품영양학과 이해정 교수 또한 "전국 산모 10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 평균 2946㎍ 일부는 5000㎍ 이상으로 다량 요오드를 섭취하고 있었다"라며 "해당 연구 후 3년 뒤에도 갑상샘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684명의 여성을 추적했는데, 요오드 섭취량과 갑상샘 질환 발생률 사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 관계가 없었다”라고 매체에 밝혔다. 해당 연구에서 요오드를 많이 섭취한 산모가 수유한 태아도 성장 발달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요오드의 직접적인 위험성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의 섭취 자제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내과 김광원 교수는 "요오드 섭취는 갑상샘 호르몬 생성을 멈추든 촉진하든 명확히 영향을 미친다"라며 "용량에 따라 갑상샘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다양하므로, 얼마나 먹었을 때 안 좋은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미 질환이 있을 때 먹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라고 매체에 설명했다.
한편 김에는 요오드가 매우 풍부하게 들어 있다. 요오드를 과다 섭취할 경우 급성 증상으로 입·목·복부의 통증, 발열, 오심(메스꺼움), 구토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입안에서 놋쇠 맛이 나거나 타액이 증가할 수 있다. 또 소화관 자극이나 발진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일부 사람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며 장기적으로 과다 섭취 시 갑상샘 기능항진증(갑상선중독증), 갑상샘 기능저하증, 갑상샘염, 갑상샘종(고이터) 등 다양한 갑상샘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갑상샘염이나 갑상샘 기능 이상이 있다면 요오드를 과다하게 섭취했을 때 증상이 악화하거나 새로운 갑상샘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